[문화한스푼] 가상 3D 캐릭터로 무대에 서는 버추얼 아이돌의 흥행
곽보림 기자 승인 2026.05.09 10 713호



▲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고척돔 콘서트 포스터(출처=NOL 티켓)



 



 사람이 직접 연기하고 움직인 데이터를 3D 움직임으로 구현해 캐릭터 형태로 활동하는 버추얼 아이돌(virtual idol)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 캐릭터처럼 생긴 멤버들이 팬 사인회를 열고, 실제 아이돌처럼 팬덤을 형성하며, 그들의 음악이 음원 순위에 오른다. 한때 서브컬쳐로 취급받던 이 산업은 이제 기존 연예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버추얼 아이돌과 버추얼 유튜버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조 5천억원에서 2029년 약 5조 6천억원으로, 6년 사이 약 3.7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버추얼 아이돌 시장을 이끈 그룹은 플레이브(PLAVE)다. 이들은 2025년 8월 KSPO DOME에서 아시아 투어를 시작하고, 같은 해 11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앙코르 공연을 열며 버추얼 아이돌의 대형 공연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이세계 아이돌 역시 2025년 5월 고척스카이돔 ‘이세계 페스티벌 2025’ 무대에 오르며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들의 활동 방식은 일반 아이돌과 유사하다. 실제 사람이 모션 캡처 장비를 착용하고 연기하면 그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3D 캐릭터에 입혀지고 ∆라이브 방송 ∆팬 소통 ∆음원 발매 ∆콘서트까지 모두 소화한다. 인기의 핵심은 역설적으로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다. 완벽하게 연출된 캐릭터 외관과 달리, 실제 사람이 움직임을 구현하는 구조상 크고 작은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팬들은 바로 이 빈틈에 매력을 느낀다. 시스템 오류로 생긴 어색한 동작과 예상치 못한 실수 등 통제되지 않은 순간들이 오히려 캐릭터를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플레이브 팬들이 그런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서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즐거워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캐릭터 뒤의 실제 인물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며, 팬들도 굳이 이를 알려 하지 않는다. 실제 인물이 공개되면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깨질 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팬덤 내에서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암묵적인 규칙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결과적으로 캐릭터 자체에 집중하는 독특한 문화가 자리 잡았다.



 버추얼 아이돌은 이제 반짝 유행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아이돌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가상 캐릭터지만 팬들에게는 충분히 진짜인 이들이 K-POP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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