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과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 전공을 살린 디자이너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성인이 된 우리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우리는 쉽사리 선택하기 어렵다. 특히 진로에 대한 고민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가령 자신이 하고 싶은 직무와 자신의 학과가 달라 어느 길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학우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고민이 있는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본지는 2021학년도 전기에 졸업한 박하나(컴공·16) 씨를 만나 진로 선택과 디자이너의 삶에 관해 물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컴퓨터공학과(이하 컴공)를 졸업한 16학번 박하나라고 합니다. 컴공 소속이었지만, 최근 디자이너로 취업했습니다.
Q. 지금 회사에서는 어떤 직무를 맡고 있나요? 디자이너의 삶이 궁금해요!
A. 빅데이터 관련 IT 기업에서 ‘UX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업무 자체는 UI(User Interface)/UX(User Experience) 디자이너 업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회의, 그리고 디자이너 간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존재합니다. 개발자와 회의를 통해 프로그램/기능에 대해 이해한 후, 디자인적인 ▲사용성 ▲가독성 ▲가시성 등을 고민 후 디자인에 적용합니다. 그 후 최종 결정된 시안을 개발자와 공유하면 이점이 개발에 반영됩니다.
Q. 컴퓨터공학과 출신인데 디자이너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이 질문은 6년의 대학생활, 그리고 최근 직장에서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입니다(웃음). 초등학생 때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디자인 툴을 써왔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컴공의 몇 없는 디자인 가능자이다 보니 항상 프로젝트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을 맡아, 자연스럽게 UI, UX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퍼블리싱에 알고리즘을 사용해야 하는데, 수학적인 알고리즘엔 취약하다고 느꼈고 작업 결과가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 더 적성에 맞았습니다.
Q. 비전공자라서 힘들었거나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나요? 디자이너 준비한 과정에 대해 말해주세요.
A. 포트폴리오 제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비전공자이다 보니, 디자인 취업 과정을 알기 어려웠고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 오픈채팅방이나 유튜브 영상 등을 참고했고, 교내 취업본부에서 진행하는 포트폴리오 컨설팅, 코멘토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비전공자로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할 때는 스스로 정보를 얻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칠 수 있지만, 요즘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많으니 발 벗고 뛰면 분명 얻을 수 있는 게 있습니다.
Q. 대학 재학 시절 경험 중 가장 도움이 된 것이 있다면?
A. 개발 공모전에 참여했던 경험입니다. UI/UX 디자이너로서 개발자와의 협업은 필수적인데, 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공모전을 통해 사람들과 작업할 수 있고, (공모전에 따라) 멘토와 함께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공 팀프로젝트와 달리 여러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이 함께할 수 있기에, 작품 퀄리티도 높아지고 시야도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입상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작업물 자체가 나왔기에 포트폴리오에도 도움이 될뿐더러, 그 과정 자체가 팀원 모두에게 도움이 됐을 겁니다. 제 동기는 공모전을 계기로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기도 했습니다.
Q. 포트폴리오와 공모전을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해요.
A. 포트폴리오는 3학년 때부터 준비했습니다. 포트폴리오에 넣을 작품 자체가 있어야 하다 보니, 일찍부터 준비할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품 수를 늘리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시간을 쏟았습니다. 공모전은 2학년 때부터 매해 참여했습니다. 대외활동, 연합동아리에서도 디자이너를 구하니 함께 공모전을 준비한다면 자신이 디자인한 것이 실제로 구현되는 걸 볼 수 있고, 개발자와 소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Q. UI, UX 공부법 추천 부탁드립니다. UI, UX 분야를 하려면 코딩을 잘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저도 컴공이지만 코딩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프론트앤드 등의 코딩은 담당 개발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퍼블리셔를 겸직할 게 아니라면 코딩 실력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IT 회사다 보니 특히 UX적으로도 컴공 지식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IT 회사가 아니어도 개발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개발에 관련된 지식이 분명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졸업생으로서 재학생들에게 이것만은 꼭 했으면 좋겠다 혹은 추천·강조할만한 내용이 있을까요?
A. 대학생활이 취업을 위한 과정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학생활 자체가 즐거워지리라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는 것 등 대학생 때 할 수 있는 것과 느낄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이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