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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이환 •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 인터뷰
류제형 ㅣ 기사 승인 2023-01-09 13  |  669호 ㅣ 조회수 : 635

정년퇴직을 앞두고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정이환 •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



 Q. 교수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교양대학 인문사회교양학부에서 정년퇴임하는 정이환입니다. 제 전공은 사회학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노동시장과 불평등입니다. 그간 ▲사회의 이해 ▲오늘의 한국사회 ▲진보와 보수 ▲현대 메가트렌드 ▲논리와 사고 ▲논리적 글쓰기 등의 과목을 담당했습니다.



 Q. 정년퇴직에 대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연구와 강의 부담을 완전히 내려놓는 홀가분함이 좋습니다. 동료 교수님 등 학교 구성원들과 헤어지는 것은 섭섭하지만, 퇴직 후의 자유가 더 좋게 다가옵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는데, 학문적 성취나 사회활동을 통해 우리 대학을 대외적으로 빛내는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입니다. 다만 좋은 선생, 좋은 학자가 되기 위해 늘 노력했다고는 자부할 수 있어 위안을 얻습니다.



 Q. 학교에서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리 대학의 발전입니다. ‘눈부신’ 발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우리 대학에 와 보면 캠퍼스가 넓고 예쁘고 아늑하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러나 제 부임 당시만 해도 건물이 부족하고 낡아 과거로 회귀한 듯한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제 방문객 중 한 사람이 “왜 이 학교는 건물이 다 이렇게 오래 됐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교육시스템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제가 처음 부임한 것이 1993년인데 당시에는 대학 운영이나 교육 과정에 대학답지 못한 점들이 꽤 있었습니다. 처음 수업에 들어가니 대표인 듯한 한 학생이 일어나 ‘차렷, 경례’를 외치고 수강생이 모두 ‘안녕하세요’하고 저에게 인사를 했었습니다. 대학교나 대학원에 다니면서 이런 광경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저는 속으로 꽤 당황했습니다. 교수에게 단체 인사를 하는 것이 좋은 관행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학보다는 고등학교에 어울리는 광경이었지요. 지금은 우리 대학의 교육시스템이 여느 대학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교양교육이 체계화된 것도 뿌듯합니다. 제 부임 초기에는 교양과목도 몇 개 없었고, 학생들에게 선택의 여지도 크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교양교육이란 없어도 되는 양념 정도라고 생각하는 전공 교수님들도 적지 않아서 교양교육 내실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보화와 기술혁신에 따라 기초교육, 교양교육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되고 우리 대학에서도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양교육이 강화되고 과목도 다양화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타 대학과 비교할 때 우리 대학의 교양교육이 아직 취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학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운칠기삼’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함축하는 표현입니다. 개인의 성공과 실패에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지요. 이 점은 제 연구영역인 ‘불평등의 사회학’에서도 강조하는 바입니다. 무엇보다 어떤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떻게 자라나는가, 소위 금수저인가 흙수저인가가 운의 소산입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 벌어지는 인생 경쟁에서의 승패에도 운이 크게 작용합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개인의 노력을 무시하거나 폄훼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삼’이 노력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다만 노력만으로 안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지요.



 요즘 전세계적으로 능력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능력주의는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합니다. ‘운칠기삼’은 더 지혜로운 생각입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하는 경우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훌훌 털 수 있고, 성공하는 경우엔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해 오만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생각할 때 ‘나누며 함께 살기’ 정신도 자라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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