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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최종호, 김민수 ㅣ 기사 승인 2023-05-15 19  |  675호 ㅣ 조회수 : 620



 5월 15일(월)은 스승의 날이다. 최근 우리대학에서 교생실습을 다녀온 조김준환 학생과 이야기를 나눴다. 학창시절 이후, 다시 가본 학교에서 느꼈던 감회를 고스란히 전해줄 조김준환 씨의 교생실습 경험담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와 함께 교사가 되겠다고 생각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A. 금속공예 디자인학과 18학번 25살 조김준환이라고 합니다.교생실습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막연하게 해보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고민해봤더니 학창시절에 좋았던 선생님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좋은 선생님이 계셨어요. 지리 선생님이었고 학생들한테 정말 인기도 많고 수업도 재밌게 하셔서 정말 잘 따랐던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학교를 옮기고 나서도, 같이 입시 상담도 많이 했습니다. 졸업 이후로는 많이 뵈지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 마음에 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된다면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Q. 공예선생님의 역할로 교생실습을 가셨는데, 실제로 가르칠 때 느꼈던 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제가 간 학교는 쥬얼리 쪽으로 특성화된 학교였어요.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실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초반에는 제가 직접 강의를 하진 않았고, 후반부에 직접 수업해보는 것을 제안받았습니다. 그래서 기초적인 공구 다루는 법, 톱질이나 땜질 교습 등을 했습니다. 또 학생들이 실습할 때 옆에서 지나다니면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 이런 방식이 좀 더 편할 거다”라고 얘기해 주기도 했습니다.학생마다 따라오는 속도는 다른데 아무래도 공예라는 것 자체가 다른 과목과 다르게 개개인별로 진도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수업 진행을 할 때도 단계별로 세부적으로 쪼개서 ‘이거 하고 끝냈어? 그럼 다음 거 해볼까’ 이런 식으로 했었는데 그러면 수업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잘 따라오긴 하는데 그런 개개인의 편차는 어느 정도 있어서 수업 할 때 앞으로 감안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Q.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수업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 한 명 있습니다. 첫 주 수업에는 못 봤어요. 알고보니 단순히 학교 나오기 싫어서 등교 거부를 했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약간 문제아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 후에도 중간에 누워 있고 애초에 수업에 열의가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다음 주에 와서 보니까 본인이 제 수업내용에 꽤 흥미를 가졌나봐요. 두 번째 주차에 제가 좀 가르쳐주긴 했거든요.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수업을 되게 열심히 들으면서 저한테 질문도 하고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제가 첫 주차에 봤던 선입견이나 편견 같은 것도 반성하게 됐습니다. 또 그 학생이 순수하게 무언갈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걸 보니 전공자로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Q. 학생들에게 받았던 기억에 남는 말이나 질문 같은 게 있나요?



A. 두 명이 기억이 나는데, 한 명은 되게 조용한 학생이었습니다. 시험 끝나고 제가 잘 봤냐고 물어봤는데 “그 정도면 잘봤다, 잘했네” 이렇게 얘기를 해주니까 마지막 날이 돼서 굳이 저를 부르면서 “선생님, 저 이제 가요”라고 저한테 따로 인사를 하더라고요. 되게 뭉클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나를 따라준다는 감정이 되게 좋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처음부터 진로 쪽으로 질문을 많이 한 친구인데요. “대학교 가면 어떻냐, 공부 어떻게 해야 되냐”고 자주 물어서 같이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네요. 마지막에 시험 끝나고 그 친구 우는 것도 달래주고 그랬거든요. 근데 마지막에 들었던 얘기가 자기도 선생님처럼 서울과기대 금속공예학과 가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나도 꼭 네가 우리대학에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궁금한 거 있으면 연락하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조언했어요.



Q. 실습 마무리하시고 나서 처음에 기대했던 모습과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이 있나요?



A. 교생실습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교사들과 많이 접하잖아요. 제가 학생이었을 때 교사는 학생들과 마주하며 수업하는 직업으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실제로는 담당 선생님과 교과 선생님의 영역이 굉장히 많이 붙어 있어서 행정 업무를 정말 바쁘게 하시는 거 같아요.



또 교생 기간에 “교사관이란 게 정말 중요하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교사가 자기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학생들을 대하는지에 따라 학생들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교생 실습을 하면서 힘들었거나 어려웠던 일이 있나요?



A. 학생 한 명이 처음부터 인상이 별로 안 좋았어요. 소위 불량 학생처럼. 마지막 날까지 그렇게 행동했거든요. 다른 선생님들도 그 학생이 너무 싫다면서 “그냥 빨리 전학을 갔으면 좋겠다”, “보기 싫다” 이렇게 말하고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그 불량 학생이 음성 틱장애가 있는 학생을 괴롭히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 학생이 제 앞에서 울기도 했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진심으로 너무 화가 났어요.



그때 ‘교사가 이런 생각을 해도 되나’, ‘교사라면 모름지기 모든 아이를 품고 가야 하는 요구를 받고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았어요. 저희는 한 달 지나면 없어질 애매한 교사와 대학생 사이에 있다 보니까 교생이 그런 점에서는 무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우리대학 교직이수 제도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말씀해주세요.



A. 몇 년이 돼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처음엔 사실 제 친구가 교직 이수를 한다고 해서 따라 신청하게 됐습니다.



또 제가 알기로 교직이수가 이제 없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교직 이수라는 것 자체가 과거 교원 수가 부족했던 것을 대학교에서 인원 수급을 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교사 수를 감축해야하는 상황이어서 교직 이수를 폐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우리대학 교직 이수 과정에서 제도적으로 불편하거나 불합리하다 느꼈던 점이 있나요?



A. 교직 이수 필수 과목이 있는데 그게 전공과목일 수도 있고 교직 과목일 수도 있어요. 저는 금속공예학과인데 전공과목 중에서 도예학과의 과목을 들어야 하는 게 있는 거예요. 그것도 1학년 기초 과목이 아니라 2학년 과목이요. 그런 부분은 당황스럽고 2학년 과목이 들어가니까 성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잖아요.



그런데 모든 학과가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다른 학과의 전공수업을 하나씩 들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 거면 모르겠는데 시각디자인과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조형예술학과는 시각디자인과 과목인 색채학을 들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시각디자인이나 산업디자인과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는 다른 과 전공과목을 들어야 하는 게 없는데?”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 점에서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요.



Q. 앞서 말씀하신 불편한 점 말고 또 다른 점이 있다면요?



A. 교생 실습이 학기 중 과목으로 취급돼서 한 달을 통째로 수업을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교수님마다 대처가 굉장히 다르시거든요. 교생 실습을 하더라도 과제를 그냥 그대로 내주시는 교수님이 계신가 하면 실습을 감안해 주셔서 대체 과제를 내주시는 교수님이 계세요. 담당 선생님은 어쩔 수 없이 성적이 떨어져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당연한 건지 생각해 보면 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교생 실습 때문에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교생 실습 제도를 다른 수업과 겹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근데 교생 실습 가기 전엔 이게 얼마나 힘든 건지 잘 몰랐거든요. 막상 가보니까 정말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어서 다른 걸 할 여유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교생 실습은 그냥 졸업하고 나서 초과학기로 듣는 게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미리 알았더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 교직 이수를 하는 학생들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거나 학교에서 구체적인 안내를 해준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Q. 교생 실습 후 알게 된 점이 있나요?



A. 공립고등학교랑 사립고등학교 장점이 다른데, 사립고 같은 경우는 재단으로 운영돼요. 그 재단에 돈이 많이 없다면 외부에서 따오는 사업 하나에 학교 운영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교사의 본업은 지식적으로나 인성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데 오히려 행정이 주 업무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선생님은 계속 나이가 드는데 같은 나이대 학생들을 대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젊은 교생으로 가서 학생들과 코드가 잘 맞지만, 나이가 들어서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는 것에 스스로 느끼는 괴리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교사는 대우가 더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교생 실습이 본인에게 어떤 경험이 됐나요?



A. 학생들을 대하면서 많은 걸 느꼈어요. 제가 이때까지 가르침을 받았던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을 위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겠구나. 그리고 가르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입장을 깊게 이해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종호 기자

김민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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