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7일(월) 발행된 700호에서는 ST자유전공학부 신설과 관련한 제도 운용 방식, 기대 효과, 신입생 지원 방안, 그리고 전공 쏠림에 대한 우려와 학교 측의 대응 방안을 다룬 심층기사가 보도됐다.
당시 우려된 학과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1월 8일(수)부터 3월 16일(일)까지 진행된 ST자유전공학부 본과 신입생 대상 1차 설문조사(참여율 97.2%)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25학번 대상 자유전공 신입생 1차 설문에서는, 1유형의 경우 일부 학과에 진학 희망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설문 결과는 ▲1순위 전자 ▲2순위 컴퓨터 ▲3순위 전기정보로 나타나며 정보통신대학의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비어있음’이 높은 비율(33%)을 기록하며 진로를 확정하지 못한 학생 또한 많음을 시사했다.
2유형의 경우 단과대별로 지원 가능한 학과 수에 따라 큰 차이가 존재했다.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는 정보통신대학이나 공과대학과 다르게, 특정 학과 편중 경향이 드러나는 단과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에너지바이오대학은 설문 인원 23명 중 16명(69.6%)이 화공생명공학과를 선택하며 높은 학과 쏠림 현상을 보였다. 또한 기술경영융합대학도 14명 중 9명(64.3%)이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를 선택했다.
이러한 전공 쏠림 현상은 ‘다양한 전공 탐색’이라는 제도의 핵심 취지와 충돌할 우려가 있다. 편중이 지속되면 학과 간 장기적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체계적 관리와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러한 현상은 기초 학문의 입지를 줄인다는 문제가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심해질 경우 학생들의 기본 교육 시설 유치가 어려워지고, 이를 연구하는 학자까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설된 ST자유전공학부에서 학생들은 한 달간 제도의 장점과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 윤태환(교양대자전·25) 씨는 “1학년 때 가고 싶은 과의 전공수업을 들어보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적어도 1년 안에는 변경할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 말했다. 신지용(교양대자전·25) 씨는 “다른 학우들보다 1년 더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라며 여러 전공 기초 과목을 동시에 이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두 학생 모두 ‘STella 전공탐색’ 수업을 언급했다. 윤태환 씨는 “각 과의 교수님들이 직접 와서 전공을 소개해 주신다“라며 관심이 없던 전공에 대해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지용 씨는 ‘오픈랩 함께 다니기’ 프로그램을 통해 희망 학과의 연구실을 직접 방문하여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보고 멘토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됐다. 윤태환 씨는 소속감 부족에 대해 말했다. 그는 “올해가 끝날 때 다들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하는 과의 선배를 직접 찾아야 하는 부담도 전했다. 신지용 씨는 진로 고민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기계공학을 희망했던 수험 생활과 달리, “여러 전공 기초 교양과목 수업을 들을 기회가 주어지고 들으면서 그동안 생각해 온 적성과 진로가 많이 달라질 것을 느꼈다”라며 심리적 부담감을 비추기도 했다.
한편, 우리대학과 같이 이번 학년도에 자유전공이 신설된 대학들이 있다. 자유전공은 보건 의료, 사범 계열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모든 전공에서 100% 자율 선택할 수 있는 ‘유형 1’과 단과대 내 모든 전공에서 100% 자율 선택 또는 학과 정원의 150% 이상 범위 내에서 선택하는 ‘유형 2’로 구분된다. 2025학년도에 유형 1 신설 대학은 국민대, 상명대, 숭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고려대 등이다. 자유전공학부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제도 취지 실현을 위한 정비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김수연 수습기자 dusqwer03@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