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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에서 하드 SF 장착 교육의 필요성
김달영 ㅣ 기사 승인 2024-07-15 15  |  692호 ㅣ 조회수 : 63
김달영 안경광학과 교수, SF 작가



SF(science fiction, 과학소설)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일반적인 문예 소설과 다르게 과학적인 내용이 핵심을 이루는 장르 소설이라고 간단하게나마 이야기할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영화와 소설 양측에서 SF 붐이 크게 일어나면서 SF라는 장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SF 관련 교육에 대한 요구도 점점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연구(손나경, 교양 교육 연구 13권 5호, pp. 103~128 (2019))에 따르면 SF 교육은 문학을 포함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 교육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으며, 1996년을 기준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들에는 400 개가 넘는 SF 관련 강의가 개설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과학기술 관련 전공 학과의 비중이 큰 우리대학(이하 본교)에서 SF 교육의 필요성은 여타 대학에 비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본교가 SF 교육에 무관심한 것은 절대 아니다. 융합교양학부에서 ‘SF 읽기와 사회적 실천’과목을 편성하고 있고, 문예창작학과에서도 <장르문학> 과목을 통하여 SF에 대한 학생들의 교육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109개 대학에 개설된 SF 관련 강좌가 10여 개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앞의 논문)에 비추어 보면 본교는 오히려 서울‘과학기술’대학교라는 학교 명칭에 걸맞게 충실한 SF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사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본교의 SF 교육이 아직 학생들의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켜 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의 미흡함을 느낀다.



SF 창작 분야는 그 지향하는 바에 따라 하드(hard) SF와 소프트(soft) SF로 크게 나눌 수 있고 SF의 과학기술적 특성을 강조하면 하드 SF, 과학기술은 배경이나 세계관의 요소로서 차용하고 작품 전체적으로는 문학/예술적인 면을 강조하면 소프트 SF로 분류된다. 본교와 같은 과학기술 중심 대학에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고 교육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하드 SF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본교를 포함하여) 국내 대학들에서 주로 교육되고 있는 SF 강의의 내용들은 소프트 SF에 상당히 편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본교에서부터 과학기술 중심의 하드 SF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 필자는 생각한다.



또다른 측면에서 보면 국내 대학들에서 제공되는 SF 교육은 창작보다 주로 SF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물론 SF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창작을 지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하드 SF를 창작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과학기술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공계 전공자들은 SF 창작 분야에서 문과 전공자들보다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할 수 있으며, 이공계 비중이 높은 본교에서 과학기술 중심의 하드 SF 창작을 교육하는 것은 학교의 특성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본교는 이공계 중심 대학에서는 정말 보기 드물게 문예창작학과를 보유하고 있다!)



수십만 부의 판매고를 올려 한국 SF의 대표주자 격으로 인정받는 김초엽 작가가 바로 이렇게 이공계 중심대학(포항공대에서 화학 전공)에서 과학기술, SF, 문학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이수하여 크게 성공한 경우라고 알려져 있다. 본교에서도 하드 SF 창작 교육이 활성화되어 김초엽 같은 걸출한 SF 작가가 배출되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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