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엔 ▲강의실 ▲운동장 및 체육관 ▲세미나실 ▲어의소극장 등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학생들은 필요에 따라 해당 시설 관련 부서에서 장소를 대여할 수 있는데, 건물마다 담당 부서가 다르고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대여시스템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김종선(건시공·15) 씨는 “동아리 행사 연습을 위해 넓은 장소가 필요했다”며 “하지만 알아본 장소마다 담당 부서가 달라 예약할 때 번거로웠다”고 전했다.
시설마다 조건이 다른 대여시스템
학생들이 각 건물의 강의실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교직원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각 건물의 강의실은 ‘강의실대여시스템’을 통해 대여할 수 있으며 이 시스템은 통합정보시스템에 마련돼 있다. 이 시스템의 경우 공과대학에서 가장 활성화돼있으며, 타 단과대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공과대학 학생 민원팀에 따르면 공과대학은 통합정보시스템 이전에도 ‘자원예약관리시스템’을 운영해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직원을 통해 예약하는 지금의 시스템에 불만을 제기했다. 스터디 활동 때문에 자주 강의실을 대여하는 정서영(산공·15) 씨는 “매주 교직원 선생님께 대여를 부탁드리는 것이 부담된다”며 “학생이 직접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보전산원 한규택 주무관은 “학생들이 직접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며 “하지만 수업보강이나 중요한 학과 행사 같은 공적인 일에 제약을 받을 수 있고, 강의실 열쇠관리 등의 행정적 문제도 있다”고 답했다.
우리대학 기숙사 생활관 부속시설인 세미나실과 방음실을 대여할 때는 학생들이 직접 예약을 할 수 있다. 생활관 부속시설 대여 홈페이지 (http://domi.seoul tech.ac.kr/ support/reserve/)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학생들 반응도 좋다. 세미나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일 1주일 전부터 당일까지 예약할 수 있다. 신청 가능 시간은 최대 4시간으로 예약한 시간에 학생증을 사용하여 출입할 수 있다. 단, 대여는 생활관 거주자에 한해서 가능하다. 이에 김정봉(전기·11) 씨는 “졸업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세미나실을 대관하려 했으나 생활관생이 아니라서 이용할 수 없었다”며 “생활관생 외에도 세미나실을 꼭 필요로 하는 학생에게는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방음실은 세미나실과 같은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일 하루 전 혹은 당일 예약만 가능하다. 최대 4시간 신청할 수 있으며 행정실 승인하에 2개 호실까지 가능하다. 방음실은 우리대학 학생 및 직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방음실을 자주 이용하는 김지호(식공·15) 씨는 “선착순으로 예약하는 시스템이라 공정하고 예약제가 잘 실행돼 좋다”고 전했다.
일부 장소는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관리해
체육관 대여의 경우 현재 스포츠과학과 학생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엔 스포츠과학과 수업시간이 편성돼있으며 일반 학생들은 오후 6시 이후에 사용할 수 있다. 운동동아리에 속해 있는 학생 A 씨는 현재 체육관 대여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A 씨는 “일과시간 이후에 일부 동아리가 좋은 시간대를 가져간다”며 “스포츠과학과 과 동아리를 우선으로 배정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포츠과학과 김영재(스과·11) 정학생회장은 “특정 동아리에 특혜를 준 적은 절대 없다”며 “체육관 대여에 대한 방법과 내용에 대해선 이미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정해진 사항이며 당시 모든 대표자 학생들이 스포츠과학과가 체육관을 관리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정학생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 총장 비서실장님과 상의했다”며 “내년 1학기부터는 체육관 대여에 관한 내용을 대학홈페이지에 직접 올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특정동아리의 독점으로 논란이 됐던 ▲제1학생회관 어의소극장 ▲신축 동아리방 다목적실 등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담당 장소의 대관방식은 올해 좀 더 체계화된 방식으로 개선됐다. 동연이 관리하는 위 시설들은 선착순으로 대관 신청을 받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약간의 변화를 뒀다. 동연 정해성(기자차·10) 으뜸빛은 “올해부터 대관 가이드를 만들어 예약 전에 꼭 숙지하도록 공지했다”며 “가이드에는 특정 동아리가 독점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 한 동아리가 일주일에 며칠 이상 예약하는 것을 금지하는 항목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동아리가 시설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타 대학은 어떨까. 경희대학교의 경우 종합정보시스템에서 ‘장소예약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재학생이 ▲공연장 ▲운동시설 ▲강의실 등 모든 편의시설을 예약할 수 있다. 경희대 생물학과에 재학 중인 하태훈 씨는 “필요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어 편하다”며 “경쟁률이 치열하긴 하지만 일관된 시스템으로 대여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주 이용한다”고 밝혔다. 숭실대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리대학도 통합된 대여시스템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학교 측에서는 통합 시스템 구축에 곤란한 입장을 표했다. 정보전산원 한규택 주무관은 “현재 통합정보시스템은 우리학교 모든 건물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다른 담당건물들의 정보를 다 모으기에 힘들다”고 전했다.
정병용 기자
jby1191@seoutech.ac.kr
박수영 수습기자
sakai1967@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