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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가락, 국악 크로스오버
권민주, 윤태훈 ㅣ 기사 승인 2020-11-16 00  |  638호 ㅣ 조회수 : 2146

세련된 가락, 국악 크로스오버



  최근 해외에서는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Agust D’의 「대취타」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 두 음악은 모두 전통적인 국악을 현대적인 음악 스타일과 퓨전한 ‘힙한 국악’이며,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최근 이러한 크로스오버 트렌드가 대중문화 시장 저변에 확대돼 국악의 세계화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대중문화 속의 여러 크로스오버 사례를 통해 국악의 미래를 만나보자.



국악의 조화로운 변화



  국악이란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나라의 고유 음악으로, 한국 음악을 줄여서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국악 크로스오버 음악이란 무엇인가? 크로스오버란 용어는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음악 용어이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대중음악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음악가들이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을 퓨전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결합해 만들어진 모든 음악적 형태를 크로스오버 음악이라 일컫는다. 따라서 크로스오버 음악은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이 혼합돼 만들어지는 음악 작품을 말한다. 또한 민속 음악과 대중음악과의 조합을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1950년대부터 민속 음악인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러한 실험적인 음악이 지금의 국악 크로스오버로 이어지게 됐다. 실제로 1960년대에는 우리의 국악을 재즈 스타일로 편곡해 알토 색소폰으로 연주한 ‘이동기 경음악 걸작집’등이 LP로 출판된 적도 있다.



  최근 한류 문화 열풍의 상승세를 타며 국악 크로스오버가 더욱 유명해지고 있다. 이렇게까지 국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로 독특한 사운드를 가진 음악이라는 점이다. 이는 서로 다른 장르의 색깔과 고유한 특성을 뚜렷하게 유지하며 혼합되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특성상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의 크로스오버는 기존 국악에서 시도했던 정적인 크로스오버 음악과 달리 팝이나 힙합과 같은 역동적이고 다양한 장르와의 화합을 이루며 국악의 예술성을 알리고 있다. 또한  최근 국악이 대중문화의 요소를 가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악의 실험적 변신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중문화 속 스며든 국악



  국악 크로스오버 음악은 문화행사, 드라마, 영화 등 여러 분야의 대중문화에도 자연스레 녹아 들어있다.





  「한국의 째즈」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으로 몰려올 전 세계의 관광객을 겨냥해 기획된 음반이다.  가나 출신인 작곡가 오스카 슐리브레이마와 지휘자인 존 A. 오코너가 우리의 민요 7곡과 가곡 8곡에 다양한 아프리카 리듬을 접목했다. 1987년 12월에 녹음된 이 음반에는 가야금과 장고 그리고 대금을 포함한 우리의 전통악기와 아프리카의 전통 플롯과 드럼은 물론 기타와 오르간, 신시사이저의 전자악기와 한국인 성악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가 사용됐다.



▲뉴에이지 작곡가 양방언



  피아니스트이자 뉴 에이지 음악 작곡가인 양방언 씨(이하 양 씨)는 자신의 음악을 국악과 접목하려는 과정을 통해 한국인으로서 우리의 정서와 감성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음악을 추구하려 했다. 「Frontier」는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의 공식 음악으로 선정됐던 곡으로 양 씨의 흥겨운 리듬의 우리 전통 악기 소리가 돋보이는 곡이다. 또한 꽹과리, 장구, 북, 그리고 징이 함께한 사물놀이의 악기 소리와 신명 나는 태평소의 선율로 진취적이고 힘찬 분위기가 느껴진다. 국악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 그 위에 얹어진 양 씨의 피아노 선율은 악기의 구성과 멜로디를 통해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강렬하고도 새로운 크로스오버의 다채로운 매력이 느껴진다.



  「Prince of Jeju」는 양 씨가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 느꼈던 이미지를 떠올리며 작곡한 곡으로, 태평소와 소금의 선율에 실어 제주 바다의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청량한 제주 바다의 푸른 숨결이 느껴지듯 눈앞에 제주 앞바다가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또 국악 관현악의 웅장함과 맑고 청아한 피아노의 연주는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경관을 느끼게 한다.



  영화 <부산행>과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OST로 유명한 장영규 씨는 국내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리더로도 활동하며 판소리를 대중적인 음악으로 재해석했다. 이날치 밴드의 1집 앨범 ‘수궁가’에 수록된 「범 내려온다」는 이날치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곡이다. 이 곡은 1980년대 신스팝과 뉴 웨이브가 엿보이는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 위로 판소리 솔로와 합창이 교차, 반복되며 신선한 사운드를 연출한다. 또한 판소리 ‘수궁가’에 나오는 구전 노래를 모티브로 삼았기에 판소리 특유의 소리가 돋보인다. 판소리의 원작은 워낙 방대하고 한자로 적혀 있어 이해가 쉽지 않지만 이를 펑크록과 팝의 어법과 결합해 감각적인 대중음악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오늘날의 음악은 단순히 귀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음악과 동시에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아이돌 그룹들이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국악 크로스오버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취타」는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가 발표한 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 올라갈 정도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곡이다. 대취타는 태평소와 꽹과리, 그리고 ‘명금일하 대취타(鳴金一下 大吹打)’라는 외침으로 시작되면서 강렬한 사운드를 보여주는 곡이다. 대취타의 음원이 인기를 얻은 후 음원을 제공한 국립국악원에서는 대취타를 향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국악을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발표한 「IDOL」에는 굿거리장단 특유의 가락과 한국적인 추임새가 들어가 인기를 끌었다.



국악 크로스오버가

풀어가야 할 숙제



  국악이 나날이 예술성을 가미해 널리 알려지는 만큼, 국악계에서도 크로스오버 국악에 관해 서로 의견이 상충하는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에 관해 명확한 개념 규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크로스오버의 유행이 상업성에 편승한 현상으로 고전음악계를 격하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대중음악 전문잡지 <빌보드> 등에서 크로스오버라는 음악 장르 부문에 관한 시상식을 거행하고 있고 크로스오버 음악이 연주 무대에서나 음반 시장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은 국악 크로스오버 음악이 대중화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한류 문화 및 타 예술 장르와 섞여 나날이 발전하는 국악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예스러움과 예술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참신한 작품들이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앞으로도 우리 문화의 증진을 위한 다양한 결합의 시도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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