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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만화의 전성기를 고대하며
권민주, 장수연 ㅣ 기사 승인 2021-03-14 20  |  642호 ㅣ 조회수 : 216

국산만화의 전성기를 고대하며



어린 시절 누구나 오매불망 기다렸던 만화영화 한 편쯤은 있을 것이다. 만화영화는 설렘과 희망, 그리고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르이다. <아기공룡 둘리>, <학교 괴담>, <이누야샤>, <학원 앨리스>, <포켓몬>, <명탐정 코난> 등등 심금을 울렸던 걸작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긴다. 20여 년 전 우리 매체를 잠식했던 일본산 애니메이션은 이제 한국 시장의 강자가 아니다. 2019년 일본산 불매 운동과 무관하게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국산 애니메이션의 선전이 주목된다. 우리의 추억 속에서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읽어보자.



그 시절, 추억의 애니메이션



  우리의 기억 속 한편에 추억으로 자리 잡은 그 시절의 애니메이션, 무엇이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상영된 만화영화는 신동헌의 <홍길동>이었다. 곧이어 <호피와 차돌바위>가 만들어져 상영했으나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80년대 후반, 어린이들을 설레게 했던 만화영화로는 <아기공룡 둘리>, <열네살 영심이>, <달려라 하니> 등이 있다.



  <아기공룡 둘리>의 경우, 어린 공룡으로 나오는 주인공 둘리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길동이 아저씨와 가족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기공룡 둘리>의 작가 김수정 씨는 만화가 연재될 초반에 “둘리의 버릇없는 행동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1996년 극장판인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으로 80년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다음으로 <열네살 영심이>는 한창 인생과 사랑에 열병이 들 나이 ‘열네 살’에 접어든 주인공 영심이의 심리를 코믹하게 그린 홈드라마였다. 당시 이 만화영화는 청소년 계층에서 크게 유행했는데, 만화영화를 시청하던 청소년 계층에게 “자신들의 고민이나 심정을 대변했다”라는 점이 인기를 끌었던 요소로 작용했다.



  80년대 TV 만화가 방영되면서 만화영화 열풍이 시작됬다. 90년대 후반에는 <알라딘>, <빨간 망토 차차>, <달의 요정 세일러문>, <피구왕 통키>, <개구리 왕눈이> 등이 있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파이널 퓨전>, <라뮤>, <도라도라>, <방가방가 햄토리>, <유희왕 시리즈>, <파워레인저>, <이누야사>, <카드캡터 체리> 등의 만화영화가 인기를 끌었다.



  이중 <카드캡터 체리>는 일본에서 로맨스/멜로 장르를 중심으로 방영을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도 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이다. <카드캡터 체리>는 만화 방영 후 주인공이 만화 속에서 착용했던 액세서리를 본뜬 시계, 목걸이, 귀걸이, 피어싱, 브로치 등의 상품으로 판매되며 시선을 끌었다.



  이 밖에도 햄스터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은 애니메이션 <방가방가 햄토리>는 도쿄 TV에서 시작해 우리나라에도 방영됐다. 주인공인 햄토리는 당시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가방, 색연필, 필통 등 어린이들의 학용품을 대표하는 캐릭터였다. 당시 방영됐던 만화영화들은 Z세대의 어린 시절을 설레게 했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들이었다.



▲<카드캡터 체리>의 한 장면



국산 애니가 대세



  지금 Z세대의 추억 속 애니메이션은 수준급의 퀄리티를 자랑하며 한때 ‘투니버스의 리즈시절’을 이끈 주역들이었다. 대표적인 만화 방영 채널인 투니버스는 다양하게 구성된 만화 콘텐츠들로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향유했던 대중적인 문화 플랫폼이었다.



  유년 시절을 함께 했던 만큼 당시의 만화들은 이름만 들어도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우리들의 소중한 유년기로 자리 잡은 추억의 만화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 만화들로 우리의 기억 속에는 알게 모르게 일본 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만화의 전성기는 사실 일본 만화들의 전성기였지, 당시 국내 만화는 암흑기였다.



  그러던 2011년 국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총관객 220만 명을 동원하며 시들어가던 국내 만화계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을 기점으로 <안녕 자두야>, <라바>, <신비아파트> 등 높은 수준의 국내 만화들이 다수 등장하며 국내 관객들이 국산 만화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현재 최고 인기 애니메이션인 <신비아파트>는 치밀한 세계관과 호러라는 신선한 소재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 개성 있는 인물들과 다양한 사연을 가진 귀신 캐릭터들, 그리고 ‘고스트볼’, ‘사인참사검’, ‘고스트 퇴마검’ 등의 각양각색의 무기 등의 신선한 설정들은 <신비아파트>가 왜 지금의 인기를 누리는지 납득하게 만든다.



▲국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KBS에서 방영한 또 다른 한국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는 국산 만화의 장점을 확연히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오오력”, “라떼는 말이야”와 같은 유행어들의 패러디와 주인공 윌크가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이사를 한다거나 양육수당을 받으려고 남의 아이를 자기 아이라고 우기는 에피소드들은 한국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블랙 코미디 요소이다. <브레드 이발소>는 특유의 유머와 현실적인 요소들 덕분에 아이와 어른 모두 흥미 있게 볼 수 있는 만화로 국내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다. 최근의 국내 애니메이션들은 기술력뿐 아니라 작품성과 예술성까지 잡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 애니의

구세주인가?



  이전보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편수가 늘어나고 TV 방영 국내 애니메이션에 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극장용 국산 장편 애니메이션들의 연이은 실패들을 생각하면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이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2018년과 2019년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위해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작품인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2: 새로운 낙원>, <언더독>은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한 채 흥행 실패를 겪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대형 스튜디오 작품과의 경쟁, 작품의 다양성 부족 등을 뽑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비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해외의 대형작품들에 눈이 맞춰져 있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의 등장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긍정적 전망을 가져왔다. 넷플릭스는 작품의 모든 권리와 저작권을 가져가는 대신 제작사에 제작비 전액과 제작비의 약 10%의 수익을 지원해준다. 더불어 콘텐츠 제작에 간섭도 거의 하지 않으며 제작자의 창의성을 존중해준다.



  만약 한국 애니메이션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배급된다면 충분한 제작비와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게 되며 전 세계에 널리 진출할 수 있다. 그간 제작비 부족으로 고전하던 한국 애니메이션이 안정적인 제작 기반을 마련하고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에 CJ ENM을 비롯한 지상파 방송국,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도 점차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를 통해 배급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브레드 이발소>, <신비아파트: 고스트볼의 비밀>, <런닝맨>, <라바 아일랜드>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배급되고 있다. 또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가 넷플릭스의 판타지 대작 <위쳐>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했다. 앞으로 OTT 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이 기대된다.



  한국 Z세대의 기억 속 TV 만화들을 생각하면 현시점의 TV 만화들은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어떤 이들은 더 이상 유년 시절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지금의 만화 채널들이 아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제 과거에 관한 그리움은 뒤로하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한국의 애니메이션의 앞날을 응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언젠가 국산 애니를 추억하며 전성기라고 떠올릴 수 있을 훗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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