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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작은 실천, 변화의 시작 ‘제로웨이스트’
권민주, 장수연 ㅣ 기사 승인 2021-04-11 19  |  644호 ㅣ 조회수 : 1197

▲알맹상점의 리필스테이션



일상 속 작은 실천, 변화의 시작 ‘제로웨이스트’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및 포장 서비스 급증으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 필수품이 돼버린 마스크 폐기물 증가로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며, 이를 해결해야 하는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 비닐 폐기물의 발생량은 하루 평균 951t으로 11.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관한 심각성 인식과 더불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하며 쓰레기 줄이기 운동 ‘제로웨이스트(Zero-Waste)’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제로웨이스트’가

뭔가요?



  ‘제로웨이스트(zero-waste)’란 말 그대로 쓰레기(Waste)의 배출량을 0(zero)로 만들자는 뜻이다. 일회용 컵이나 비닐봉지 및 각종 썩지 않는 쓰레기를 줄여, 쓰레기 생산을 최소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이러한 제로웨이스트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급증한 배달 음식과 마스크로 인해 쓰레기 배출량이 늘어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모습을 ‘#제로웨이스트챌린지’, ‘#Zerowastechallenge’, ‘#용기내’ 등의 해쉬태그와 함께 게시하는 것이 성행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용기’가 필요하다



  급격히 증가하는 쓰레기로 인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제로웨이스트 실천가 비 존슨(Bea Johnson)은 그녀의 4인 가족이 1년 동안 배출하는 쓰레기 총량이 작은 유리병에 가득 담길 수준밖에 안 된다고 한다. 말로만 들었을 때는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그녀가 제안하는 제로 웨이스트 5가지 법칙을 지킨다면 누구나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



1단계 거절하기(Refuse):

다른 이가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거절한다. 일회용품

의 제공을 거절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2단계 줄이기(Reduce):

집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는 물품을 내놓

아, 공동체의 다른 이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3단계 재사용하기(Reuse):

일회용 물건을 재사용 가능한 물건으로 바꾼다.



4단계 재활용(Recycle):

거절, 줄이기, 재사용하지 못한 것들을 다시 사용한다.



5단계 부패(Rot): 분해되도록 한다.



  우리가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는 에코백과 텀블러 사용 생활화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리고 식당에서 물을 마실 때 일회용 종이컵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게 된다면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 수많은 나무를 베어내야 하고, 이는 환경을 비롯해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학교나 식당 등에 방문해 물을 마셔야 할 상황이 있다면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우리가 일상 속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의 방법이다.



  최근 카페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포장 용기를 집에서 가져오도록 권장하고 있다. 만약 소비자가 아메리카노를 사고 싶다면 카페에 방문해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컵에 담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본인의 집에서 텀블러와 같은 음료를 담을 용기를 가져가면 된다. 이후 본인이 가져간 용기에 음료를 담고, 쓰레기의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만약 꼭 종이컵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일회용 종이컵이 아닌 친환경 종이컵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물건을 사거나 음식 등을 포장해 올 때 일회용 포장지를 받는 대신 다회용기를 직접 가져와 담아오는 방법도 있다. 이는 최근 배우 류준열이 자신의 개인 SNS에 ‘#용기내’라는 해쉬태그와 함께 다회용기의 사용 동참을 호소하며 더욱 주목받게 된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식이다. 이러한 에코백, 텀블러, 다회용기의 사용은 비 존슨이 제안한 5원칙 중 거절하기(Refuse)에 해당된다.


  또한 면 화장 솜, 면 생리대 등 평상시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들이 다회용 용품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매번 세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평상시 배출하는 플라스틱의 양을 몇 배는 줄일 수 있다(Reduce).

  이외에도 버렸을 때 분해 가능한(Rot) 천연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들의 출시가 늘고 있다. 이를테면 고체 치약이나 샴푸, 대나무 칫솔, 천연 수세미, 천연 샤워볼 등 사용 후 버릴 때 플라스틱의 배출을 만들어내는 물건들이 천연 소재로 점차 대체되고 있다.



기자의 일주일 간

제로웨이스트 체험기



  제로웨이스트의 실천 방식을 기자도 일주일간 따라 해 봤다. 기자는 현재 자취를 하고 있는데, 모든 자취생이 그렇듯 배달 음식을 애용하고 있으며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난 후 생기는 일회용품들의 양도 많은 편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일회용품의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가장 먼저 실천해야 될 것은 바로 배달 서비스의 이용을 줄이는 것이었다.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식이지만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었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결국 직접 요리를 하거나 개인 용기를 가져가 포장을 해 와야 했다. 고민이 많았던 이유는 ‘귀찮다’는 것도 있었지만 ‘변수가 많다’라는 점이 가장 컸다.



  우선 요리를 하기 위해선 재료들을 사야 하는데 쓰레기 배출을 생각하면 평소 자주 이용했던 인터넷 새벽 배송도 시킬 수 없었다. 대신 개인 용기를 가져가 마트에서 장을 보려고 했지만 채소를 포함한 대부분의 재료가 이미 일회용품에 포장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가져간 용기를 사용할 수도 없었고 의미 없는 발걸음만 한 것 같았다. 또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는 밖에 나가 포장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용기의 크기가 음식을 담기에 충분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곤란했던 것은 학교에 있거나 외출을 할 때 군것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개인 용기를 들고 오지 않아 결국 일회용품을 받기도 했다. 2~3일 차까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은 이후 언제나 개인 용기를 가방 속에 지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겪은 또 다른 고민은 초기비용 문제였다. 일단 음식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는데 자취생인 기자는 그렇게 큰 용기가 별로 없었기에 따로 구매를 해야 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겨 면 화장 솜, 스테인리스 빨대 같은 다회용 제품을 구매했는데 자잘하게 지출이 많았다. 그러나 그만큼 배달, 군것질 등의 다른 지출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지출은 줄어든 결과를 보였다.이외에도 텀블러와 에코백 사용의 생활화를 통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자 했다.



  겨우 일주일 동안 체험해 본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확실히 쓰레기 배출이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3~4일이면 가득 차던 재활용 쓰레기통이 반 정도만 차 있었다. 배달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쓰레기 배출량이 확실히 감소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을 결심하니 평소에는 신경쓰지 않았던 작은 쓰레기 하나하나가 눈에 띄면서 쓰레기가 나오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공이 컸다. 애초에 쓰레기를 생기게 하지 않는 ‘Reduce’의 자세가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에 가장 효과가 컸다.



  아쉬웠던 것은 일회용품의 사용이 줄어든 만큼 생활이 불편하고 번거로웠다. 이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이 있었는데, 의지를 제대로 다지고 싶다면 미리 목표 쓰레기 배출량을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

제로웨이스트 샵 ‘알맹상점’



  최근 제로웨이스트의 유행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샵이 서울시 내에 한둘씩 생겨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샵에선 위에서 언급한 다회용 제품들, 친환경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업사이클링, 리필스테이션 등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다. 이러한 제로웨이스트 샵들이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을 더욱 편리하게 도울 수 있다.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은 우리나라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샵이다. 제로웨이스트와 관련된 다양한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제로웨이스트 샵과는 구분되는 알맹상점만의 특색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맹상점의 매장에 들어가기 전 1층의 계단 옆에 여러 물건이 놓여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는 ‘물물교환 공유센터’로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두고 가면 다른 필요한 사람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한 공간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본격적인 매장에 들어가게 된다. 생각보다 협소했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공간이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인터넷에서 살펴봤던 다회용품, 친환경 용품들은 대부분 준비가 돼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리필스테이션’이었다. 리필스테이션은 개인이 직접 용기를 가지고 와 샴푸, 세제, 화장품, 커피 등의 생필품들을 원하는 만큼 사서 갈 수 있는 공간이다. 먼저 용기의 무게를 잰 다음, 내용물을 필요한 만큼 용기에 담은 후 다시 무게를 재서 담은 내용물의 무게만큼만 계산하면 된다. 용기가 없을 시 대여도 가능하다. 판매하는 제품들은 모두 자연 친화적 제품들이며 플라스틱 용기의 발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리필스테이션을 위해 알맹상점을 방문하고 있다.



  기자는 다회용 화장 솜과 친환경 소재로 만든 수세미, 친환경 주방 세제를 구매했다. 물론 물품들을 담을 봉투는 따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알맹상점을 방문한다면 개인 가방을 챙겨가야 한다.



  물품을 구매 후 직원에게 ‘알맹 커뮤니티 회수센터’에 관한 설명을 듣게 됐는데 알맹상점에 병뚜껑, 종이팩, 커피 가루, 새 운동화 끈, 실리콘 등을 가져다 주면 이를 재활용센터로 보내 또 다른 업사이클링 제품들로 탄생시킨다고 한다. 또한 쓰레기들을 알맹상점에 가져다주면 매번 쿠폰에 스탬프를 찍어주며 스탬프 12개를 모두 다 모으면 업사이클링으로 탄생한 제품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는 “덕후가 아닌 사람들도 일회용 빨대를 쉽게 거절하고 다른 대안들을 많이 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들과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주고 자기 일로 여기며 나서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환경보호는 정부나 환경운동가가 나선다고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개개인의 실천이 이뤄질 때야말로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내가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진정한 환경보호가 시작된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모두가 일상 속 작은 것부터 천천히 실천해보자. 모두가 환경보호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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