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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소중한 생명, 길고양이
장수연, 권민주 ㅣ 기사 승인 2021-05-24 12  |  646호 ㅣ 조회수 : 169



길 위의 소중한 생명, 길고양이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는 현재 ‘길고양이 100만 시대’로, 통계상 서울시 내에서만 11만 6천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름도 없이 길 위에서 태어난 길고양이들. 이들에게 도시는 삶의 터전이지만,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현재는 이전보다 고양이에 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 캣대디들도 많지만 여전히 길고양이 혐오 범죄 및 학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길고양이들의 묘생, 이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알아보며 최근 논란이 되는 캣맘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보고자 한다.



길고양이의 삶



  길고양이란 본래 ‘길에서 떠도는 고양이’를 말하며, 유기된 애완용 고양이가 길에서 번식한 것이 주된 발생 원인이다. 길에 버려진 고양이들은 외부 야생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더욱 야생적으로 바뀌는 과도기적 습성을 가지게 되지만 일부 고양이는 사람의 손을 타거나 사람을 의지하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한다. 길고양이는 사람들이 먹고 버린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생활하거나, 최근에는 캣맘 혹은 캣대디가 챙겨주는 사료를 먹으며 수명을 연명한다.



  그래도 여전히 도심에서는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길고양이들은 서로 심한 먹이 경쟁과 영역 다툼을 하고 있다. 밤마다 들리는 길고양이들의 싸움 소리 역시 이로 인한 것이다. 길고양이들의 집은 길 위이다. 이는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지 못한다. 여기저기 달려오는 차들과 상위 포식자들, 그리고 간혹 시비 거는 사람들까지. 길고양이들에게 도심 길 위는 위험한 요소들이 언제 어디서나 즐비해 있는 곳이다.



  또한 추운 겨울에는 급격히 떨어지는 온도를 견디지 못해 얼어 죽거나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 경우가 현저히 많다. 겨울이 되면 길고양이의 식수였던 길거리 빗물들마저 다 얼어버린다. 여름철 더위나 폭우 역시 길고양이에게 치명적이다.



  이런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4년도 채 되지 않으며 평균 수명이 10~15년인 집고양이와 비교된다. 길고양이는 평소 사람들이 먹고 버린 남은 쓰레기들을 자주 먹게 되는데, 고양이는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은 구내염, 구토 증상, 하부요로질환 같은 배뇨 문제를 겪기도 한다. 이렇게 병에 걸린 길고양이들은 상위 포식자로부터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해줄 안전한 장소를 찾아간다. 보일러실, 나무판자 아래, 담벼락 사이 같은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고양이들은 조용히 임종을 맞는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도둑고양이라는 표현 대신 ‘길고양이’라고 부르면서 인식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과거 길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주로 위생상 고양이가 해를 끼친다는 생각으로 인해 생겨났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과 길고양이 사이에 벌어진 충돌로 유명한 사건 중 하나가 2006년에 발생한 이른바 ‘고양이 생매장 사건’이다.



  실제 국내 모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은 길고양이들이 아파트 지하실에서 번식하며 그들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엎자, 고양이들의 주요 서식지역인 지하실 출입구를 잠궈버리고 지면 근처의 지하실 환기창을 모두 시멘트로 발라버렸다. 당시 주민들은 “일일이 때려잡을 수가 없으니 골치 아픈 길고양이들을 밀봉해 처리하려고 했다”라고 의도를 밝혔다.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에 의해 ‘한강맨션 고양이 카페’라는 이름의 커뮤니티가 개설됐다. 카페의 회원들은 해당 아파트 단지로 몰려가서 고양이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둔기를 휘둘러 시멘트를 파손했고,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재산 손괴 혐의로 카페 회원들을 경찰에 신고하며 사람들 간의 다툼이 벌어진 적이 있다.



  보통 도시에서 고양이 관련 민원은 대다수가 고양이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 문제이거나 혹은 환경 위생에 관련한 문제이다. 또한 소음 외에 고양이의 분변에 의한 문제라거나 고양이에 의한 차량이나 오토바이의 손괴에 의한 재산상 피해가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우리 공동체에서

캣맘/캣대디로 살아가기



  하루하루 고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길고양이들에게 한 가지 버팀목이 있다면, 바로 캣맘과 캣대디이다.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이들은 주로 고양이들을 위한 배식 활동, 길고양이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한 길고양이 중성화 활동(이하 TNR*), 아픈 고양이들을 위한 구조 활동 등을 한다. 캣맘/캣대디들은 고양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지만, 최근 이들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이 비판을 받는 주된 이유는 거주지역 근처에서의 급양 활동으로 인해 길고양이의 개체수가 늘어나 주민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고고 부원이 급식소의 사료를 채워넣고 있다.



  우리대학에도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이들이 있다. 중앙동아리 ‘서고고(서울과기대 고양이는 고맙다옹)’이다. 서고고 부원들은 평소 교내에 지정된 위치에 부원들이 돌아가면서 정기적으로 사료와 물을 주고 있고, 아픈 고양이가 나타난다면 포획을 시도해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 또한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TNR 역시 시도하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이 세 가지며 이외에 ▲길고양이 급식소 보수 ▲길고양이를 위한 겨울 집 설치 및 보수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홍보 등을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영석 서고고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캣맘/캣대디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했다.



Q. 처음 길고양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그리고 평소 어떠한 마음으로 길고양이를 보살피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원래 고양이를 키우기도 하고 처음엔 단지 귀여운 길고양이들이 좋아서 관심을 갖고 챙겨주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급식소에서 저를 보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와서 열심히 밥을 먹는 길고양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게 됐습니다. 때때로 길고양이들을 챙겨주기 위해서만 학교를 온다는 일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소할지도 모를 이 행동들이 길고양이들의 생존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보살피고 있습니다.



Q. 캣맘/캣대디로서 겪는 고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상황으로 학교에 있는 혹은 학교에 가는 인원이 적고 멀리 사는 부원들도 있어 일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곧 종강을 하면 본가로 내려가는 인원들 또한 생겨 더 부족한 인원에 무더운 날씨, 장마 기간이 겹치면 다들 조금 부담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나이가 들어서, 아파서 등의 이유로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는 아이들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면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부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부원들이 더욱 즐겁게, 덜 힘들게 활동했으면 좋겠고 길고양이 친구들이 다들 다른 이유가 아닌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Q. 최근 캣맘과 캣대디들이 늘어난 만큼, 이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길고양이 급양 문제를 둘러싸고 캣맘/캣대디들과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논쟁이 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선 길고양이 급양을 멈춘다고 해서 길고양이 관련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배가 고픈 아이들이 더더욱 쓰레기봉투를 뜯어놓을 것이고 새들을 더 많이 사냥할 것이며 활동 반경은 더 넓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길고양이 급양을 통해 아이들이 충분히 먹이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은 길고양이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더 가깝습니다. 여기다가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해 지정된 곳에서 급양을 하게 된다면 길고양이 관련 문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정된 급식소로 아이들이 오게 된다면 TNR활동이 더욱 수월해져 소음 문제 또한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캣맘과 캣대디분들은 급양 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청소해주시고 허락되지 않은 장소에는 급양을 하지 않으며, 혹시나 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분들은 “저 사람은 고양이를 좋아하는구나”, “이 활동이 길고양이 관련 문제에 도움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지나가시는, 즉 서로서로 다른 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배려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사람들의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작년의 미니 실종 사건과 같은 길고양이 혐오 사건은 우리 주변에서 여전히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길고양이에 관한 사회의 인식이 어떻게 개선되길 바라나요?



  A. 모든 사람이 고양이를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혐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길고양이를 싫어한다고 해서 혐오를 표현해 타인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길고양이에게 해코지하는 행위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왕따시키는 행위, 학교폭력을 하는 행위가 옳지 않듯이, 특정 집단 혹은 성별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듯이, 길고양이에 관한 혐오 표현 및 혐오 사건은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잘못된 행위입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욕심을 위해 길에 돌아다니는 생명을 해칠 권리는 없습니다. 부디 이런 이기적인 이유로 다른 생명을 해코지하는 행위 또한 처벌할 수 있는 법과 제도 등이 부디 잘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제도가 잘 마련되기 위해서는 길고양이 혐오 사건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길고양이는 사람을 해치지도 않고 단지 생명 유지를 위한 식수 그리고 식량, 보금자리만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들을 귀여운 길 위의 이웃으로 생각해주시고 이들과 관련된 동물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혐오를 표현하는 행동을 멈춰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길고양이의 배식 활동을 멈춘다고 길고양이 문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서고고가 말한 바와 같이 고양이들의 배식 활동을 멈추면 길고양이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 더욱더 부정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현재 많은 비판을 받는 캣맘, 캣대디들이 없어진다면 TNR 횟수도 줄어들어 고양이들의 개체수는 더욱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서로를 위한 배려이다. 캣맘과 캣대디들은 주민들의 거주지역에서 최대한 떨어져서 배식을 하고, 급양 활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TNR과 같이 길고양이들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은 이들과 길고양이들을 향해 조금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길고양이들에겐 길 위가 그들의 생활터전이다. 길이라는 공간은 우리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다. 길이라는 공간을 둘러싸고, 앞으로는 모두가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TNR: Trap-Neuter-Return,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길고양이를 인도적인 방법으로 포획해 중성화수술 후 원래 포획한 장소에 풀어주는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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