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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존재하지 않을까?
노승환 ㅣ 기사 승인 2021-11-16 12  |  652호 ㅣ 조회수 : 25

▲<트랜스포머>포스터                                                                                                                                                    출처: 파리마운트 픽쳐스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존재하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쯤 ‘대2병’ 혹은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없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모두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로부터 비롯된 말이다. 소포모어 징크스란 흔히 여러 분야에서 첫 번째 결과물보다 두 번째 결과물이 나쁜 경우, 2년 차 또는 두 번째 기회에서 최초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거나 처음만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소포모어 징크스가 무엇이고 왜 생기는지, 문화에는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소포모어 징크스란?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 또는 소포모어 슬럼프(Sophomore Slump)는 직역하면 2학년 증후군, 우리나라엔 ‘대2병’이란 말로 잘 알려져 있다. 대2병이란 대학교 2학년이 되면 신입생 시절보다 학문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고 성적이 부진한 등 대학생활에 방황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서 소포모어 징크스란 의미가 확장돼 성공적인 첫 작품 혹은 활동에 비해 후속 작품이나 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2년 차 징크스라고도 한다. 그러나 ‘2’라는 숫자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3년, 4년 또는 3회, 4회차에 나타나는 것도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일컫는다. ‘처음에 호평받았으나 그 이후로 부진하다’라는 것이 소포모어 징크스의 요지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스포츠계 ▲음악계 ▲문화 및 창작계 등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예시로는 ▲야구선수 채은성 ▲<1박 2일> ▲<트랜스포머> 등이 있다. 야구선수 채은성의 경우 2016년에 타율 3할을 기록했지만 2017년에 극악의 부진으로 리그 WAR(승리 기여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1박 2일>은 시즌1 전체 회차 시청률 약 30%, 연간 광고 수익 약 5백억원에 달하는 당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시즌2로 넘어와서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찍는 등 전 시즌 대비 인기가 저조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소포모어 징크스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는데, 1편은 엄청난 시각효과를 첨가해 오락 영화로 큰 호평을 받았으나 속편이 나올수록 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인기 덕에 흥행에는 항상 성공했으나, 마지막 5편의 경우 유치한 각본과 대사들로 인해 흥행도 실패하고 흑역사로 남게 됐다.



소포모어 징크스가

생기는 이유



  소포모어 징크스는 왜 생기는 것일까. 그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대학생의 경우 갓 입학해서 열정이 넘치는 1학년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쉽고 고등학교 때처럼 맹목적으로 공부만 하면 돼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지만, 2학년이 되면서 자신의 학교나 전공에 의문을 품고 적성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며 부진해진다. 또 전공에 1년 이상 몸을 담으며 학문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되고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고민과 함께 진출하게 될 산업의 전망과 단점을 체감하기 시작하게 된다. 실제로 대학교 2학년부터 자퇴율이 심하게 올라간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4,16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64.6%가 “현재 대2병 상태”라고 답했다는 통계도 있다.



  과도한 기대와 심리적 부담도 소포모어 징크스가 생기는데 한몫한다. 첫해 혹은 첫 작품에서 성공을 거둔 ▲스포츠 선수 ▲작가 ▲감독 등은 성취감도 맛보지만 동시에 다음 자신의 행보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심리적 부담을 갖기 쉽고 부담 탓에 자신의 기량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과정과 흐름에서 발생하는 오해라는 설도 존재한다. 성공하는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나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 첫 작품의 떡밥을 회수하느라 두 번째 작품의 이야기가 첫 번째 작품보다 박진감이 넘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기승전결의 과정에서 지루한 부분이 생기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생기는 오해라는 것이다.



  스포츠 선수의 경우 분석이 전혀 되지 않은 신인 때와 달리 상대방이 분석하고 견제를 함으로써 그 선수에 대한 공략법을 찾게 된다. 이런 공략법이 성립되면 아무리 실력이 좋은 신인이라도 첫해에 비해 부진한 모습이 나오게 된다.



  음악계 또한 유독 소포모어 징크스가 많이 나타나는 분야다. 음악계는 사실 다른 분야보다 이 징크스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1집의 경우 평생 쌓아 올린 내공을 선보이는 작품이라 당연히 준비 기간이 길고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2집의 경우 그 부담감을 바탕으로 1집에 비해 단기간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당연히 1집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1집과 비슷한 스타일이라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징크스,

과연 허상일까?



  그렇다면 소포모어 징크스는 실존하는 것일까. 윤영길 한국체대 사회체육학 교수는 “징크스는 우리가 만든 허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두 리그(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신인상을 거머쥔 선수들의 향후 10년 동안 타율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는데, 2년 차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버린 사례가 통계상 훨씬 많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소포모어 징크스를 믿는 이유는 뉴스 가치 때문이다. 1년 차 때 잘했던 선수가 2년 차 때에도 여전히 잘하면 서서히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반면 1년 차에 잘했던 선수가 2년 차 때 못 하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여전히 잘했던 선수보다 2년 차 때 못한 선수의 사례만 부각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헛된 믿음이 생겨났다는 얘기다.



  또한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상 강렬하게 인상이 남았던 것이 예전만 못할 때 사람은 실망하게 되고 이것은 기억에 각인된다. 반면에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을 때, 그전에 실망했던 부분은 잊게 된다. 이러한 심리가 소포모어 징크스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더욱 견고히 만들게 된다.



대2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소포모어 징크스의 원인이 다양하듯이 극복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스타일의 변화를 주는 방법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변화시킨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소포모어 징크스는 심리적인 문제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본인 스스로가 안정을 찾기 어렵다면 심리 상담을 받거나 새로운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결국 소포모어 징크스는 본인이 극복해야 하고 본인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현재 대2병을 앓고 있는 사람, 그리고 본인이 만든 작품 또는 활동을 예전보다 못해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징크스는 인과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건을 관련시킨 미신으로 과학적으로는 의미 없는 현상이다. 징크스나 루틴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해지면 거꾸로 사람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선 징크스는 미신이고 잘못된 믿음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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