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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상품화, VIP 마케팅
노승환 ㅣ 기사 승인 2022-03-07 14  |  656호 ㅣ 조회수 : 1205

  차별의 상품화, VIP 마케팅



▲ 서울 소재 백화점의 MVG 라운지



  VIP는 Very Important Person의 약자로 귀빈이나 중요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흔히 VIP라고 하면 부자라는 인식이 박혀있고 시기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인 사람의 삶과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VIP는 정말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존재일까? VIP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VIP 마케팅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VIP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



  통상 인천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값은 아시아나 항공 기준 170만원 정도 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인천에서 뉴욕까지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수억원이 넘어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든 좌석을 170만원에 판매한다면 비행기를 운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불가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170만원으로 인천에서 뉴욕까지 갈 수 있는 걸까. 비행기에는 이코노미석 말고도 비즈니스석과 퍼스트 클래스가 존재한다. 속칭 VIP라고 불리는 이들의 존재 때문에 우리는 비행기를 값싸게 탈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코노미석을 사는 사람은 인천에서 뉴욕을 가는데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했을 것이다.



  다른 예시로는 라스베이거스에 벨라지오 호텔이라는 5성급 호텔이 있다. 그곳엔 15분마다 노래에 맞춰서 움직이는 분수가 있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이 분수는 한번 운영할 때마다 1천만원을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1층엔 제작비가 약 1천억원인 태양의 서커스 쇼가 상시 상영하고 있다. 호텔 안엔 여러 명품 브랜드도 줄지어 있으며 방안엔 초호화 가구들이 있어 과연 5성급 호텔의 면모를 보인다.



  그렇다면 이 벨라지오 호텔, 1박에 얼마일까. 놀랍게도 싱글룸 기준 20만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호텔은 도대체 어떻게 유지되는 것일까. 정답은 VIP의 존재다. 벨라지오 호텔의 스위트룸은 1박당 약 2억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VIP의 돈으로 벨라지오 호텔은 유지되고 덕분에 우리는 벨라지오 호텔의 모든 호사를 값싸게 누릴 수 있다. 이렇듯 VIP는 우리의 삶에 알게 모르게 많이 기여하고 있다. 



  한 명의 VIP가

  백 명의 손님을

  대신한다



  이러한 VIP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VIP 마케팅이 존재한다. VIP 마케팅이란 고소득층, 사회계층 가운데서는 상류층과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이들이 빈번히 많이 구입하는 제품류를 마케팅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프레스티지 마케팅, 하이엔드 마케팅 등으로 불린다.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난다는 80:20의 파레토 법칙을 교묘히 이용한 마케팅으로써 20%의 상위고객이 기업의 80%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이 법칙으로부터 파생했다. VIP 마케팅의 장점으로는 일반 고객층보다 4~5배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VIP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구매력이 큰 다른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



  VIP 마케팅은 금액대가 비싼 호텔이나 백화점뿐만 아닌 미용실, 모바일게임 등 여러 곳에서 적용되고 있다. VIP 마케팅을 활용하는 곳 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백화점이다. 백화점의 경우 일 년에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VIP 자격이 주어지며, 백화점마다 VIP 고객을 칭하는 이름이 다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VIP ▲VIP+ ▲MVG로 이뤄져 있고 현대백화점은 ▲그린 ▲세이지 ▲자스민,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레드 ▲블랙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트리니티 등 각자 다른 등급제도와 혜택을 내걸고 있다.



  VIP 마케팅은 분명 좋은 마케팅 전략이지만 무턱대고 비싸게 판다고 VIP 마케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로 대체 불가능 해야 한다. ▲한정품 ▲개인 맞춤 ▲주문 대기자 제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로 대중들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고급성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 대중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고가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VIP 역시 인지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또한 타겟으로 노릴 VIP군을 잘 결정하는 것이 좋다. VIP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VIP를 어떻게 유치할지, 어떠한 차별화된 혜택을 줘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손님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옛말



  과거에는 VIP라 하면 범접불가의 느낌이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물론 가장 최상위의 VIP 등급은 여전히 되기 어렵지만, 최하위 VIP 등급은 그렇게 기준이 높지 않다. 이에 많은 VIP들이 생겨나면서 손님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옛말이 됐고 손님이 낸 금액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는 게 당연해졌다.



  이에 많아진 VIP를 더욱 신경 쓰게 되면서 일반 손님들을 방치하는 경우도 더러 생겼다. 이런 경우 일반 고객의 반감을 사게 되고 VIP만 고객이라는 말이 나오기 십상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게임이 있다. VIP의 돈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과도한 현금 결제 유도를 하는 게임은 필연적으로 게임내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고 일반 유저들은 떠나게 된다. 소위 ‘고인물’만 남은 게임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VIP가 있어야 일반 손님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일반 손님들이 있어야 VIP의 존재 의미가 생긴다. 알게 모르게 서로 상부상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VIP 마케팅을 하더라도 일반 손님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업종과 서비스에 따라 VIP가 될 수 있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모두들 언젠가 한 번쯤은 VIP로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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