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원작자를 병들게 하다
표절 논란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항상 뜨거운 이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학술계 ▲가요계 ▲미술계 등 모든 분야에서 표절을 둘러싼 논란 및 갈등은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내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전소연이 ‘방과후 설렘’ 파이널 무대를 통해 작곡한 경연 신곡인 「썬」을 둘러싸고 표절 의혹이 일어났다. 해당 곡이 그룹 에이티즈의 곡 「웨이브(WAVE)」와 후렴구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현재 전소연은 “창작자로서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말하며 사과한 상태다. 표절 논란은 무언가를 창작하는 입장이라면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표절이 무엇인지, 표절의 정의와 표절의 기준 을 알아보자.
표절의 정의 및 기준
표절이란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를 말하며 ‘표적’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는 흔히 표절과 저작권 침해를 혼동해서 두 단어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양자는 맥락과 지향 면에서 서로 다르다. 표절은 윤리적인 행위에 가깝지만, 저작권 침해는 타인의 재산권에 피해를 주는 행위다. 표절은 주로 학술이나 예술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윤리와 관련되는 반면에 저작권 침해는 다른 사람의 재산권을 침해한 법률적 문제와 관련이 깊다. 일반인들은 표절의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표절이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표절인 것들’과 ‘표절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로 표절이 아닌 경우’에 무엇이 속한지 잘 모를 것이다.
‘표절이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표절인 것’엔 ▲자기 표절 ▲2차 창작 ▲무의식적 표절이 속한다. 자기 표절이란 어떤 창작물을 만들 때, 자신의 저작 일부분이나 전체를 똑같이 사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2차 창작에는 오마주, 패러디 등이 속한다. 오마주란 ‘위대한 작품 혹은 작가에 경의를 표하고, 그의 영향력 아래에 있음을 알리는 의미로서 인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패러디란 ‘코미디의 일종으로서 표절의 대상이 된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게 지적 유희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표절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로 표절이 아닌 경우엔 ▲아이디어·소재의 유사성 ▲클리셰·스테레오타입 ▲제목이 같거나 유사한 작품이 속한다. 어떤 창작물이든 아이디어·소재의 유사성만으로는 법적으로 저작권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분이 비슷하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라 판결을 하면 저작권 소송이 남발되고,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자유가 제약을 받고 애초에 누가 원조인지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클리셰란 ‘어떤 장르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구성 요소들’을 의미하며 스테레오타입이란 ‘단순화된 믿음이나 고정적 견해’를 말한다. 이들은 표절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실제로 소송을 걸어도 패소하기 쉽다. 원칙적으로 제목이 같거나 유사한 작품은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가요계 표절 사례
▲(좌 ) 국내 아이돌 그룹 ‘엑소’, (우) 일본 교육 업체 ‘엑사 키즈
어느 분야에서나 표절논란은 발생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요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가요계의 표절 논란의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가요계에서는 표절 논란에 한 번이라도 휩싸인 가수들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논란이 많이 발생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솔로 가수 아이유 또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13년에 「분홍신」을 발매했는데, 이 곡이 2009년 발매한 넥타(Nekta)의 스윙재즈곡인 「히어즈 어스(Here's Us)」의 도입부와 멜로디 라인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소속사 측은 ‘장르의 유사성’을 언급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음원은 아니지만, 로고가 비슷해 표절 논란이 된 사례도 존재한다. 2019년 일본 회사 ‘엑사 키즈’가 엑소의 로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엑사 키즈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당 로고는 표절이 아닌 중복임을 알려드린다”라며 “의도적으로 유사한 로고를 제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덧붙여 “사전 조사 부족으로 비슷한 로고를 제작해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으며, 곧바로 로고 교체를 진행하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표절 없는 세상을 위해
앞서 말했듯이, 표절의 기준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자신이 한 행위가 표절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많은 창작물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더욱 표절에 대한 논란은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표절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자신이 표절 의혹을 제기 받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표절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고 모두가 기준을 잘 지켜서 작품을 창작해낸다면 표절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