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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노력의 결실, 이번에는 맺을 수 있을까?
김계완 ㅣ 기사 승인 2022-04-25 12  |  658호 ㅣ 조회수 : 575

  지난 4년간 노력의 결실, 이번에는 맺을 수 있을까?



  3월 24일(목)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 열렸다. 이날 2001년 개장 이후 열 번째로 약 6만여 석이 매진됐다. 국민의 열띤 응원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이란을 상대로 11년 만에, 홈에서는 17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4월 2일(토)에 진행된 월드컵 조 추첨식은 지상파 3사가 모두 생중계하는 등 최근 월드컵 관련해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조로웠던 최종예선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첫 두 경기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이며 파울루 벤투 감독(이하 벤투 감독) 을 경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후 대표팀의 경기력은 조금씩 올라왔고, 악명 높은 이란 원정에서 12년 만의 승점을 따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8차전 시리아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감독 교체 없이 조기에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최종전인 UAE와의 원정에서 아쉽게 패해 조 1위에는 실패했지만, 우리나라의 약점을 파악한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다.



  우리나라가 최근 10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해 월드컵 진출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은 중간에 감독이 바뀌고, 최종전에서 가까스로 본선 진출을 확정 짓는 등 월드컵 본선 진출이 매번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월드컵에서 상대는?





  월드컵 조 추첨은 포트로 구분해 진행된다. 개최국을 포함해 본선 진출국 중 FIFA 랭킹 상위 1~7위 국가는 포트1에 들어간다. ▲8~15위는 포트2 ▲16~23위는 포트3 ▲나머지 국가들은 포트4에 들어간다. 각 포트당 한 국가씩 뽑아 한 조를 만들어 A~H 8개 조가 생긴다. 유럽을 제외한 대륙의 국가는 한 조에 한 국가만 들어갈 수 있고, 유럽은 한 조에 최대 두 국가가 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포트3에 속했으며, H조에 편성됐다. H조 ▲포트1에서 포르투갈 ▲포트2에서 우루과이 ▲포트4에서 가나가 뽑혔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의 스타 선수가 많으나, 감독의 전술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유럽 플레이오프를 거쳐 간신히 월드컵에 진출하는 등 포트1 국가 중에서는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2 한일 월드컵 조별 예선 3차전에서 박지성 선수의 결승 골로 1-0으로 이긴 경험이 있다.



  우루과이는 주축 선수들이 나이가 많지만,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힘든 상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2로 아쉽게 패한 적이 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우루과이 상대로 2-1 승리하며 월드컵에서의 복수에 성공했지만, 상대 전적은 1승 1무 6패로 열세다.



  가나는 월드컵 진출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으며, 아프리카 플레이오프를 거쳐 간신히 월드컵에 진출했다. 가나는 FIFA 랭킹은 낮지만,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는 상대하기 까다롭다. 또, 최근에 기량이 뛰어난 이중국적의 선수를 합류시키려는 행보를 보여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도전해볼 만하다’의 진짜 의미



  대다수 전문가는 H조를 ‘도전해 볼 만하다’, ‘괜찮은 조 편성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일본의 조 편성이 있다. E조 포트3 국가를 추첨할 당시 ▲우리나라 ▲일본 ▲모로코가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고 E조 포트1, 포트2 국가로 스페인과 독일이 이미 편성된 상태였다. 스페인과 독일은 전통의 강호이자, 최근 기세가 좋아 무조건 피해야 할 국가로 꼽힌다. 다행히 포트3 국가로 일본이 들어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도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스페인과 독일에 비해 그나마 해볼 만하다.



  우리나라의 목표는 조 1위가 아니라 2위라도 기록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포트1 국가 중 약팀을 만난 것이 마냥 좋은 일이 아닐 수 있다. 포트1 국가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며 3전 전승을 거두는 것이 우리나라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객관적으로 3위의 전력일 때) 4위 국가를 잡고, 2위 국가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2위 국가가 다른 나라와의 경기에서 미끄러지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기록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아르헨티나가 3승을 거두며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였고, 우리나라와 16강 경쟁을 펼칠 거라 예상됐던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에 패하고 우리나라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미끄러져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H조처럼 모든 국가가 해 볼 만할 때는, 서로가 물고 물릴 수 있으므로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우리나라는 운이 좋으면 우수한 성적으로 1위로 진출할 수도 있지만, 운이 나쁘면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언더독



  우리나라는 FIFA 랭킹 29위로, 본선 참가 32개국(현재는 29개국만 확정된 상태) 중 22위라고 볼 수 있다. 즉, 월드컵 진출국 중 약체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객관적 전력으로는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낮다.



  그러나 아직 절망하기는 이르다. 보통 월드컵은 유럽 축가가 휴식기인 6~7월에 열리지만, 이번 월드컵은 카타르의 기후를 고려해 11~12월에 열린다. 유럽 축구가 한창 시즌을 치를 때, K-리그는 시즌이 종료된 뒤 월드컵이 열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또, 축구공은 둥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우리나라가 독일을 꺾을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벤투 감독이 우리나라 지휘봉을 맡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벤투 감독은 처음으로 월드컵 준비에 4년을 모두 보낸 대한민국 축구 감독이 됐다. 그만큼 조직력이 갖춰졌다고 판단돼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기대케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재계약해 우리나라 대표팀을 오랫동안 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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