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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힘을 발굴하는 채굴꾼
강문경, 황아영 ㅣ 기사 승인 2024-11-05 14  |  696호 ㅣ 조회수 : 35

 지난 10월 10일(목)부터 10월 13일(일)까지 4일간 크리에이티브X성수의 문화창조산업페어(이하 CT페어)에서 우리대학과 ㈜피이그가 협업한 AI 아트 전시회가 열렸다. 우리대학 학우들이 참여한 ‘창조적 경계’ 테마에서는 AI, 채굴꾼, 그리고 관람객이 실시간으로 ‘성수 사이버 펑크 사가’를 써 내려갔다. 현장의 채굴꾼들은 AI와 관람객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3자 간의 대화를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성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창작을 이끌어냈다. 전시 기간 동안 창작된 이야기들은 데이터로 누적돼 하나의 사가로 추출될 예정이다. 사가란, 아이슬란드어로 ‘말해진 것, 말로 전하다’는 의미로 산문체로 작성된 장편 소설을 뜻한다. 이 전시에는 우리대학 김경훈, 김규원(시디·22), 맹현아(문창·24), 박재우(컴공·20), 심재민(화생공·19), 현희재(문창·24) 씨가 채굴꾼으로 참여했다.



AI 프로그램과 티키타카, 새로운 창작물 완성



 CT페어는 성수역 3번 출구에서 가까운 에스팩토리 D동에서 진행됐다.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자 마치 미래의 최첨단 도시가 연상되는 공간이 나타났다. 전시의 첫 순서로 우리대학 학우들이 참여한 ‘창조적 경계’ 테마가 보였다. 중앙에는 두 명의 ‘채굴꾼’이 프런트에 앉아있었고, 관람객들은 그 앞에 배치된 컴퓨터를 통해 AI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AI, 관람객 그리고 채굴꾼 3자 협업을 통해 소설을 창작하는 과정을 경험시켜준다.

▲ 성수동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모이는 중앙 프런트



 이 전시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을 강의하는 오영진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컴퓨터공학과, 문예창작학과, 시각디자인학과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여러 관점에서 소설 속 세계관을 구축했다. 각자 구체적인 캐릭터를 구상하고 캐릭터의 특성을 그대로 시스템에 입력했다. 시스템에 부여된 규칙에 따라, 성수동의 미래를 배경으로 각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개되도록 설정했다.



 채굴꾼은 “성수동을 배경으로 한 소재로 프로그램에 내장된 캐릭터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관람객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창구가 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명령 프롬프트를 통해 컴퓨터에 다음 이야기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전시 중앙의 모니터에 그 내용이 기사 형태로 떠오른다.



 소설을 창작해 본 경험이 거의 없어 다음 이야기를 떠올리는 데 어려움이 닥칠 때 ‘채굴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의 디스플레이 우측에 있는 ‘채굴꾼과의 대화창’에서 다음 이야기를 전개할 조언을 요청하면, 지금까지 작성된 내용을 보고 적절한 조언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자신이 만든 세상이 파괴되기 직전 어떤 선택을 할지 작성해 보라”는 등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혼자 소설을 쓸 때보다 채굴꾼의 도움으로 창작의 장벽이 한층 낮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채굴꾼으로 참여한 박재우(컴공·20)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창조적 경계’ 전시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한다.



 A.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인간의 위치를 다시 위로 올리고 싶어 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으면 어쩌지’ 위기감을 느끼지만 여전히 인간의 역할은 중요하다. 생성형 AI가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기계 간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에 인간이 중심에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 이 전시는 인간, AI,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역할인 ‘채굴꾼’이 협업해 소설을 창작하는 프로그램을 체험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관람객)이 중점이 되도록 초점을 맞추려 했다. 정리하면, ‘인간’을 중점으로 AI와 협업해 소설을 창작하는 과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경험시키기 위해 제작됐다.



Q. 채굴꾼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채굴꾼의 역할을 설명하려면 ‘채굴’이라는 단어의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채굴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 아니다. 땅속 깊이 숨어있는 귀한 재물을 건져 오는 것이다. AI도, 일반 사람인 관람객도 모두 창작을 위한 역량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I는 보편적인 결과물을 출력하는 방식이라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사람도 창작 과정에 익숙하지 않아 두려워한다. 채굴꾼은 AI와 관람객이 내재하고 있는 창작의 힘을 문장으로써 끄집어 내는 역할을 한다.



Q. 전시 기간 동안 채굴꾼으로서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자 했는지?



 A. 관람객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이끌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채팅을 통해 원하는 이야기의 방향성을 묻고 관람객이 이야기를 쓸 차례일 때 지켜보며 응원하거나 조언했다. 관람객이 AI의 물성에 대해 그리고 창작의 본질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를 바라며 참여했다.



Q. 전시를 마무리하며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A. 관람객이 AI를 도구로써 창작 과정을 겪어보는 경험을 통해 AI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긴 소설을 쓰려 하면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머뭇거리지 말고 도전해 봤으면 한다. 이 프로그램은 관람객의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보정해 주기 때문에 이전보다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강문경 기자 rivmun@seoultech.ac.kr 사진 | 황아영 수습기자 디자인 | 윤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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