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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원에 갇힌 음원 수익, 무명 가수 경제적 위기 심화
김종현 ㅣ 기사 승인 2025-02-17 20  |  700호 ㅣ 조회수 : 53

 지난 2011년 미국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서비스를 시작하며 기존 음원 시장 질서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이전까지 실물 앨범이나 라디오에 의존하던 청취자들은 자유롭게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매해 성장을 거듭해 2024년 12월 기준 유튜브뮤직은 우리나라에서 720만명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과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도 주목받지 못하는 무명 가수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의 차트 상위곡 중 무명 가수 출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그마저도 이무진, 임영웅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음반 발매, 쉬워졌지만 유통의 벽은 여전



 최근 1인 출판문화가 확산함과 동시에 1인 음반 발매도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실물 앨범을 발매하지 않고 디지털 앨범만 발매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음반 발매가 비교적 쉬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시스템상 실연자(가수)가 직접 서비스사업자(멜론, 지니뮤직 등)에게 음반을 유통하기는 어려워 실연자 대다수가 저작권을 관리하는 유통사에 수수료를 지급해 관련 업무를 위임하고 있다. 유통사는 규모에 따라 ▲대형 유통사(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니뮤직 등) ▲중형 유통사(포크라노스, 미러볼뮤직 등) ▲소형 유통사(드스트로킷, 튠코어 등)로 나뉜다. 인기가 적은 신인급 가수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수수료를 적게 가져가는 중·소형 유통사와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잦다. 다만 중·소형급 유통사라 하더라도 계약 전에 음원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약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수에게는 단 0.35원 주어져



 멜론, 지니 뮤직 등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는 음원이 재생된 횟수에 비례하게 매출액을 산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징수 규정에 따르면 각 매출액은 ▲스트리밍 1회당 7원 ▲다운로드 1회당 700원이다. 이중 가수(실연자)가 가져갈 수 있는 비중은 약 6.3~6.5%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0%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가 수수료를 명목으로 가져가 가수는 1회 재생당 0.35원가량을 지급받게 된다. 지난 2월 8일(일) 기준 멜론 일간 차트 1위 곡인 지드래곤의 「HOME SWEET HOME (feat. 태양, 대성)」은 하루 22만여 번 스트리밍됐다. 이를 단순 계산한다면 약 8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가수(실연자)를 제외한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유통사, 저작권자(작곡·작사·편곡)는 각각 29.1%, 42~45%, 10%에 해당하는 비율에 따라 수익을 받고 있다. 대중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연자(가수)의 비중이 적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명 가수의 음반은 하루 100회 미만의 스트리밍 기록을 낸다. 이는 한 달에 약 2,000원도 안 되는 수익이다. 때문에 대다수의 무명 가수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출신의 가수 임영웅은 지난 2023년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무명 시절 한 달 수입이 30만원이라 음식점 서빙, 공장, 마트, 편의점 등 안 해본 알바가 없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며 무명 가수 시절 금전적으로 어려웠던 경험을 토로했다.

 



오디션으로 향하는 무명 가수들



 오디션 프로그램은 무명 가수에게 기획사 없이도 데뷔할 수 있고 빠른 인지도 상승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신호등」, 「눈이 오잖아」 등 인기곡을 발매한 가수 이무진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악뮤 모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예능으로 분류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이라는 특성 때문에 숨겨진 실력파 가수를 찾는 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방송적 재미를 위해 출연한 가수의 가정환경이나 감동적인 사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연출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가수의 실력을 고려하기보단 예능에 적합한 연예인을 찾는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사운드클라우드, 대체재 될 수 있을까



 지난 2007년 독일에서 설립된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는 독립 아티스트가 직접 음원을 유통함에 따라 수익화가 가능해 독립 음악가를 위한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빌리 아일리시, 포스트 말론 등이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음원 업로드를 시작해 유명해지게 됐다. 국내에서도 창모 등의 가수가 유명해지며 힙합 분야를 중심으로 이용자 수가 늘어났다.



 사운드클라우드는 지난 2017년 저작권 문제로 인한 사용자 이탈 등의 이유로 파산 직전까지 도달한 바 있다. 현재는 트위터(現 X) 등의 긴급 투자로 일단락된 상황이다. 무단 샘플링*으로 비롯되는 저작권 침해 문제로 인해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워너뮤직 등의 음원 유통사에서 사운드클라우드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된 음원이 삭제되는 일도 벌어졌다. 무단 샘플링의 저작권 침해 여부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사운드클라우드 측의 무통보 삭제 조치는 많은 독립 아티스트가 이탈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 샘플링: 기존에 있던 곡의 일부를 잘라내 새롭게 만드는 곡을 구성하는 행위


 

김종현 기자 24100076@seoultech.ac.kr

디자인 |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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