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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 없이도 길이 남을, <퍼펙트 게임>
이혜원 ㅣ 기사 승인 2025-04-17 15  |  702호 ㅣ 조회수 : 41



 



 2025 KBO가 60경기 만에 누적 관중 100만명을 돌파하며 44년 역사상 최소 경기 100만 관중을 기록했다. 뜨거운 열기로 경기장이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으로 특유의 연고지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야구는 프로 리그가 있는 스포츠 중에서도 연고지 팬들의 애정이 각별한 편이다. 이 독특한 지역 연고 체계와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잘 담아낸 영화 중 하나가 바로 박희곤 감독의 2011년 작 <퍼펙트 게임>이다.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로, 당시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투수 故 최동원 선수와 해태 타이거즈(現 KIA 타이거즈) 투수 선동열 선수의 실제 경기를 모티브로 한다. 많은 대중이 두 전설적 투수의 빅 매치를 고대했는데, 1987년 5월 16일 부산의 사직 야구장에서 이 대결이 성사된다. 당시 두 선수는 무려 ‘연장 15회 끝 무승부’라는 대 접전을 펼쳤다. 영화는 치열한 승부 끝에 두 선수가 서로의 부상을 감싸안고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 영화는 1980년대의 야구 팬 문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영화에서 선수들은 팀의 연고지를 거닐며 팬들의 직접적인 응원과 지지를 받는다. 다만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팬들의 응원 문화가 지금보다 호전적이기 때문에 갈등 상황에서는 양측이 물리적인 충돌을 벌이는 등 다소 과격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물론 영화적인 과장이나 각색이 적극적으로 연출된 작품이므로 이를 감안하고 감상할 필요는 있다.



 <퍼펙트 게임>은 한국 엘리트 체육의 어두운 면을 은유하기도 한다. 무명 선수의 애환이나 부상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여야 하는 에이스 선수들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이런 서사적 장치들은 영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동시에 현대의 대중들에게도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에 <퍼펙트 게임>은 스포츠 영화로만 해석되기에는 아쉽다. 1980년대의 정치적 배경이나 당시의 야구 및 팬 문화는 물론이고 선수들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담아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게임은 무승부였기에 ‘퍼펙트’한 게임이 아니었을까. 치열하게 벌인 접전 끝, 그 누구도 이기거나 지지 못했다는 것은 두 선수 모두 “일구일생, 일구일사(공 하나에 살고, 공 하나에 죽는다)”의 정신으로 임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경기가 없는 매주 월요일, 집에서 감상할 야구 영화를 찾고 있다면 <퍼펙트 게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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