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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보는 즐거움에서 하는 즐거움으로
황아영 ㅣ 기사 승인 2025-07-13 18  |  705호 ㅣ 조회수 : 0



 영화관이 영화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영화관 연간 총 관객 수가 1억 1천만 명을 넘었으나, 코로나-19 이후 6천만~7천만 명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평균 23% 오른 티켓값과 OTT 플랫폼의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화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영화관은 생존을 위해 상영 중심의 구조를 탈피하고,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CGV는 종로점을 시작으로 전국 7개 지점에 클라이밍 시설을 설치해 관객 유치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CGV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이밍 시설 도입 후 상영관 수는 줄었지만 관객 수는 유지됐으며, 부가 수익 창출에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구로점 이용객 이준희씨(25)는 “영화 보고 바로 운동까지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전했다. CGV는 또한 영등포점 등 일부 지점에 만화카페 ‘롤롤’을 설치해 관객이 영화를 보기 전후 식사와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다층화했다. 메가박스는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낮잠을 잘 수 있는 ‘낮잠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우리대학 강경래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이하 강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표준화된 영화관이 생기기 전, 영화는 보드빌이나 연극 같은 공연의 일부로 상영됐다”며, “지금의 변화는 영화관의 잊힌 가능성을 되살리는 과정이자 의미를 확장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 CGV의 클라이밍 서비스 'PEAKERS 구로' 내부 전경 (출처=CGV)


 

콘서트부터 스포츠까지… 상영 콘텐츠의 진화



 영화관은 상영 콘텐츠 자체의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 콘서트 실황 상영과 스포츠 생중계를 통해 극장을 찾는 이유를 새롭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4일(금)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인피니트 15주년 콘서트 리미티드 에디션 더 무비’의 라스트 싱어롱* 상영회가 열렸다. 팬 이모씨(26)는 “집 가까운 곳에서 공연처럼 즐길 수있고, 전용 굿즈를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CGV는 KBO리그도 생중계하고 있다. 유니폼을 입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팀 응원가를 함께 부르며 내는 함성은 야구장 못지않다. 오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도 3면 스크린과 5.1채널 서라운드를 활용한 ‘SCREENX LIVE’로 상영될 예정이다. CGV는 팬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월간 CGV 씬-스틸러상’을 신설, 매월 야구장에서 가장 영화 같은 장면을 만든 선수나 관계자를 선정해 상금 100만 원을 수여하고 있다.



 강 교수는 “대형 스크린과 공동 관람의 몰입감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라며, 앞으로 영화관이 단순한 상영관을 넘어 문화적 소통의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라이브 시네마 첫 번째 테마 '우정' 내부 공간 (출처=롯데컬처웍스)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영화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은 몰입형 체험공간 ‘라이브 시네마’를 운영 중이다. 관객이 스토리 속 주인공이 돼 전문 연기자(씬스틸러)와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롤플레잉 체험으로, 영화관의 높은 층고와 공간감을 살려 영화 세트장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주요 테마는 동창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 ‘우정’, 늦은 밤 학교에서 분신사바를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 ‘학교: 그 날의 이야기’가 있으며, 7월 주말 예약은 이미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롯데시네마에서 진행한 ‘<파묘> 무비퀘스트’는 관객을 영화 속 플레이어로 초대한 이색적인 콘텐츠다. 고객 참여형 추리 게임으로,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곧바로 퀘스트가 시작된다. 관객은 눈 덮인 길을 헤매는 무당 ‘나(플레이어)’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영상을 통해 단서를 찾아야 한다. 영상 속 단서를 바탕으로 카카오톡 챗봇을 통해 30분 이내에 3가지 퀘스트를 완료하면, 퇴장 시 특별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스피드 데이팅, ASMR 상영회, 뜨개질 상영회 등 다양한 테마형 상영 프로그램도 시도하며, 영화관은 상영을 넘어 관객의 체험과 참여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화관의 미래, 문화 소통의 중심으로



 강 교수는 앞으로 영화관이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영화관이 지속 가능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영화 매체의 잠재력을 살려 새로운 감각과 능동적 체험을 제공하는 기획과 큐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관을 단순한 스크린 소비 공간이 아니라, 관객들이 사회적 관계를 맺고 문화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공적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어 “VR·AR 같은 첨단 기술 도입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한 독립영화 상영,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체 중심 프로그램,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문화 교류의 거점으로서 역할을 넓혀, 영화관이 한국 대중문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싱어롱 상영: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함성을 지를 수 있는 관객 참여형 상영


 

황아영 기자

ayoung6120@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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