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생활비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용이다. 현재 우리대학의 재학생 수(학부생, 대학원생, 외국인 대학생 포함)는 약 14,000명이다. 그중 5,400명은 수도권 거주 학생이고, 나머지 약 8,500명은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다. 하지만 우리대학 기숙사 수용률은 약 2,500명이다. 6,000명의 학생은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하고 주변에서 생활할 곳을 구해야만 한다. 수도권에 거주하더라도, 왕복 2~3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기숙사 수용률은 학생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고, 편의를 이유로 많은 학생이 자취를 꿈꾸지만 비싼 방값을 생각하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자는 우리대학 인근의 자취방 시세를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 매물 애플리케이션인 ‘직방’을 통해 방의 월세 및 전세와 보증금 가격에 대해 알아봤다. 먼저 공릉동의 경우, 평균 월세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34만원이고 전세금은 평균 6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역이 위치한 공릉역의 경우는 보증금 5백만원에 월세는 39만원 정도로 나타났고, 평균 전세가는 5천 8백만원으로 공릉동 전체의 집값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우리대학 주변인 하계역과 태릉입구역도 공릉동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양한 주거지원 정책
임대주택 지원
임대주택 지원은 임대를 목적으로 건설해 주택이 필요한 대상에게 공급하는 제도이다. 대학생·청년·신혼부부는 무소득 또는 소득이 적어 주거비용이 부담이다. 따라서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에서 이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관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 한국사학진흥재단(이하 사학재단)이 있다. 이 기관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 지원으로 ▲행복주택-LH ▲역세권 청년주택-SH ▲기숙사형 청년주택-LH, 사학재단 ▲행복기숙사-사학재단 ▲공공기숙사-SH가 있다.
대부분 가구의 소득을 기준으로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통계청의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이하 월평균 소득)을 활용하며, 2019년도 월평균 소득은 월 616만 5,202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의 50%(월 308만 2,601원) 이하 ▲80%(월 493만 2,161원) 이하 등으로 나눠 순위를 책정한다. 임대주택마다 책정한 비율과 순위가 다르므로 본인이 신청하고자 하는 임대주택의 공고를 살펴봐야 한다. 이외에도 자산, 집과 학교와의 거리 등 다양한 자격 기준이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이 가까운 곳이나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행복주택의 특징은 공급물량의 80%를 대학생·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방의 규모가 작지만, 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60~80% 정도로 저렴하다. 임대 기간은 최초 2년 계약 후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번 달 중순, 2019년 3분기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 예정이다. 이번 모집에는 수도권에 총 19곳(6,041호)을 공급하고, 이 중 대학생·청년 계층은 9곳에 지원할 수 있다. 당첨자는 2020~21년 사이에 입주한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SH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역세권에 위치한 임대주택이다. 지하철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지난 9월에 첫 모집을 했고, 충정로역, 강변역 인근 583호가 공급됐다. 올 하반기에 합정역, 장한평역, 동묘앞역을 모집할 계획이다. 임대 기간은 최초 2년 계약 후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월 임대료는 7~15만원이다. 하지만, 임대 보증금이 최소 3천 3백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대학생과 청년계층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학교 밖 소규모 분산형 기숙사’이다. 기관에서 주택을 매입해 생활편의시설을 설치한 후 기숙사처럼 운영하는 방식이다. 월 임대료는 2인 기준 19만원이고, 임대 기간은 최초 2년 계약 후 6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지난 3월, 구로구 개봉동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하반기에 종로구 연지동에 2곳, 서대문구 대현동 1곳을 추가 모집했고, 2022년까지 10,000명이 입주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행복기숙사는 사학진흥기금을 통해 건립된 기숙사로, 여러 대학 학생이 연합으로 사용한다. 약 10%에 달하는 서울권 대학 기숙사의 저조한 수용률과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월 임대료는 4인 기준 약 20만원이다. 서울 내 행복기숙사는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고, 성북구 동소문동(한성대역) 기숙사는 공사 중이다.
희망하우징은 SH에서 매입한 다가구주택 및 건설한 원룸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서울 내 총 6곳(▲마포구 연남동 ▲노원구 공릉동 2곳 ▲강서구 내발산동 ▲성북구 정릉동 ▲은평구 갈현동)이 있다. 월 임대료는 2인 기준 12만원이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지자체가 인원을 배정받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주시는 협약을 통해 강서구 내발산동 희망하우징에 청주시 관내 고교를 졸업한 수도권 대학생 20명을 선발했다. 다만 다른 임대주택 지원 정책보다 공고가 적다. SH 홈페이지보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모집 공고를 찾기 쉽다.
본지는 임대주택 거주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의정부시 호원동 LH 행복주택에 거주 중인 박연희 씨는 행복주택의 장점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편한 주거 환경”을 꼽았다. “월 6만 4,000원의 임대료는 기존 월세보다 부담이 적다”라고 말했다. 또한 “행복주택 단지 내 다양한 부대시설(도서관, 어린이집, 경로당) 등이 있어 거주하기 좋은 환경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 씨는 행복주택의 단점으로 “높은 보증금과 경쟁률”을 지적했다. 행복주택은 보증금을 많이 지불하면 임대료를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낮은 월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보증금이 필요하다. 보증금 3~5백만원의 경우, 월 임대료는 13~15만원 정도다. 또 박 씨는 “행복주택은 모집 세대가 적고 많은 사람이 지원해 경쟁률이 높아 청약받기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임대자금 지원
다양한 임대주택이 대학생, 청년 계층에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인원을 수용할 만큼 충분하지 않고 경쟁률이 높아 입주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임대주택에 입주해도 자신의 대학과 거리가 먼 경우, 추가적인 시간과 경비가 낭비되는 문제도 있다. 임대자금 지원은 주택을 임대하기 위해 필요한 전세를 공공기관, 은행에서 대출하는 방식이다. 대출 조건은 소득, 거주지,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청년 전세임대주택은 LH가 입주자를 대신해 전세금을 내주는 방식이다. 입주자는 청년 전세임대주택이 가능한 방을 구하고 각종 서류를 LH에 제출한다. LH는 수도권 기준, 최대 1억 2천만원까지 지원한다. 이후 입주자는 LH가 지원한 전세금에 대한 보증금을 부담해야 하고, 전세금에 대한 월 이자를 부담하면 된다. 월 이자가 월세를 대신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입주자가 전세 8천만원의 방을 구했을 때, LH에 보증금 1백만원과 월 이자 약 13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주택도시기금에서는 대학생과 청년 계층을 위해 두 가지 전세금 대출을 운영 중이다.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낮은 금리로 보증금을 대출하는 방식이다.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고, 연 금리는 1.2%이다. 즉, 전세가 1억원인 방을 구한다면, 월 이자료는 약 10만원이다. 단, 대출 대상은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 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의 청년창업 지원을 받은 청년이다. 임대 기간은 최초 2년 계약 후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다음은 청년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이다. 최대 3천 5백만원 이내(보증금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전세보증금의 20%는 자신이 마련해야 한다. 연 금리 2.3%~2.7%이며 최초 2년 계약 후 10년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대출 이외에도 서울형 주택바우처가 있다. 주택바우처는 서울시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지원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소득인정액 중위소득 60% 이하(4인가구 기준, 월 276만원) ▲월세 계약으로 주택에 거주 ▲전세전환가액 9천 5백만원 이하[전세전환가액= (월 임대료 x 75) +임대보증금] 등의 조건이 필요하고, 월 5~7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청은 상시접수로 주민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마이홈포털
앞서 살펴봤듯이 청년·대학생을 위한 많은 주거지원 정책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정책의 이름과 내용이 비슷하고, 여러 자격 기준의 명칭이 생소하다. 또한 내게 맞는 정책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마이홈포털’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이홈포털 상단에 ‘자가진단’을 클릭하면, ▲주거급여 ▲공공주택 ▲주택금융에 관한 검사가 가능하다. 응답자가 해당하는 항목을 선택하고, 응답 결과에 따라 각종 주거지원 정책 가능성을 알 수 있다. 응답자의 자격 조건에 따라 다양한 기관의 임대주택 정보도 제공된다. 자가진단 중 이해가 어려운 용어나 정확한 값을 입력해야 하는 곳이 기재가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문항 우측에 ‘?’ 또는 ‘도움말’에 상세한 정보가 있어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