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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캠퍼스 성장일기
류제형 ㅣ 기사 승인 2021-03-28 13  |  643호 ㅣ 조회수 : 1520

우리대학 캠퍼스 성장일기



▲ 경기공업개방대학 캠퍼스 마스터플랜 조감도(1985)



공릉동 정착기



  1910년 4월 공립어의동실업보습학교에서 시작된 우리대학은 2021년 올해 어느덧 111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우리대학은 종로구 어의동, 아현동을 거쳐 1980년 공릉동 캠퍼스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대학의 111년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발전 계기는 현재의 공릉동 캠퍼스를 확보하고 이전한 것이다. 1980년 1월 공릉동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비로소 종합대학 레벨의 체계적 교육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공릉동 캠퍼스는 40여만 평의 대규모 부지로 이뤄졌으나, 우리대학이 이전할 때 한국전력의 원자력 관련 시설 부지와 신설된 경기기계공고 부지로 분할돼 대지면적 521,334㎡(157,980평)에 축소 및 배정됐다. 캠퍼스 이전 당시 홍순철 학장(이하 홍 학장)은 캠퍼스 이전의 결정권자인 박정희 前 대통령(이하 박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로 인한 예상치 못한 변동을 우려해, 엄동설한 1979년 12월 26일부터 서둘러 이전을 감행했다고 회고했다.



  아현동에서 공릉동으로의 캠퍼스 이전에는 홍 학장의 헌신적 노력이 숨어 있다. 홍 학장은 1979년 우리대학이 경기공업전문학교에서 경기공업전문대학(이하 경기공전)으로 개편되면서 경기공전 초대 학장으로 발령됐다. 당시 아현동 캠퍼스는 도심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에 날마다 자동차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때마침 공릉동에 있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관악산으로 이전하게 되자, 홍 학장이 직접 문교부(현 교육부)를 찾아 경기공전을 공릉동으로 이전하게 해달라는 청원을 하게 됐다.



  이후 홍 학장은 캠퍼스 이전계획 차트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설득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5,000자 정도의 친필을 통해 공릉동 캠퍼스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경기공전의 캠퍼스 이전을 승인했다. 그러나 10·26 사건이 발생해 박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정국이 어수선해지자, 이에 홍 학장은 캠퍼스 이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이전을 감행했다.



  공릉동에 정착한 직후, 당시 캠퍼스 상황은 조악했다. 고도 제한으로 3층 이내의 낮은 건물이 주를 이뤘고 유리창이 깨진 것은 물론 심지어 대학 본부 역할을 했던 다산관 앞에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이전하면서 관상수를 캐낸 흔적도 있었다. 양주승 교수학습개발센터 팀장은 당시 상황에 관해 “무궁관과 미래관 부근을 보면 흉가가 떠올라 밤에 지나다니기 두려울 정도였다”라며 “당시 비 오는 날 교내 12동 건물의 순찰을 하며 숙직했던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등줄기가 오싹하다”고 말했다.



  공릉동 이전 이후 약 40여 년 간 캠퍼스는 매우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980년부터 1995년까지는 이전한 캠퍼스가 정착하고 대학으로서 면모를 갖춰나가기 시작하던 시기이다. 캠퍼스 이전 이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변화는 대학체제가 도입된 것과 뒤이어 다양한 학과들이 활발하게 개설된 것이다.



  대학체제가 도입된 1982년에 전자계산학과가 신설된 것을 기점으로, 1984년에 ▲기계공학과 ▲기계설계학과 ▲건축공학과 ▲토목공학과 ▲산업디자인학과 ▲전기공학과 ▲전자공학과 ▲화학공학과 ▲환경공학과 ▲산업안전공학과 ▲금형설계학과 ▲산업공학과 등 총 12개 학과가 신설됐다. 1987년에 재료공학과와 공예학과가 신설돼 총 15개 학과로 늘어났고 1996년의 안경광학과가 개설된 이후에야 쇄도하던 학과 신설의 흐름이 멈췄다. 1980년 캠퍼스 이전 당시의 개설학과가 교양 관련 과를 포함해서 9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본다면, 캠퍼스 이전 이후 1996년까지 총 24개에 이르는 학과가 신설된 것은 대학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모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따라 시설의 규모도 급격하게 증가해 캠퍼스 전체의 인상을 변모시켰다. 1980년 캠퍼스 이전 시 대학 소유의 총 건물면적은 69,001.9㎡였는데, 이를 2020년 예상되는 총 건물면적 301,812㎡와 비교하면 40년간 4.37배로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 이전 시 보유 건물 중 남아있는 건물은 7동(연면적 43,544㎡)이며, 1980년 이후 지어진 건물은 32동(연면적 258,268㎡)으로 전체면적의 85%에 해당한다. 그 사이 저층 규모의 나지막한 건물이 주조를 이루던 캠퍼스 환경은 고층화된 환경으로 급속히 변경됐다.



공간 수요의 폭증



  시설 총량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걸친 급격한 학과 신설로 인해 캠퍼스는 공간 수요의 팽창이라는 새로운 난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학생 수 증가에 따른 공간 수요와는 별개로, 학과 신설과 체제 정비에 따른 공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는 캠퍼스 시설 확충과 공간정비가 본격화된 시기이다. 1990년대 중반 공릉동 캠퍼스로의 이전 이후 급증했던 학과 신설과 체제 정비로 인해 교육 시설의 부족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신임 교수에게 연구공간은 고사하고, 교수연구실을 제대로 마련해 주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시설의 양적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쾌적성을 높이자고 요구할만한 여유도 없었다. 학생들의 입에서 교실 환경이 초중고 시절의 환경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다행히 1990년대 중반 이후 교외에서 영입된 총장들은 교육 시설의 확충과 개선에 적극적으로 대처했고, 5대 최동규 총장 재임기를 기점으로 시설 확충이 본격화됐다. 1990년대 중반에는 캠퍼스 동북부에 산업도로가 개설됐다. 2000년대 중반에는 동북부 언덕 상부에 서울테크노파크가 착공됐다. 오늘날에도 해가 질 때마다 서울테크노파크의 간판이 밝게 빛나며 존재감을 뽐낸다. 이 변화들이 오늘날의 우리대학 캠퍼스 전체를 순환하는 동선체계를 확립한 것이다.



  2004년 이후는 캠퍼스 시설의 대형화, 고층화가 진행된 시기로, 8대 윤진식~12대 이동훈 총장 재임 기간이다. 서울테크노파크 설계 시점인 2005년 이후 더는 저층 건물로는 캠퍼스 환경은 보존할 수 없었기에, 신축건물은 대형화, 고층화되기 시작했으며 캠퍼스의 외곽지역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미래관(2006) ▲어학원(2007) ▲KB학사(2007) ▲성림학사(2008) ▲서울테크노파크(2008) ▲100주년기념관(2009) ▲프론티어관(2010) ▲다빈치관(2012) ▲무궁관(2014) ▲테크노큐브동(2017) ▲창조융합연구동(2021) 등이 차례대로 들어섰다.



▲초대홍순철학장



공간을 돌아보다

캠퍼스 마스터플랜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우리대학 캠퍼스 발전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구성원들의 고충과 불만이 항상 존재했고, 끊임없이 캠퍼스의 문제점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에 우리대학에서는 마스터플랜이라는 체계적인 보고서가 등장했다. 마스터플랜이란, 캠퍼스를 정비하고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목적으로 캠퍼스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분석하고 정리한 보고서를 말한다.



  우리대학 마스터플랜은 1985년 화영건축사사무소에서 『경기공업개방대학 캠퍼스 마스터플랜』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 마스터플랜은 새롭게 자리 잡은 캠퍼스에 관한 구성원의 희망을 담은 최초의 체계적인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1985년 기준으로 7,873명의 학생, 168명의 전임교원, 48명의 조교, 227명의 직원을 기본 지표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 실린 조감도에는 캠퍼스 동쪽에 예정된 산업도로가 반영됐고 아울러 후문 개설도 이미 검토됐다. 시설배치는 캠퍼스 계획이 비교적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가용부지부터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설의 평가와 확충에 치우쳐 있어서 캠퍼스의 구조에 관한 체계적 접근이 미처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새로운 단계의 캠퍼스 종합계획은 2000년에 작성된 『서울산업대학 캠퍼스 종합계획』에서 구체화됐다. 종합계획 연구진은 캠퍼스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교수들로 구성됐고, 폭넓은 요구사항 청취와 2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작성된 보고서에서 캠퍼스 공간계획의 기본 골격이 된 지침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캠퍼스 종합계획의 가장 중요한 지침은 한마디로 ‘중앙부는 낮고, 외곽부는 높은 스카이라인’을 유지하는 것이다. 제한적인 용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층화가 필연적이지만, 캠퍼스의 중앙부인 전면 진입광장과 연못 주위 녹지 공간에는 시야를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배치하지 않도록 하고, 고층화되는 건물은 캠퍼스의 외곽부 또는 그간 방치돼 온 자투리땅이나 교외 소유부지를 활용해 밀도를 높이자는 제안이 3가지 항목으로 정리된 것이다.



  2000년도 계획안에서 수립된 이 기본 틀은 이후에도 대체로 준수되면서 보완돼왔다. 2008년부터 붕어방 주변의 수변공간이 적극적으로 정리돼 대학 구성원들에 의해 좋게 평가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종합적으로 볼 때, 외형적 성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연 친화적이고 조화로운 환경을 보존하면서 캠퍼스를 가꿔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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