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 전환 10년, 산업대의 탄생과 마무리를 돌아보다
우리대학은 1910년 공립어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한 이래 지난 2010년 100주년을 기념해 현재의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고, 2012년에 공식적으로 일반대학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산업대학에서 일반대학으로의 전환이 어느덧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대학은 현재도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며 사회에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우리대학 개교 112주년을 맞이해 ▲우리대학의 역사 ▲산업대에 대한 설명 ▲일반 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 ▲산업대 당시의 취업률에 대해 살펴보자.
최초 설립에서
현대 시대까지
우리대학의 시작은 1910년 4월 15일, 자주적 근대화를 추진하던 국가의 상황과 실업 교육에 대한 강한 열망을 표출하던 한성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반포했다. 1909년 대한제국 순종황제의 실업학교령 (칙령 제56호)에 따라 공립어의동실업보습학교라는 이름을 모체로 종로구 어의동(현 효제동)의 인조와 효종의 잠저인 어의궁 터에 설립됐다.
1980년, 공릉동에 소재하고 있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서울대학교 종합화’ 계획에 따라 관악캠퍼스로 이전하게 됐다. 이로 인해 공실이 된 캠퍼스를 경기공업전문대학이 사용하게 됐고 구 아현동 캠퍼스 대비 17배나 넓은 넓이의 공릉동 캠퍼스로 이전했다. 이후 새로 들어선 전두환 정부의 평생교육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경기공업개방대학으로 개편되며 사회활동과 학사학위취득이 병행 가능한 4년제 대학의 지위를 얻게 됐다. 뒤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변형해 최초로 1982년 3월 경기공업전문대학에 개방대학을 설치했다.
1983년부터는 경기공업전문대학을 경기개방대학으로 전면 개편해 시범교로 운영했다. 이후 1992년 말 현재의 6학부 체제(▲제 1공학부 ▲제 2공학부 ▲제 3공학부 ▲제 4공학부 ▲조형학부 ▲인문사회학부)의 틀이 완성됐다. 이 시기에 학교의 명칭에서 ‘경기’가 사라지고 ‘서울’이 들어가게 됐는데 이는 공업교육 중심의 역사에서 종합대학 체제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산업대라는 이름은 공개대학(公開大學)이라고도 하며 1998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고등교육법에 의해 개방대학(開放大學)에서 산업대학으로 이름이 바꿨다. 이로 인해 산업대학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일반 대학교와 동일한 교명을 쓸 수 있게 됐다.
▲ 우리대학 붕어방 잔디에 있는 기념탑
산업대학과
일반 대학의 차이
산업대라는 명칭은 미국의 산학협력대학인 폴리텍대학을 모방해 산학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80년대 말부터 정부에서 시범적으로 전국의 국립공업전문대학들을 개방대학으로 전환하면서 4년제로 승격한 것에서 시작한다. 산업대학의 특징은 대학입학 학력고사를 거치지 않고 근로청소년 및 일반 성인에게 전문대학 또는 대학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새로운 제도로서, 넓은 의미의 평생교육체제 구축을 의미한다.
산업대의 원래 취지는 일반 대학과 달리 교육의 ▲시기 ▲대상 ▲장소 ▲방법 등에 제약이 없이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직업·취업 중심대학으로서 재직자와 성인교육, 산업체 취업을 위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대학이다. 따라서 수업연한이 2~4년제로 다양하며, 야간제와 계절제 수업이 가능하다. 학기가 아닌 학점제로 운영돼 등록금도 학점에 따라 책정되고, 산업체 현장실습도 출석으로 인정된다. 입시에서는 전문대학과 중복지원이 가능하고, 재직자도 입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과는 무색하게 시간이 흘러 산업대학과 종합대학이 차이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결과와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많은 산업대학교가 일반대로 전환했다. 2000년대 이후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학과를 신설하는 한편, 대부분 일반대로 전환했고, 2012년 이후 전국의 산업대는 단 두 개만 남게 돼,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기존에 있던 산업대는 1998년 3월 기존 개방대학이 고등교육법상 산업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서울산업대(現 서울과기대) ▲충주대(한국교통대로 통합) ▲진주산업대(現 경남과기대) ▲안성산업대(現 한경대) 등 국립 8개교 ▲동명정보대(동명대로 통합) ▲남서울대 ▲산기대 ▲대전산업대(現 우송대)등 사립 11개교 총 19개교가 산업대학으로 인가받았다. 이후 2008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가 3년간 한시적으로 산업대학의 일반 대학 전환을 허용했다. 이 기간 동안 17개 산업대가 종합대학 전환을 택했고, 현재는 청운대와 호원대 단 두 곳만 산업대로 남아있다.
우리대학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도 전환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일반대나 전문대에서도 산업대의 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산업대 기존의 설립목적과 고유의 기능이 흐릿해졌고, 경쟁력이 약화한 것이 종합대학으로의 변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일반대학보다 하위대학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구성원들이 위축되기도 했고, 산업대는 일반대학원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R&D 규제에 갈등을 느낀 산업대 교수들의 바람도 한몫을 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잘못된 교육 정책과 사회적 인식에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영수 전주 비전 대학 총장(이하 한 총장)은 “산업대가 가지고 있는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산업대학이 모두 일반 대학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한 총장은 “정부에서 산업대의 본래 취지를 살려 활성화될 수 있게끔 ▲재정 지원 ▲제도 완화 등의 유도책을 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다 죽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사회에서도 일반 대학을 선호하는 잘못된 가치관이 고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산업대가 일반 대학으로 전환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일반대학의 첫 시작
2010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현재의 교명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뒤이어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에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일반대학 전환 심사가 통과돼, 2012년 3월을 기점으로 고등교육법 산업대학폐지특례조항에 근거해 국립 일반대학 체제로 전환해 개교했다. 우리대학의 일반대학 체제 전환에 대한 논의는 2008년 당시 산업대학 체제의 ▲성과 ▲교육환경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학과의 차별화 약화 ▲산업대학 지원 기피 ▲재학생 사기 저하 ▲고등교육 재정사업 지원 소외 등 교육 정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통해 바꾼 결과물이다.
현재의 교명은 2005년 1차 개정 시도 당시에도 최종 변경 후보로 오른 바 있었다. 이후 2009년 2차 교명 변경 시도 당시 교내 구성원 투표 1순위였던 "한국대학교"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하지만 고려대학교의 반발로 인해 찬반을 논했고, 교육부의 유보 의견이 있었던 상황 속에서 개교 100주년과 일반대학 전환과 교명 변경의 시점을 일치시키기 위해 기존 2순위였던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교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2010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립대학교 설치령 개정을 통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의 교명이 확정됐다. 그로부터 1년 뒤 2011년 8월 29일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로부터 일반대학 전환 통보를 받아, 2012년 3월 1일부터 일반대학 체제를 시작하게 됐다.
산업대 시절
우리대학 명성
산업대학의 설립목적이 산업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의 연구와 연마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인 만큼, 서울산업대 시절에 취업률 면에서는 다른 학교에 뒤지지 않았다. 교육인적자원부의 2009년 졸업생 취업률 발표를 보면 우리대학은 75.4%로 A그룹(졸업생 3천명 이상인 4년제 대학 대상)에서 1위를 했다. 이는 ▲고려대학교 안암캠(74.3%) ▲성균관대학교(73.6%) ▲원광대학교(72.2%)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정규직 취업률도 60.8%로 같은 그룹 평균보다 10%P 높았다.
이렇듯 우리대학 취업률이 높은 것에 대해 당시 김병술 취업정보상담팀 팀장은 『매거진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대학은 국립대이고 좋은 인재가 많은데 산업대라는 이미지 때문에 인정받지 못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대학이 일반 종합대로 승인되면서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라고 우리대학 일반대 전환 당시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