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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주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심재민, 이지윤 ㅣ 기사 승인 2022-11-22 09  |  667호 ㅣ 조회수 : 16

우리나라 음주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우리나라는 외국과 술값을 비교했을 때 비교적 술값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정보를 보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희석식 소주는 최저가 1,380원에서 최고가 1,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희석식 소주는 증류주·발효주보다 만드는 공정이 간단해 외국 술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보드카인 앱솔루트는 11월 11일(금) 기준 월마트에서 750mL 용량이 16.98달러(한화 약 2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mL당 가격으로 비교했을 때 소주 가격은 앱솔루트 보드카의 6분의 1 수준이다.



 이렇듯 주류의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다양한 음주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노동시간이 비교적 긴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이 끝난 후, 직장 사람들과 같이 술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문화가 있다. 이러한 회식 음주 문화는 적당량을 조절하며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닌, 강제적인 분위기로 인해 본인의 주량 한계치를 훨씬 뛰어넘어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회식 문화는 일종의 사회 활동으로도 여겨진다. 개인 주량이나 자유 의지와 상관없이 음주를 강요받기 일쑤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가족주의적 사회구조를 지닌 탓에 개개인의 신체조건, 신념 등을 이유로 술잔을 거부하면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이러한 조직과 사회가 집단으로 술에 취한 문화는 사회 병리 현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그릇된 음주 관행을 바로잡고 자율적인 술 문화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주류

 소비 실태는?



 지난해 국내 성인의 술자리는 평균 주 2회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회당 평균 음주량은 감소했지만, 고위험 음주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3월 7일(월) 업계에 따르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는 최근 주류시장의 ▲소비 ▲생산 ▲유통 트렌드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담은 ‘2021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21년 7월 20일(화)부터 7월 30일(금)까지 월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하루 평균 음주량의 경우 7잔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음주량 5개년(2017~2021)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6.9잔 ▲2018년 6.3잔 ▲2019년 6.9잔 ▲2020년 6.7잔으로 집계됐다.



 aT는 음주량 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주종별 알코올 함량에 따라 ▲소주 1병은 7잔 ▲맥주 1병은 1.5잔 ▲막걸리 1병은 4.5잔 등으로 환산했다. 따라서 하루 평균 음주량은 소주 최소 1병 이상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우리대학 학우들의 음주 실태는 어떨까? 지난 11월 8일(화)부터 11일(금)까지 우리대학 학우 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음주를 하는 학우가 약 절반 가량인 27명(48.8%)으로 나타났다. 한 번 술을 마실 때 소주 1~2병을 마시는 학우가 29명(51.8%)으로 가장 많았고, 2병 이상 마시는 학우도 8명(14.3%)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신 후 블랙아웃(필름 끊김) 현상을 경험한 학우는 31명(55.4%)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설문조사에서 혼술(혼자 마시는 술)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절반 이상인 33명(53.6%)의 학우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혼술,새롭게 자리잡은 문화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2020년 11월 4일부터 11월 1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국민을 기준으로 6개월 이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을 대상으로 우리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한 결과 식약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회 평균 음주량과 음주 빈도는 감소했지만 ‘혼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은 증가하는 등 음주 문화가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 고위험 음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주 빈도와 음주량을 고려해 건전한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당부했다.



 혼술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편안한 자리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만, 과음이나 알코올 의존증 등에 빠지기 쉽다. 혼자서 마시다 보니 눈치 볼 사람이나 제지해줄 사람이 없어 주량을 넘어서기 쉽기 때문이다.



 연세의대 연구팀이 성인 3,9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술을 마실 때마다 거의 혼자였다고 응답한 10%는 사교를 위해 술을 마시는 나머지 사람들보다 우울증과 자살 생각 위험이 각각 2.3배, 2.2배 높았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괴로움 때문에 술을 먹을 가능성이 높고 그 괴로움 자체가 우울증이나 자살 사고와 연결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알코올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을 순간적으로 잊게 해주는데, 이렇게 알코올에 중독되면 도파민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우울함을 유발하고 술을 더 찾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혼술을 주기적으로 즐기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건전한 음주 문화,

 저위험 음주



 하루 한두 잔의 술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많은 전문가들도 음주 시 하루 두 잔을 넘기지 않는 것을 권고했지만, 최근에는 완전한 금주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술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로도 ▲구강암 ▲식도암 ▲유방암 ▲간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도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돼있던 기존의 암 예방지침을 2016년 3월부터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변경했다. 즉 암 발생에 적정 음주량이란 없으며, 한 잔의 술도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60가지 이상의 질병이 음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있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및 음주로 인한 폭력행위 등 정신적,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자신과 타인에 해가 되지 않는 정도로 술을 마시는 ‘저위험 음주’를 적극 권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저위험 음주를 순수 알코올 섭취량 기준으로 남자는 하루 40g(약 소주 5잔) 이하, 여자는 하루 20g(약 소주 2.5잔) 이하로 정의했다.



 이 음주량은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고 알코올에 특별한 거부 반응이 없는 성인에게 해당한다. 따라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소량의 음주에도 안면홍조 같은 알코올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 노인 등은 이 기준을 따를 필요는 없다.



 알코올 의존 또는 중독이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과도한 음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이 손상되는 만성 질환으로,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1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음주로 인한 사회적, 법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알코올 남용자도 전체 국민의 20%에 달한다. 유전적 요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국립부곡병원 홈페이지의 ‘중독 바로알기’ 배너에서 알코올 사용 자가진단을 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이 의심될 경우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상담기관 또는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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