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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환경을 고려한 똑똑한 소비, 업사이클링
오경은 ㅣ 기사 승인 2023-10-16 16  |  681호 ㅣ 조회수 : 658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과 소비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카페에서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다회용 장바구니를 준비해 오는 모습을 무척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소비자의 소비 트렌드가 가치 있는 소비를 선호하게 되면서 친환경 제품을 찾았고, 기업에서도 자연스럽게 ESG 경영을 앞세워 타 기업과 차이점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업사이클링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는 2, 3년 전보다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다. 나이키의 경우 제품을 구매하면 소비자에게 물건을 담을 재사용 가능한 타폴린 백을 제공해 왔다. 몇몇 소비자의 경우 타폴린 백을 리폼해서 나만의 다른 형태의 가방을 만들어 매고 다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제작 방식, 종류, 디자인 등의 트렌드와 나만의 것을 제작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만나 유행하게 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수선해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의 상위 개념으로, 기존에 버려지던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 의류 등을 이용해 새로운 옷이나 가방으로 만드는 것 외에도 버려진 현수막을 재활용해 장바구니로 만들거나,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 먹이로 활용해 얻은 지렁이 배설물 비료 또한 업사이클링의 예로 볼 수 있다.



업사이클링의 활용



 나이키의 타포린 백 사례 이외에도 업사이클링이 적용된 제품은 다양하다. 먼저 ‘니울’은 페트병의 플라스틱 병뚜껑을 매력적인 디자인의 키링과 스트랩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다. 니울은 플라스틱에서 성분을 뽑아내지 않고 프레스기처럼 도장을 찍어내는 방식을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에 제작 과정 영상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품절되고, 올해 5월 사업 시작 이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니울 키링의 경우 한 번 만들 때 병뚜껑이 3개, 니울 그립톡은 병뚜껑이 4~5개 정도 사용돼 8월 기준 총 3만 개 정도의 병뚜껑을 업사이클링하기도 했다. 니울 키링은 다른 소재가 첨가되지 않고 HDPE*만 사용하기에 버릴 때 폐플라스틱으로 버릴 수 있다.



 크록스의 지비츠 또한 업사이클링이 적용된 제품이다. 크록스 신발의 경우 신발 앞 등에 구멍이 뚫어져 있어 원하는 모양의 장식(지비츠)을 구매하고 꾸미는 등 커스텀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비츠를 폐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이용해 만들어 업사이클링에 동참하고 있다.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나비, 꽃 등을 원하는 색으로 찍어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니울에서도 크록스에 들어갈 업사이클링 지비츠를 만들어 선보이는 등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도 업사이클링을 접목한 네임택을 선보인 바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운항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B777 항공기의 부속 자재를 활용해 업사이클링한 네임택을 4,000개의 한정 수량으로 선보였다. 네임택은 항공기 동체 표면을 잘라낸 두랄루민을 활용해 만들어졌으며, 제작에 사용된 동체 부분에 따라 두께와 색상이 다르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과  9월에 이미 네임택을 출시한 바 있으며 이번이 세 번째였다. 디자인의 경우 카드형과 세로형을 선보였으며 모든 제품에 조각 고유의 번호가 각인돼 희소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또 코오롱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는 2012년 코오롱FnC가 운영하는 브랜드에서 나온 3년 차 이상의 재고를 소각하는 대신, 이를 해체하고 새롭게 조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시도에서 탄생했다. 특히 제품을 재료에 따라 ‘인벤토리’, ‘밀리터리’, ‘인더스트리얼’ 세 가지 라인으로 구성했다. 인벤토리 라인은 코오롱FnC 브랜드의 3년차 재고를 재료로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라인으로서 한 번도 판매된 적 없는 재고를 해체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디자인에 따라 기존 브랜드를 나타내는 로고, 주머니와 같은 디테일을 그대로 살려 본래 어떤 옷에서 파생됐는지 보여주기도 했다. 밀리터리 라인은 군에서 사용했던 텐트나 낙하산 등을 활용한 상품이다. 소재 특성 때문에 부분적으로 패치를 하거나 가방과 같은 액세서리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더스트리얼 라인은 자동차 에어백이나 카시트 등의 소재를 사용한다. 에어백 고유의 디자인과 컬러, 프린트 등을 디자인의 요소로 그대로 사용해 독특함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수선과 리폼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박스 아뜰리에를 오픈해 오래되거나 싫증난 옷을 새롭게 탄생시켜주는 고객 맞춤형 업사이클링 서비스도 제공했다.



업사이클링, 

찬성 혹은 반대?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며 업사이클링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존재했다. 업사이클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재활용이라고 해도 쓰레기라는 거부감이 든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기업의 마케팅 수단에 지나지 않으며 일시적인 소비 트렌드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제품에 관심이 많아도 가격이 비싸다면 구매 의향은 낮을 것 같다는 점,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점의 이유로 업사이클링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보기도 했다.



 물론 업사이클링에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존재했다. 향후 환경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업사이클링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관심은 단순한 소비 트랜드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활성화될 것 같다고 바라봤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한 번쯤 소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주변에서 접할 수 있다면 관심을 가질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잘 알린다면 재활용품에 대한 인식과 폐기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 같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선 가치



 업사이클링 제품이 점차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직 크게 활성화됐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업사이클링의 부정적 인식에 대한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업사이클링이 단순한 소비 트렌드 이상으로 넘어서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스스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에 동참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업사이클링 제품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시도해 보는 게 어떨까?



오경은 기자



*HDPE: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은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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