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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진실을 압도하는 가짜뉴스, 심각한 문제로 떠올라
고현진 ㅣ 기사 승인 2024-01-08 14  |  684호 ㅣ 조회수 : 149

지금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다. 누구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공유할 수 있다. 정보를 쉽게 생산할 수 있는 만큼 가짜뉴스도 쉽게 생산되고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가짜뉴스는 현대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사실을 왜곡해 전반적인 뉴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사회적으로 혼란과 분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적으로 악용하거나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공포와 불안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가짜뉴스를 통한 주가 조작으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고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가짜뉴스가

정확히 뭐길래…



가짜뉴스란 언론보도의 형식을 띠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는 거짓 뉴스다. 2017년에 열린 ‘가짜 뉴스 개념과 대응방안’ 세미나에서는 가짜뉴스를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로 정리했다. 2018년 유네스코에서 발간된 ‘저널리즘, 가짜뉴스와 허위정보’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일반적으로 잘못된 정보, 허위정보, 유해정보로 분류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일컫는데 의도적으로 거짓된 정보를 유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사실로 믿었지만 알고 보니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말한다. 잘못된 정보의 예시로 언론의 오보를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오보의 사례로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이 전원 구출됐다는 속보가 있다.



허위정보는 기만할 의도로 만든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말하는데 허위라는 점뿐만 아니라 조작에도 관심을 둬 허위조작정보로 표현하기도 한다.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으면 유전자가 변이된다’, ‘감시하는 칩을 몰래 이식한다’, ‘이산화염소를 섭취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독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치료된다’ 등 근거 없는 주장이 네이버 등에서 확산됐다.



유해정보는 사안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 선정적으로 다루는 정보를 말한다. 내용 자체는 사실이더라도 공익적 목적이 없는 자극적인 폭로 보도가 이에 해당한다. 연예인의 성생활에 대한 폭로 등이 대표적이다.



가짜뉴스,

그 오랜 역사



가짜뉴스는 현대뿐만 아니라 먼 과거에도 있었다. 조선시대 중종 때, 성리학자인 조광조는 어수선한 조정을 바로잡기 위해 급진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조광조의 개혁 정치에 불만을 가진 훈구파 세력은 나뭇잎에 ‘走肖爲王(주초위왕)’ 글자 모양으로 꿀을 발라 벌레가 먹도록 조작해 조광조가 왕이 되려고 음모를 꾸민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훈구파 세력은 이 일을 빌미로 조광조와 그 일파가 국정을 어지럽히고 있으니 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조광조는 가짜뉴스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약을 마시게 됐다.



가짜뉴스는 근대에서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바로 1923년에 발생한 관동대지진 때다. 관동대지진으로 일본 내부에서 민심이 소란해지고 정부에 대한 정치·사회적 불만이 고조됐다. 일본 정부는 국민들의 반정부감정을 다른 곳으로 돌림으로써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는데 바로 재일조선인에 대해 증오를 유발하는 것이었다. 경찰 조직은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방화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마을의 자경단을 결성해 조선인 대학살을 자행했다. 조선인에 대한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것이다.



과거에도 꾸준히 있었던 가짜뉴스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미디어 플랫폼이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게 됐다. 가짜뉴스는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미디어 플랫폼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진짜를 가장한 가짜뉴스들은 자극적이고 사람들의 눈에 띄면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1900년대 후반만 해도 대중들은 주로 TV나 종이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했지만, 현재는 SNS,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쉽게 뉴스를 접하게 됐기 때문이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IT 기업들은 디지털 뉴스 중개자로 부상하는 동시에 가짜뉴스의 온상지가 됐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짜뉴스 생산에 가속도가 붙었다. 2023년 3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가 맨해튼에서 체포됐다”는 설명과 함께 트럼프 前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연행되는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이는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낸 가짜 사진이었다.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때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을 악용해 정교한 가짜뉴스를 만드는 것도 쉬워졌다. 특히 딥페이크, 딥보이스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가짜뉴스,

어떻게 판별하나



가짜뉴스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IT기업들은 가짜뉴스에 맞서 대응책을 냈다. 유튜브 측은 2022년에 유튜브에 올라오는 가짜뉴스에 대한 세 가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새로운 잘못된 정보가 입소문 나기 전 잡기 ▲플랫폼 간 잘못된 정보 공유 문제 해결 ▲전 세계적으로 잘못된 정보에 대한 노력 강화가 그 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가짜뉴스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먼저 뉴스의 출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믿을 만한 언론사에서 제공한 기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언론사인지 확인하고, 더 나아가 신뢰하는 매체의 보도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뉴스에서 전달하는 내용만 받아들이면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뉴스의 근거자료를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신뢰하는 언론 매체를 두세 곳 더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며, 신문, TV, 웹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를 소비해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뉴스가 현시점이 아닌 내용을 전달해 특정한 의도로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뉴스 기사의 작성 날짜를 살펴보는 것도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과 내용의 시점이 다를 경우 전혀 다른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보가 넘쳐나는 디지털 매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그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 신뢰할만한지 스스로 판단하고 거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와 문자를 쓰고 읽는 능력을 뜻하는 ‘리터러시’를 합친 말로, 다양한 매체가 전달하는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디지털 문해력’을 뜻한다. 가짜뉴스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스스로 그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고현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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