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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는 반려견 순찰대, 안전한 동네를 만들겠다멍!
장수연, 이준석 ㅣ 기사 승인 2024-06-24 16  |  691호 ㅣ 조회수 : 99




‘짝이 되는 벗’이라는 뜻의 반려(伴侶), 우리 삶에 반려라고 칭할 수 있는 상대가 얼마나 될까? 오늘날 반려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단어가 아니다. 동물부터 식물, 그리고 사물까지. 많은 것과 교류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52만 가구, 인구수로 따지면 1,262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반려동물 가구들을 적극 활용하며 지역의 안전에도 기여하는 활동이 있다. 바로 ‘반려견 순찰대’다.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하는 반려견과 견주들은 직접 지역의 순찰대원이 돼 치안을 관리한다.

 



2022년 강동구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시행되고 있는 반려견 순찰대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해가 갈수록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서울시 25개 구, 경기도 안산, 부산, 대전에서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다.



반려견 순찰대는 주민의 안전에 위해가 될 요소가 있진 않은지, 범죄 유발 원인이 될 요소가 있진 않은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은 없는지 등 늘 길가에 도사리는 위험에 집중해야 한다. 이들은 범죄 취약 지역, 경찰들의 순찰이 어려운 사각지대들을 돌아다니며 거리의 위험 요소들을 찾아낸다. 강동구의 반려견 순찰대원 ‘쿠로’는 길을 잃은 발달장애 남성을 구하기도 했고 성동구의 ‘초이’는 음주 운전 의심 차량을 신고로 잡아내 더 큰 사고를 예방했다.

 



또한 단순한 순찰을 넘어서서 전봇대에 설치된 비상벨이나 동네 곳곳에 위치한 안전 시설물들이 고장 나지 않고 잘 작동하는지 직접 돌아다니며 점검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상황에 맞춰 다른 순찰업무들을 진행하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작년 여름에는 폭우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산사태, 하천 범람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위험하지 않도록 배수로와 노후건물을 순찰했다. 그리고 8월 ‘그레이트 한강 합동순찰’에서는 대학생 순찰대, 자율방범대, 일반 시민들과 합동해 여가생활이 집중되는 지역을 살피며 업무를 진행했다.



순찰대의 반려견은 반려견을 싫어하는 사람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지를 철저히 심사해 선정된다. 낯선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 짖거나 위협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반려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지, 반려인의 지시에 한 번에 따르는지를 평가한다. 여기서 타인이나 다른 개에 대한 공격성이 발견되면 바로 실격하게 된다. 

그리고 반려인도 반려견 순찰대 업무를 하기 위해선 반려견과 순찰업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반려인이 외출 시 지켜야 할 동물보호법, 공공장소에서의 반려견 안전 수칙, 신고 방법에 대한 이해가 됐는지를 면접을 통해 확인한다. 이 심사를 통해 반려인이 반려견을 통제할 수 있는지, 순찰대 업무에 적합한지를 검증해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위풍당당하개, 밤거리를 누비는 순찰대원들



지난 6월 18일(화), 어두워진 공릉동의 밤거리. 형광색의 조끼를 입은 무리가 위풍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노원구의 반려견 순찰대원들이었다. 순찰복을 입은 채 네 다리로 당당하게 나아가는 폼이 귀여움을 자아내며, 어두웠던 길거리가 금세 환하게 밝아지는듯 했다. 장미공원 게이트볼장에서 출발한 대원들은 우리대학 붕어방을 지나고 있었다.

 



노원구의 반려견 순찰대는 서로 간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여럿이 함께 순찰 활동을 하기도 한다. 덕분에 신입 대원들은 선두에 선 선배 기수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조그만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덩치와 생김새 모두 다르지만 ‘반려견 순찰대’라고 적힌 형광 조끼를 입고 있으니 모두가 그저 온순하고 착한 아이들 같았다. 이중 ‘누리’는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누리는 5개월 때 도살장에서 구조됐다. 당시 구조됐던 21마리 중 2마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안락사됐고, 생존한 2마리 중 한 마리가 누리인 것이다. 누리의 엄마, 아빠는 누리가 보는 앞에서 맞아 죽었다. 제대로 된 밥도 먹지 못해 관절도 비어있고 앙상했던 누리는 현재는 55kg에 달하며 누구보다 건강한 모습이다. 임시 보호 한 달 만에 정성으로 이뤄진 결과다. 현재 누리는 커다란 덩치의 겉모습과는 달리, 짖지도 않는 10개월짜리 순한 아기다.







첫 번째 가치는 비반려인의 인식 변화



노원구에서 반려견 순찰대원 ‘가을’ 팀은 반려견 순찰대의 첫 번째 가치로 반려견에 대한 인식변화를 꼽았다. 반려견 ‘가을’팀의 반려인은 “덩치가 큰 대형견들 같은 경우는 얌전하게 산책을 시켜도 적대적인 시선으로 보거나 사람들과 시비가 붙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순찰 조끼를 입고 순찰하면서 동네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있으면 좋은 시선으로 봐준다”고 말했다. 또한 “순찰 활동을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이 가을이한테 ‘이쁘다’고 말하면서 바라봐주는 좋은 시선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천만 반려시대, 반려동물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의 일상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존재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시선들은 반려인들의 평생 숙제와도 같다. 반려견 순찰대는 이러한 시선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역 곳곳에서 솔선수범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만일 거리에서 우리 동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마주친다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것은 어떨까. 







장수연 기자

jso8787@seoultech.ac.kr

이준석 수습기자

hng458@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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