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대학은 이용자가 어떤 신체적 조건을 가졌든, 어떤 이동 수단을 이용하든 편히 오갈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다치거나 이동에 제약이 생기는 순간,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문 하나, 계단 하나가 큰 장벽이 되기도 한다.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건물 사이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대학 캠퍼스는 모두가 이용하기 편한 공간일까. 이에 본지는 장애 학생 편의시설 현황과 실제 이용자의 경험을 통해 우리대학의 접근성을 살펴봤다.
우리대학의 장애학생 편의시설 현황
장애학생 편의시설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등을 근거로 설치 및 운영된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 역시 장애인 주차구역과 △경사로 △승강기 △장애인 화장실 △점자블록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 담당자는 “장애 학생이 학내 시설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환경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며 이에 더불어 “지속적으로 장애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생활 중 경험하는 불편 사항을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부서와 협의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준 충족만으로는 부족한 접근성
그러나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누구나 편리하게 캠퍼스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시설의 존재 여부와 실제 이용 편의성에는 차이가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목발을 이용해 캠퍼스를 이동한 한민우 씨(전정·26)는 “오르막길이나 계단을 불가피하게 이용해야 할 때는 넘어질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며 캠퍼스 내부 이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캠퍼스 내에서 가장 이동하기 어려웠던 장소로 상상관과 창학관 사이의 계단을 꼽으며 “건물 사이를 이동할 때 그 계단을 이용하지 않으면 다른 오르막길로 돌아가야 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직접 창학관 정문에서 상상관 정문까지 계단을 이용하는 경우와 우회하는 경우의 이동 시간을 측정한 결과, 계단을 이용했을 때는 약 3분, 우회했을 때는 약 8분이 소요돼 약 5분의 시간 차이가 나타났다. 계단 이용이 어려운 캠퍼스 구성원은 이동을 위해 더 긴 동선을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또한 청운관과 테크노파크 등 언덕 위에 위치한 건물의 경우 다른 건물들과 통하는 많은 경로가 계단 혹은 오르막길로 이어져 있어 마찬가지로 이동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접근의 어려움은 야외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 씨는 “대부분 건물의 문이 수동 여닫이문으로 돼 있어 목발을 짚은 상태에서는 문을 여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발 이용자뿐만 아니라 휠체어 이용자 역시 수동 여닫이문은 혼자 이용하기 쉽지 않다. 당겨서 여는 문은 출입 자체가 어렵고, 밀어서 여는 문 또한 문이 무거운 경우에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사실상 자동문이 아닌 문은 편히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 우리대학에서 자동문이 설치된 건물은 △어의관 △100주년기념관 △아름관 △청운관 북관까지 총 4곳이다. 그 외 대부분의 건물은 수동 여닫이문을 사용하고 있어 목발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구성원에게는 출입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접근성 개선 방안
장애학생지원센터 담당자는 접근성이 단순히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문제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물별 접근성의 편차를 줄이고 시설 개선 과정에서 장애 학생들의 실제 이용 경험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담당자는 “기존 건물은 구조나 공간 활용의 제약으로 원하는 형태의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시설 개선은 예산 확보와 여러 부서 간 협의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이용자인 장애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불편 사항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계적으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캠퍼스 접근성은 단순히 편의시설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교육받고 대학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접근성이 모두를 위한 가치임을 강조했다.
누구나 예상치 못한 사고나 부상으로 이동에 제약을 겪을 수 있다. 이때는 캠퍼스의 작은 요소도 큰 장벽이 된다. 대학의 접근성은 편의시설 설치를 넘어, 모든 구성원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때 실현될 수 있다.
이다정 수습기자
leeda07@seoultech.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