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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오락인가 도박인가
김태연 ㅣ 기사 승인 2021-03-14 20  |  642호 ㅣ 조회수 : 174

확률형 아이템, 오락인가 도박인가



  온라인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 내 캐릭터나 무기 등을 이용자에게 ‘뽑기’ 형식으로 판매하는 아이템을 말한다. 이는 한국 게임회사들의 핵심 수익 모델로 업계에선 확률형 아이템 같은 수익모델이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게임 산업이 급성장했다고 평가한다. 2010년 시장 규모 7조 4,312억원이었던 게임 시장은 확률형 아이템이 자리 잡으며 2019년 15조 5,750억원으로 커졌다.



무엇이 문제인가?



  확률형 아이템은 유저가 돈을 내더라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뽑기를 해야 한다. 즉,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랜덤 박스’를 구매해야만 아이템을 뽑을 ‘권리’를 부여받는 것이다. 이러한 랜덤 박스는 나올 수 있는 아이템의 확률이 천차만별이다. 좋은 아이템의 경우 더 높은 가격의 랜덤 박스에서 더 낮은 뽑기 확률이 설정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유저는 원하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 지속적으로 뽑기를 반복해야 하고, 이는 결국 유저의 과금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대다수의 게임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과도하게 활용하고 랜덤 박스에 적용하는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한다는 논란까지 일었다. 최근 ‘넥슨’의 스테디셀러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논란이 생기며 이용자들의 분노를 샀다. 심지어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의 넥슨 본사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사기를 배상하라”라는 전광판 문구를 실은 ‘트럭 시위대’도 나타났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



  이처럼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은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게임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면제 ▲위법 내용의 게임 광고 금지 등이 있다. 그중 이번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첫 법적 정의가 포함됐다. 이는 게임사가 게임 내 뽑기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또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기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구성확률 혹은 기댓값 공개를 법에 명시 ▲과도한 사행성으로 비판받는 *‘컴플리트 가챠’ 유형의 상품 판매 금지 ▲의도적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를 기망했을 경우에 관한 처벌규정과 문체부 장관에게 조사권한 부여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최근 확률 조작 논란을 빚은 게임 ‘메이플스토리’



찬반의견의 팽팽한 대립



  이러한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 차원에서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게임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법 개정안에 관해 불명확한 개념 및 범위 표현으로 사업자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범한다는 점을 들어 이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은 사업자들의 ‘영업비밀’이라며 과도한 규제는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찬성하는 이들은 "식품을 살 때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알 수 있듯, 게임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살 때에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미리 안내해야만 한다"라는 등의 의견을 들어 규제 법안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일부 게임 회사들이 공개한 확률 조차도 지키지 않는 명백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법적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을 흥미롭게 만드는 컨텐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사행성 조장을 불러일으킨다면 확률형 아이템을 과연 오락이라고 볼 수 있을까? ‘오락’이 ‘도박’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 게임 업계들은 더 많은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컴플리트 가챠 : 뽑기 시스템과 빙고에서 쓰는 시트를 합친 것으로, 뽑기로 나온 것이 전부가 아니라, 지속적인 뽑기를 통해 종류별로 상품을 모아 시트를 완성해야 하나의 완성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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