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늘어선 오염수 보관시설 / 출처 : 매일경제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갈등
일본 정부가 4월 13일(화) 오전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물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25만 톤을 약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추겠다고 설명했고 향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년 후에 방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에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약 15m에 달하는 쓰나미가 원전을 덮쳤고 이 과정에서 1~4호 원자로 지하가 침수됐다. 지하에 설치된 변전 설비도 같이 침수돼 냉각수를 공급하는 순환 펌프 전력이 중단됐다. 냉각수 공급 차단으로 인해 방호벽이 녹아내려 핵연료가 대기 중으로 유출됐다. 이후 수소폭발이 일어나 원전 건물 4개가 손상돼 후쿠시마 일대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2019년 7월 기준으로 약 115만 톤의 오염수를 보관 중이며 매주 2~4천 톤의 추가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계속 늘어나는 오염수를 보관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는 결국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관해 미국은 긍정적인 반응을, 우리나라와 중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현지 시간 4월 12일(월) 성명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는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4월 13일(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 또한 이날 담화문을 통해 “지극히 무책임하고 국제 건강 및 안전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어제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로
주변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는 일본 또한 과거 핵폐기물 방류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적이 있다. 1993년 10월, 러시아 해군은 핵잠수함을 통해 일본 홋카이도섬 서쪽 540km 떨어진 바다에 핵폐기물 900t을 방류했다. 이에 일본 정부가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일본 영해에 버리는 행위는 양국 상호 불신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핵폐기물 방류를 계기로 그린피스를 주도로 핵폐기물 방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런던협약이 등장했다. 이후 28년이 흘러 일본의 손가락은 타국이 아닌 자신을 향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인접 국가인 우리나라가 입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극심한 피해를 유발한다는 것은 뻔한 사실이다. 이는 생존권 차원의 문제로도 번질 우려가 매우 크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일본과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는 동해안 수산·관광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다. 일본 원전 오염수에 대한 불신으로 해양 수산물의 소비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면 관광산업 및 해양스포츠산업 침체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이에 우리나라의 사회 및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오염수 방출로 인해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일본이 사용하는 다핵종처리설비(ALPS)에 치명적인 기계적 결함이 있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이 한 번 방출되면 해양 생물이나 침전물에 더 쉽게 축적되고, 세포 DNA에 유입돼 유전적 돌연변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결국 인류에게 유전자 변형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우리가 알지 못한 채 먹는 일본산 수산물이 얼마나 더 방사능에 오염될지 모른다. 심지어 이 오염수가 약 2년 후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흘러들어온다면 우리나라 수산물도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수산물 문제는 우리의 안전과 직결돼 있어서 정부 차원의 더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과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한 일본 측 WTO 제소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지난해 우리나라가 국제 재판에서 승소한 것처럼 정부와 국민 모두의 결집이 필요하다. 바다는 식량·에너지의 공급, 지구 생명체 탄생의 요람으로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