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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식용문화, 언제까지 논의만
임윤 ㅣ 기사 승인 2022-05-25 14  |  660호 ㅣ 조회수 : 248

  개고기 식용문화, 언제까지 논의만



  식용문화로서의

  개고기



▲대구광역시 칠성시장 골목 안 의 한 보신탕 식당



  개고기 식용은 우리의 오랜 전통문화다. 전통적으로 개고기는 기운을 보충해 더위를 물리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삼복절식의 대표 음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개에 대해 애완동물, 혹은 가족과 동일시되는 반려동물로서의 관심과 가치가 점점 높아졌다. 이에 개고기 식용문화에 대한 찬반 논란 역시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개를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라고 여겨 이러한 식문화를 야만적인 풍습이라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개고기를 혐오식품으로 여기고 있으며, 실제로 서울시는 1984년 고시를 제정해 보신탕, 뱀탕 등의 혐오식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사문화돼 여전히 서울시에는 많은 개고기 식당이 운영 중이다.



  양날의 검,

  개고기 법적 규제



  아직까지 개고기 식용문화가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1년에 대략 2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을 목적으로 도살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개 도살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되지 않아 개고기 도축, 유통에 대한 규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축산법 제2조에 의해 개는 가축으로 규정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은 도축 대상 가축에 개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개고기 도축과 유통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법적 단속 근거가 없어 그 과정이 비윤리적이고, 비위생적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축산물 위생관리법이나 식품위생법 범주에 개를 포함할 경우, 개고기의 유통과정과 도축시설은 규범화되고 그에 따른 관리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개고기를 식용으로 인정하는 개고기 합법화로 여겨져, 이 또한 개고기 소비를 반대하는 측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양상을 띠고 있는 개고기 식용문화는 문화적 다양성과 동물 보호 차원에서도 갈등을 이어가고 있으며, 제도권에 들어가지 않은 축산물로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선거 공약에서도

  등장했지만



  개 식용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지난 2021년 9월 문재인 前 대통령(이하 문 前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것이다. 문 前 대통령은 19대 대선 당시 ‘개 식용 단계적 축소’를 공약하고 2021년 12월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도 20대 대선 당시 공약에 ‘개 식용 금지 추진’을 넣은 바 있다.



  개 식용 금지 논의에 대한 여러 정치인들의 발언과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의 높아진 관심에 개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불거졌다. 이에 따라 추가 논의를 위해 개 식용문제 위원회 운영을 2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운영 초기부터 개 식용문제를 둘러싸고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가 컸던 탓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에 중점을 둬 운영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와

  전통문화 사이에서



  동물 보호 차원이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에서 개고기 식용문화에 대한 거센 반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개를 식용하는 것이 전통문화의 한 부분이라 여기며 문화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개고기 식문화를 옹호하는 이들은 이러한 비판이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을 먹는 행위와 달리 개에 국한돼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상대적 문화차이를 이유로 개고기 식문화를 무조건 옹호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 역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식용견 위생처리를 위한 정책연구(2004)』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44.7%가 개고기 식용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시대적·환경적 변화에 따라 대중성이 떨어지고 사람들의 거부감이 생긴 식문화를 우리 고유의 문화라고 미화시키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개고기 도축이 규제화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개고기 식용을 위해 많은 개들이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상황에서 잔인하게 도축돼 유통되고 있다. 반대 측은 그 과정에서의 세균 감염, 도축 후 폐기물 무단 투기, 항생제 남용 등의 수많은 문제를 들어 개고기 식용을 반대한다.



  개고기 식문화에 대한 사회적 논쟁은 인식의 차이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이러한 소모적 갈등과 대립 관계를 이어가기보다는 제도화를 통해 위생적인 방법으로 관리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해 인식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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