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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불청객, 모기
심재민 ㅣ 기사 승인 2022-09-08 15  |  662호 ㅣ 조회수 : 406

 여름철의 불청객, 모기



 매년 여름철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그건 바로 전 세계에 서식하며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려면 모름지기 모기를 먼저 알아야 한다. 모기는 어떤 곤충인지 자세히 파헤쳐보자.



 1초에 400번,

 삶을 향한 날갯짓



 모기는 비행 중 초당 400회 이상의 날갯짓을 선보인다. 꿀벌이 초당 190회, 집파리가 200회의 날갯짓을 하는 데 비해 꽤나 높은 수치다. 날갯짓 횟수가 많기 때문에 비행 시 발생하는 소리는 높은 주파수를 가진다. 모기 소리가 특히 짜증나게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빠른 날갯짓이 무색하게도 비행 속도는 느린 편이다. 시속 2.4~4.8km 수준으로, 성인 남성의 보행 속도가 시속 4km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모기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모기를 손으로 쉽게 잡지 못할까? 답은 비행 기술에 있다. 모기는 비행 속도가 느린데 반해 선회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따라서 급정지, 후진 등 공중에서 비행체가 보일 수 있는 행위를 거의 전부 구사할 수 있다. 이때 인간의 안구 회전 속도보다 모기의 선회속도가 빠른 경우 시야에서 놓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잡기 어려운 모기에게도 약점은 있다. 모기는 항속 거리가 짧아 오래 날아다닐 수 없다. 항속 거리란 이륙 순간부터 체력을 소진할 때까지 비행할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데, 모기는 날개가 얇고 날갯짓 횟수가 많기 때문에 항속 거리가 떨어진다. 따라서 비행중인 모기를 시야에서 놓쳤다면 근처 벽이나 천장에 앉아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모기의 몸무게는 1.5~2.5mg에 불과하지만 한 번에 1~5mg의 피를 빨아들인다. 이렇게 자기 몸무게의 두 배 정도를 흡혈한 모기는 비행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근처 벽이나 풀숲에 앉아서 짧게는 3~4시간, 길게는 7~8시간까지 휴식을 취한다. 따라서 금방 모기에 물린 자국을 발견하면 모기가 근처에 앉아있을 확률이 높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목표를 포착하다



 모기가 어두운 곳에서도 대상을 인식하는 비결은 이산화탄소와 냄새에 있다. 50m 밖에서도 이산화탄소를 감지할 수 있는 모기는 지그재그로 비행하며 이산화탄소의 발원지를 찾아낸다. 또 후각기관이 발달해 땀이나 암모니아 등의 체취를 잘 맡는데, 신진대사가 높아 이산화탄소를 많이 내뿜는 ▲임산부 ▲어린아이 ▲몸집이 큰 사람은 모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 분해를 위해 열과 땀이 많아지고,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요산, 암모니아 등으로 땀 냄새가 달라져 마찬가지로 모기에 물리기 쉽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음주를 피하고, 땀을 흘렸을 때 바로 몸을 씻는 것이 좋다. 여기에 모기가 싫어하는 ▲레몬▲라벤더 ▲계피 향을 살짝 곁들여주면 효과가 더 좋아진다. 시각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플로리다 대학의 의학 곤충학자인 조나단 데이 박사는 모기가 검정색, 갈색과 같은 어두운 계열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미세한 요인이지만 밝은 계열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모기의 곤충학적 특성을 이용해 목표물 포착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사람의 피를 노리는 모기는 산란기의 암컷 모기들인데, 이들은 정자를 얻을 필요가 없는 상태이므로 본능적으로 수컷 모기를 피한다. 따라서 수컷 모기의 주파수에 해당하는 날갯짓 소리를 스마트폰 앱 등으로 발생시켜 모기가 접근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모기의 종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



 가렵다고 손톱으로

 누르는 행위는 금물



 모기에 물렸을 때 가려운 이유는 흡혈 과정에서 모기의 타액이 체내로 침투되기 때문이다. 몸에 들어온 모기의 타액을 이물질로 인식하면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가려움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이 분비된다. 히스타민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환부를 빨갛게 부어오르게 한다.



 하지만 가렵다고 긁거나 손톱으로 누르는 행위는 금물이다. 긁거나 손톱자국을 내는 과정에서 내부 조직이 손상되면 히스타민이 더 분비되고 결과적으로 가려움증이 심해지게 된다.



 침을 바르는 행위도 좋지 않다. 침이 증발하면서 순간적으로 시원한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취약해진 피부 틈새로 침과 손에 있던 세균이 침투될 수 있다. 심하면 물집이나 고름이 생길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패혈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모기에 물렸다면 냉찜질을 하거나 항히스타민 성분의 의약품을 바르는 것이 좋다. 가려움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염증 반응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항생제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모기는 가려움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말라리아, 일본 뇌염 등 각종 감염병을 매개하는 명백한 해충이다. 현명하게 대처해 여름철의 불청객으로부터 소중한 피를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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