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기는 옛말…식을 줄 모르던 9급 공무원 인기 ‘뚝’
올해 국가공무원 9급 시험 경쟁률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9급 공무원 시험의 올해 지원자 수는 1년 사이 3만 명 이상 줄었다. 한때,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로 꼽혔던 공무원의 경쟁률이 매년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무원 인기가 감소하는 이유와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 알아보자
계속 감소하는
공무원의 인기
갈수록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 공무원의 ▲인사 ▲윤리 ▲복무 및 연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인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공무원 시험 평균 경쟁률은 ▲2018년 41대 1 ▲2019년 39대 1 ▲2020년 37대 1 ▲2021년 35대 1 ▲2022년 29대 1로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젊은 세대에게 ‘꿈의 직업’으로 꼽히던 공무원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93.3:1까지 치솟았던 과거에 비해 2022년 29.2까지 1/3수준으로 떨어지며 경쟁률이 19.3대 1이었던 1992년 이후 30년 만에 평균 경쟁률이 30대 1 이하로 떨어졌다. 7급 공무원 또한 1979년(23.5대 1)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인 42.7대 1을 기록했다. 공무원 경쟁률이 몇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공무원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방면에서
바라본 선호도 하락
공무원 시험 경쟁률의 하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단 공직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에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통계청이 매년 진행하는 '사회 조사' 자료를 보면, '청년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2009~2019년 줄곧 1위였던 '국가기관'은 지난해 처음으로 '대기업'에 1위 자리를 뺏겼다. 지난해 조사에서 국가기관은 '공기업'에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채용 플랫폼 업체인 캐치가 지난 4월 20대 대학생 1,437명을 대상으로 ‘공무원 선호도’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공무원 선호도가 앞으로 감소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46%에 이르는 것이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응답한 사람은 35%, 앞으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 응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공무원 선호도가 감소할 것이라 응답한 662명은 ▲사기업에 비해 임금이 적어서(52%)를 선호도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뽑았다. ▲연금제도 개편 등 공무원 복지제도가 변경돼서(18%)가 그 뒤를 이었고 ▲사기업에 비해 복지가 부족해서(8.8%) ▲공무원 준비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7.4%) ▲공무원 채용제도가 변경돼서(6.6%) 등의 의견도 존재했다.
실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는 MZ세대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사회는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한 만큼의 보상’ ▲‘일과 삶의 양립’ ▲‘수평적인 조직문화’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보이는 조건을 여러 가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영진에게 기업 경영 성과 공개와 그에 따른 직접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거나, IT 대기업이나 유니콘기업에 대한 구직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형 IT 기업들의 높은 연봉과 파격적인 대우가 구직자들의 선호도로 직접 연결이 되고, IT 업종뿐 아닌 전체 구직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높은 연봉에 더해 ▲직무 전문성 강화 ▲재택 ▲유연근무제 ▲사내 복지 등 워라밸을 보장하는 근무환경 등도 기업 선호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해당 설문과 함께 조사한 대학생들의 직장 선호도에 대한 결과에서도 ▲대기업(68%)이 1위 ▲공기업(18%)이 2위를 차지했고 ▲공무원은 8.4%에 불과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은
현재 진행형
공무원은 일반인과 달리 국민연금이 아닌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하는 ‘공무원 연금’에 가입한다. 연금액은 퇴직 이후의 재직기간과 재직 당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에 의한 공무원이 적용 대상이다. 공무원 연금은 공무원의 매력적인 점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16년 박근혜 정권에서 공무원 연금을 개혁이 이뤄져, 부담률은 14%(본인 부담 7%)에서 18%(본인 부담 9%)로 인상됐고 지급률은 1.9%에서 1.7%로 인하돼 더 내고 덜 받는 시스템으로 변경됐고, 공무원의 선호도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됐다.
현 정부에서도 공무원 구조 개혁을 추친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는 공무원 ‘통합활용정원’을 발표했다. 전 부처에 대한 조직 진단을 통해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공무원 정원 증가 추세를 억제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결국 공무원 임용 수를 줄이는 것으로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가 감소할 수 있는 정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중 공무원을 준비하는 비중은 32.4%로 아직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가 마냥 밝지만은 않은 공무원의 현실 속에서 여전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청춘들의 고민과 공무원 관련 정책을 현실에 맞게 바꿔나가려는 정부의 고민은 앞으로도 풀어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