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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반려묘? 이제는 반려 식물의 시대
노승환 ㅣ 기사 승인 2022-09-26 17  |  664호 ㅣ 조회수 : 328

 반려견, 반려묘? 이제는 반려 식물의 시대



▲LG베스트샵에 비치된 식물재배기에서 식물이 재배되고 있다.



 불멍이란 말을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장작불을 멍하니 본다’, ‘불을 보며 멍때린다’ 등의 줄임말로 캠핑장이나 벽난로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멍때리는 걸 의미한다. ‘불멍’ 대신 ‘풀멍’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식물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졌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반려 식물이란?



 반려 식물이란 친구처럼 정서적인 교감과 위안을 얻는 식물을 뜻하는 신조어다. 온라인상의 소셜미디어를 보면 반려 식물은 이미 새로운 취미로 자리했다. 인스타그램에 식물을 검색하면 게시물이 무려 180만개나 되고, 식물 인테리어 관련 게시물은 80만개나 된다. 이런 반려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식집사’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집 안을 식물으로 가득 채우기도 하고 서로 댓글을 주고받으며 식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농촌진흥청이 농식품 소비자패널 7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41.7%가 반려 식물이란 용어를 들어봤고, 그 의미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반려 식물에 관심이 늘었다는 답은 51.1%나 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46.3%)보다 20~30대(61.1%)의 반려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반려 식물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에 젖어있는 사람들의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됐다. 또한 반려 식물을 키운 이후로 ▲“집안 분위기가 밝아졌다” ▲“일상 속 소소한 기쁨을 준다” ▲“집안 공기가 맑아진 것 같다”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했다. 실제로 반려 식물은 사람의 긍정적 심리변화 뿐만이 아닌 육체적 변화도 가져왔는데, 대사성 만성질환자의 경우 반려 식물을 키웠을 때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비만 지표인 허리둘레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문화로 발전하는 식물 열풍



 식물 열풍은 단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일종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그것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가 바로 식물재배기다. 식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에게 식물을 키우기는 쉽지 않은데, 이들을 겨냥해 나온 제품이 바로 가정용 식물재배기다.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각종 씨앗 구독부터 전문 인력의 관리까지 차례로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의 경우 작년에 ‘틔운’이라는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출시했는데, 이 기계의 경우 식물 키트와 씨앗 키트를 넣고 전원을 꽂아 버튼을 누르면 식물이 알아서 잘 자라도록 돕는다. 또한 공기정화식물과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제품도 나오는 등 가전 업계에선 식물 관련 가전이 인기다.



 다른 예시로 2021년 상반기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더 현대 서울’이 있다. 눈에 띄는 실내정원의 규모를 갖고 있는데, 약 1000평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코로나-19 동안 온라인 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오프라인 매장처럼 고객에게 생동감 있는 경험을 줄 수는 없다.



 이에 백화점을 이용했을 때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각인시키기 위해 상점을 입점해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포기하고 엄청난 규모의 정원을 만든 것이다. 가드닝과 식물이 현재 트렌드이기에 새로 오픈하거나 리뉴얼하는 백화점들이 공통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비단 백화점뿐이 아닌 카페나 음식점에서도 식물을 테마로 한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재테크까지 되는 식물



 반려 식물을 취미로 삼은 이들이 늘어나니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현대리바트가 운영하는 홈퍼니싱 브랜드의 플랜테리어 관련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0%나 늘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홈가드닝 관련 매출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를 환하게 바꾸고 새 단장을 하려는 수요로 인해, 지난해 홈가드닝 매출의 약 40%가 봄(3~5월)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2023년은 2020년 매출 규모의 8배를 전망할 정도이다.



 반려 식물이 인기를 얻으면서 식물로 재테크를 하는 일명 ‘식테크’도 인기를 끌고 있다. 희귀한 고급 관엽식물들을 재배 후 팔아서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식테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무늬종’이다. 무늬종은 엽록소가 결핍된 돌연변이 개체로, 초록 잎에 아이보리색 무늬가 입혀진 식물이다. 성장이 느리고 번식이 어려워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그중 가장 많이 거래되고 유명한 식물은 ‘몬스테라 알보’다. 잎의 무늬가 독특하고 색깔도 이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주로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에서 거래되고 있다. 평범한 몬스테라의 경우 30만원, 희귀한 것들은 500만원을 넘기도 한다. 이렇듯 반려 식물을 키우는 것은 육체적·심리적 긍정적 변화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재테크의 일환까지 되는 만능 콘텐츠라 할 수 있다. 각박한 사회 속 나에게 안정을 줄 수 있는 나만의 반려 식물을 한번 키워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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