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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참여의 중심에 선 건축가
윤태훈 ㅣ 기사 승인 2022-09-26 17  |  664호 ㅣ 조회수 : 310

 사회 참여의 중심에 선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메나의 공공주택 프로젝트



 최근 들어 건축가의 사회참여 활동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 상의 최근 수상자들과 그 작품들을 봐도 알 수 있다. 일찍부터 건축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던 독일의 건축가 프라이 오토, 난민들을 위한 임시 대피소를 만든 일본의 시게루 반까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라이 오토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이유는 “연구원이자 ▲발명가 ▲엔지니어 ▲건축업자 ▲교사 ▲환경운동가 ▲인문주의자 등의 역할을 건축으로 표현했다”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건축가들과 비영리 단체들이 소수의 의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단순히 일시적 제안에만 그치지 않고 사용자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접근이나 보다 손쉬운 참여 활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현대 사회에서 참여라는 개념은 여전히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건축의 진보는 대중들에게 사회, 정치로의 다양한 접근이나 보다 더 손쉬운 참여 활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건축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최근 몇 년간 건축가들의 몇몇을 살펴보면 소외계층을 위한 공공 건축 및 환경 건축인 사회 참여건축으로 건축계의 시선이 옮겨 가고 있다.



 건축 구조의 변화로

 사회를 지탱하다



 2005년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뉴올리언즈는 참혹 그 자체였다. 주민들은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을 뿐 아니라 도시는 소울의 역사와 흔적을 송두리째 지워야했다. 뉴올리언즈를 방문해 그 참혹상을 마주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는 친환경적인 주택을 건설하는 구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건축가 ▲환경 전문가 ▲에너지 컨설턴트 등 전문가 집단이 가세하면서 2007년 12월 적정한 가격대의 친환경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메이크 잇 라이트’ 프로젝트(MIR)가 출발했다. MIR은 건축가들이 설계한 일련의 프로토타입을 제안하고 기부금 모금을 통해 150채의 주택을 시범적으로 짓는 것을 첫 목표로 삼았다. 건축가들은 친환경적이고 상습침수에 대비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할 뿐 아니라, 지역 고유의 주택 특성을 살리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뉴올리언즈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주거 타입을 제안했다.



 그래서 지역 커뮤니티, 건축사들과의 미팅 등 준비과정을 마치고 재단이 출범해 추진한 사업의 시작은 ‘핑크 프로젝트’였다. 쓰레기더미가 치워진 폐허에 앞으로 세워질 집들을 상징하는 핫핑크의 구조물들이 설치됐다. 핑크 프로젝트는 폐허가 된 지역에 상징적인 이벤트로 인상을 남겼다. 칠교놀이를 인용한 이 프로젝트는 분홍빛 텐트를 펼쳐놓고 기부가 진행될수록 핑크빛 오브제를 하나의 집 모양으로 조립해 기부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독일에 지어진 ‘R 50’ 공동주택은 2013년에 완공된 프로젝트로 ‘공동으로 저렴하게 살기’가 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처음 시작부터 모든 거주자들과 함께 토론과 투표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됐다. 입주자에게는 철근콘크리트의 기본 골조만 제공하여 나머지는 그들의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증축할 수 있고, 건축평면을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설계할 수 있어 융통성 있는 공간 구성이 가능하게 했다. 이 결과 일반적인 공공주택의 경우와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하여 소외계층에게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줬다.



 소외계층을 위한

 건축물을 짓다



 도시는 복잡한 법규와 경제 구조 속에 얽혀있고, 건축 역시 경제 구조 속에서 자유롭지 않다. 따라서 건축가의 사회적인 제안은 단지 디자인에서 멈추지 않으며 법규와 경제 구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건축적인 제안을 이끌기도 한다. 칠레 출신의 건축가인 알레한드로 아라베나는 2016년 프리츠커 상의 수상자이며, 1994년 활동을 시작한 이래,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앞세운 건축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2001년에 ‘엘리멘탈’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지금까지 정부의 보조금을 활용한 공공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Qunta Monroy’는 칠레 이키케 지역의 중심부에 빈민층 100가구를 위한 프로젝트로 엘리멘탈의 ‘좋은 집의 절반’개념이 처음으로 시도된 공공주택이다. 한집 당 $7,500의 적은 보조금이 사용되었지만, 빈민들의 경제적 활동을 유지해주기 위해 원래 살고 있던 도심에 주거공간을 제공해줬다. 주민들은 워크샵을 통해 진행 과정에 참여했고 그들의 생활방식과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처음 준공당시에는 최소한의 공간만 제공되며, 각 주거공간마다 ‘가능성의 공간’을 남겨둬 거주민들은 각각의 재정적 능력과 취향에 맞게 증축하여 사용할 수 있게 계획됐다. 이런 변화로 인해 이 부동산의 가치는 상승했고 그들에게 자발적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이제는 건축이 근대 이후의 분절된 세계에서 벗어나 통합된 세계와 사회를 만들어야 할 책임과 가능성을 오늘 우리의 도시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연속하는 경계와 도시와의 관계, 그리고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개편되는 사회적 공간이다. 따라서 더욱 긴밀한 일상공간의 구축과 균질화하는 도시공간 그 안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생기 있는 장소를 만들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기술적 성과와 함께 지속적 가치를 표현하는 건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예전에 만나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는 건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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