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 대해 묻다
-정용환 (기계·자동차공학과 교수)
Q.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상징적인 기술로 IoT, 통신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의 집약체인 자율주행 시스템이 손에 꼽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A. 자율주행 기술의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구조는 ‘인지 - 판단 - 제어’ 3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로 ‘인지’ 과정에서 자율주행 차량은 장착된 센서를 활용해 주행 환경을 재구성한다. 이 과정은 센서에서 인지한 정보와 개략적인 지도 자료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방식과 자율주행용 고정밀지도에 기반해 지도 위에 인지된 정보들로 주변 환경을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지’ 과정에서 센서만으로의 인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5G 네트워크와의 융합을 통한 다양한 통신 방법들이 도입되고 있다.
‘판단’의 경우에는 ‘인지’ 단계의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단계다. 예컨대 차선변경이나 좌회전 등 자율주행차가 운전자와 같이 실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목표지점까지 주행을 위한 전역경로계획 (Global Path Planning) ▲전역경로를 추종하기 위한 행동들을 결정하는 Task Planning ▲실제 Task 수행을 위한 현재의 목표 주행 경로 및 속도 등을 결정하는 지역경로계획 (Local Path Planning)으로 구성된다.
마지막 ‘제어’의 경우, ‘판단’에서 결정된 지역 경로를 실제로 추종하기 위한 조향각과 가속·감속 입력을 결정한다. 목표하는 주행경로 및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 세부적인 핸들 각도와 엑셀러레이터, 브레이크 페달의 입력을 조정하는 단계다. 덧붙여 과거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과 변속기의 상태가 다양해 가감속 제어가 쉽지 않았으나, 친환경차를 위한 전기차의 도입이 제어의 용이성을 높여주고 있다.
Q.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한 차량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특히 단점의 경우, 기술 발전과 인프라의 속도 차이에 따른 문화 지체가 우려될 것 같습니다.
A. 자율주행 도입 시 가장 큰 장점은 사람들의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율이 상당히 경감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현재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운전자의 부주의나 미숙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기에 ADAS나 자율주행의 도입은 교통안전 개선에 큰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군집 주행이나 교통관제 등이 가능해져서 교통흐름 개선, 연비 개선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차량의 공유를 통해 차량의 소유를 줄여 자동차 소유 시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자가운전이 어려운 교통약자들도 대중교통 이외에 교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돼 교통 복지 측면에서의 개선도 가능하다.
다만 자율주행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가장 큰 단점은 사고 시 발생하게 될 책임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던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작한 제조사의 책임인지, 아니면 운용 중인 시스템을 모니터링 하지 않은 탑승자의 책임인지 명확하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측면으로는 인프라의 뒷받침이 느린 점도 문제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자율주행 개발 주체들은 인프라의 백업보다는 차량 내에서 구현되는 기능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고자 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술적 인프라보다는 앞서 이야기한 사고 시 책임 문제와 같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들이 더 문제라고 생각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