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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상
제 25회 서울과기대 창작상
기사 승인 2020-12-07 00  |  639호 ㅣ 조회수 : 357

  1963년 11월 25일, 우리대학의 전신인 경기공업고등전문학교 시절 “경기공전신문”의 창간으로 시작된 서울과기대신문사는 1996년부터 창작상을 공모하고 있다. 이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창작 의욕과 교양 및 정서 함양 진작을 목적으로 진행돼왔다. 1996년 ‘서울산업대신문 문학사진상’으로 시작해 단편소설, 시, 사진 부문을 공모했다. 2007년에 ‘SNUT 창작상’으로 변경됐으며 공모 부분 또한 소설, 동영상, 시, 수필, 사진 부문으로 확장됐다. 이후 2010년에 현재와 같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작상’으로 확정됐다. 올해 창작상은 우리대학 학부 및 대학원 학생을 대상으로 10월 5일(월)부터 11월 20일(금)까지 공모했다. 이번 주제는 ‘꿈’이며 모집 분야는 ▲소설 ▲시 ▲수필 ▲영화·문학 평론▲영어 에세이 ▲일러스트 총 6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창작상 심사평



 





인아영 심사위원



: 201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으로 당선되어 비평을 시작했으며 현재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설



  최우수작인 『Test Drive』는 단연 문장의 호흡이 돋보이는 소설이었습니다. 첫 문장부터 무심한 듯 간결하게 툭툭 쳐내는 소설의 진행이 매끄럽고도 자연스러웠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검열의 억압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듯한 분위기가 독자로 하여금 소설 안으로 쉽게 흡입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듯합니다. 사회의 외부적인 폭력을 그리는 장면도 과도하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인물들에게 어떤 방식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묘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장점이었습니다. 나와 경이가 관계를 맺어가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차오르고 증폭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 점이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룰 줄 아는 능력은 흔치 않으니 이것을 조심스럽게 보유하고 앞으로도 좋은 소설을 많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프롬 닥터』 외 2편을 최우수작으로 뽑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 시들은 우선 능청스럽게 장면과 문체와 화자를 변주시키면서도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인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죽음이나 세계의 멸망(몰락)에 대한 상상력을 일관적으로 밀고 나가면서는 전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신체의 부위마다 느끼는 미세한 감각으로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탁월해서, 시를 끝까지 읽고 났을 때 그 감각에 동화되고 설득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시를 많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최우수작 선정이 그 긴 여정에 발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수필



  우수작 『꿈을 꾸었다』는 무엇보다 문장이 단정하고도 간결하며 흐름이 좋아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필이라는 장르지만 중간중간 인턴 동기와의 대화를 쓰고 있는 대목에서 구어체가 매끄럽고도 자연스러워서 뜻이 있다면 언젠가 소설 장르를 도전해보아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그밖에 혼잣말을 하는 독백체에서도 필자의 개성과 스타일이 잘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취업을 하려 하는 청년의 심리를 그리는 과정을 염색과 탈색이라는 소재와 맞물려 가며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도 글을 지루하거나 밋밋하지 않게 만들어주고 다층적인 겹을 만들어내는 좋은 전략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처럼 힘을 빼고 자신의 글맛을 살리는 글을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한다면, 머지않아 글이 더 널리 읽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혜종 심사위원



: 아시아 근현대 미술 영역에서 한국 현대미술 분야를 탐구하는 미술사가로 현재 서울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동시대 미술의 비교 연구, 미학적 정치성, 현대 시각문화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하며 전시 기획, 미술 비평 등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문학 평론



  영화·문학 평론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불화하는 시대의 꿈들과 문학의 새로운 꿈: 정지돈 소설의 한 가지 독법』은 정지돈의 문학이 어떻게 ‘미래’ 또는 ‘꿈’을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 사유하는지를 논의한다. 필자는 이것을 그의 문학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문제의식으로 보면서, 이와 동시에 글쓰기 또는 문학(저술)은 사회적 행위이자 미래를 선취하는 행위로서 전위적인 가능성 품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하기에 문학의 “꿈(꾸기)” 또는 “미래”는 우리가 사는 바로 이 현실을 직시하는 행위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여러 경쟁작 가운데 이 평론에 주목한 이유는 ‘꿈’과 ‘미래’라는 주제를 통해 텍스트를 해석하는 것을 넘어서, 필자는 사회에서의 문학의 역할과 이것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 에세이



  영작에서는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New Orbit Beyond』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글에서 필자는 한국사회에서 ‘꿈’이란 것은 사실은 미디어나 교육제도, 또는 주변인들에 의해 형성된 사회적, 문화적 가치 생산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꿈은 허무맹랑한 그 무엇이 아니고 우리의 삶의 방식은 물론이고 우리의 세계관과 현실 인식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힘으로서 작동한다. 이 글은 그러한 ‘꿈’의 현실을 ‘폭로’하는데 한정하지 않고, 전지자적 시점을 빌려서 ‘꿈’이라는 이름으로 ‘주인공’의 삶을 규정하고 통제하던 외부의 힘(들)과 싸우는 데서 오는 내적 갈등을 차분하고도 자기 반성적으로 서술했다. 그러했기에 주인공이 자신의 길을 걷기로 선언했을 때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일러스트



  일러스트 분야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경계선』은 작가가 자신의 무의식(적 상상력)에 닿는 몰입의 순간을 설득력 있게 포착해냈다. 이 흑백의 작품은 “현실, 경계, 꿈”이라는 부제가 제시하듯, 창작의 장(site)이라 볼 수 있는 책상 위아래의 구분을 통해서 의식과 무의식 또는 작가의 작업 영역과 작업의 저류에 흐르는 심리적 영역을 구분하였다. 하지만 작가가 손으로 책상을 뚫는 제스쳐를 통해서 이 둘 사이의 구분이 사실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음도 제시한다. 이렇듯 의식과 무의식 영역 사이의 구분을 파기함으로써,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예술 또는 예술의 창작 과정은 그 둘이 융합되는 장이라는 것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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