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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제는 공간의 내실화를 추구할 때
류제형 ㅣ 기사 승인 2021-04-11 20  |  644호 ㅣ 조회수 : 1616

▲ 붕어방 주변을 둘러싼 신축 예정 건물들 / 출처 : 2014년 세부시설조성계획



이제는 공간의 내실화를 추구할 때



  1990년대 교외에서 영입된 총장들의 주도로 중반 대대적인 시설 확충을 이룬 우리대학 캠퍼스는 현재도 넓고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대단한 발전을 이뤄내면서도 오늘날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겪고 있듯, 우리대학 캠퍼스도 오늘날 다양한 문제점들에 직면해있다.



  그간 우리대학은 캠퍼스의 안정적 운영과 발전을 위해 장·단기적 공간 운영 계획을 마련해 이를 실천해왔다. 이 운영 계획이 캠퍼스 마스터플랜(캠퍼스 종합계획)이다. 캠퍼스 마스터플랜은 우리대학의 미래 지향적 비전과 우리대학이 겪고 있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를 캠퍼스 공간 구성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종합 보고서다.



  우리대학 캠퍼스 마스터플랜이 처음 마련된 것은 1985년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체계화된 것은 「2000년 서울산업대학 캠퍼스 종합계획」에 와서다. 「2017년 캠퍼스 종합계획」에 이르기까지 다섯 번의 캠퍼스 종합계획은 모두 2000년 종합계획을 기본 틀로 삼았다. 하지만 2014년 「세부시설조성계획」이 새롭게 제도화되면서 ▲기본계획인 「캠퍼스 종합계획」과 ▲실행계획인 「세부시설조성계획」으로 이원화됐다. 「세부시설조성계획」은 서울시에서 승인을 받은, 실제로 구속력을 갖는 실행계획이기 때문에 기본계획인 「캠퍼스 종합계획」에 기초해서 작성돼야 한다. 그러나 「캠퍼스 종합계획」의 취지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2020년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대학의 교사시설 보유물은 129.1%로 지역중심대 평균 보유율보다 24.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급증했던 학과 신설에 따라 시설을 대폭 확충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설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교육기본시설 중에서 ▲교육 및 강의 ▲도서관 ▲체육관 ▲학생회관이 지역중심대 평균 1인당 면적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사용면적으로 환산하면 도서관이 1.2㎡로 국립대 평균인 2.1㎡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도서관 규모의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작년 우리대학에서는 직접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캠퍼스 정문 개선사업의 필요성 및 방향 ▲도로교통 시설 중 불안 요소 ▲안전한 교내환경 조성을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 등에 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캠퍼스 정문 개선사업에 관해서는 학생 63.8%와 교직원 51.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문 개선사업의 방향은 학생의 경우 새로운 정문 설치가 59.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교직원의 경우 현 정문 유지/보수가 50.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도로교통 시설 중 불안 요소는 학생의 경우 도로 포장면 불량상태가 34.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교직원의 경우 교통흐름 체계 불량이 4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안전한 교내환경 조성을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은 학생의 경우 가로등 설치 등 조도 개선이 29.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교직원의 경우 건물 내·외부 사각지대 공간 CCTV 설치가 29.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노후하고 통일성이 결여된 시설물 개선 ▲학과 특성을 고려한 공간 재배분 ▲우리대학 위상에 걸맞은 정문 재설치 필요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동안 캠퍼스의 외형적 성장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캠퍼스 내부의 효율성을 향상해야 할 때다.



「세부시설조성계획」에

따른 문제점



  외부적으로 아름답고 내부적으로 탄탄한 캠퍼스가 가장 이상적인 캠퍼스가 아닐까. 그러나 자연 친화적이고 조화로운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캠퍼스의 발전은 이미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 사례로 ▲2008년 서울테크노파크 건립으로 인해 캠퍼스 북동면 산업도로 주변이 크게 변모된 것 ▲2017년 테크노큐브동과 창조연구융합동이 캠퍼스 중앙부에 지어진 것 ▲누리학사가 교육공간 사이에 지어진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2014년 「세부시설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대학 내부에서 수립되는 캠퍼스 마스터플랜과는 달리 「세부시설조성계획」은 서울시의 심의를 거쳐 승인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세부시설조성계획」은 대학 캠퍼스를 대규모 도시계획시설로 간주해 5년 단위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사전계획이다. 서울시는 2014년 12월 17일(수) 열린 제21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우리대학이 제출한 「서울과기대 세부시설조성계획」을 확정했으며, 이 계획에는 향후 9개 동을 신축 및 증축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세부시설조성계획」으로 확정된 내용은 강제성을 갖는 사전계획이며, 실제 건물을 신축하는 시점에서 건물 위치를 변경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은 「세부시설조성계획」을 제출할 때, 대학의 여건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검토한 캠퍼스 종합계획과 학내 구성원의 합의된 의견을 반영해야 했지만, 현재 「세부시설조성계획」의 내용은 2000년 이후 캠퍼스 종합계획에서 지켜 온 기본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오히려 캠퍼스 종합계획의 기본 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특히 수연관을 철거하고 붕어방 서측에 지어질 디지털복합문화센터와 붕어방 동측 잔디밭에 지어질 엔지니어링 하우스는 우리대학의 녹지공간과 스카이라인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또한 100주년기념관과 제2학생회관 옆에 지어질 기업연구동과 청운관 옆에 지어질 글로벌미래발전연구센터도 교육공간을 침해할 우려가 제기됐다.



  과거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 온 우리대학의 대책은 대수술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긴 시간을 두고 검증해 온 캠퍼스 종합계획의 전체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두 번째로 과거 시설확충에 따라 교사시설의 확보 비율이 충족된 점을 고려해 신규 공간 확충보다 효율적인 공간재배치에 역점을 뒀다. 따라서 교직원과 학생의 문화생활 및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질적 향상을 우선시해야 한다. 세 번째로 추후 신규 공간은 교사시설보다는 대학의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시설에 집중해야 한다.



▲ 가칭 ‘디지털복합문화센터’ 건축 예정 부지



외형적 성장과

경관 보존의 경계



  오늘날 캠퍼스의 문제점을 상세히 분석해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재학생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도서관 증축이다. 그동안 우리대학 도서관은 타 대학 도서관보다 학생 이용 공간이 부족하고 도서 보유량이 적다는 혹평이 제기돼왔다. 도서관 증축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남부럽지 않은 대학 도서관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 대학은 연면적 15,000㎡ 규모의 가칭 ‘디지털문화복합센터’를 수연관과 주변 부지에 건설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부족한 도서관은 물론 학생 관련 업무, 학생복지시설 등이 확충된다는 면에서 이는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 제시된 신축 방안이 붕어방 주변 경관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만영 건축학부 교수는 2017년 캠퍼스 종합계획 배치도에 따라 붕어방에서 최소 40m 이상 떨어진 곳까지 경계선을 후퇴시켜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또한 “설계 아이디어에 필요하다면 기존 도서관을 활용하는 제안 등 제시된 건축경계선을 수정한 설계안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을 「신규건물 현상설계 지침서」에 명시해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가능하다면 도서관 신축이 아닌 별관도서관 증축으로 추진해 경계선을 붕어방에서 60m 떨어진 곳까지 후퇴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건물의 3배 높이에 달하는 건물이 수연관 터에 들어설 경우 붕어방 서쪽 오픈 스페이스의 개방감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주변 일대를 가리거나 압도하는 일이 발생함으로써 주변 건물을 따라 자연스레 형성된 경관의 흐름이 망가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앞서 2017년 캠퍼스 종합계획에서는 기존 도서관 별관을 철거하고 디지털문화복합센터와 함께 별관도서관을 신축하는 대안이 제시됐다. 수연관이 철거된 자리에는 공공 스페이스가 조성된다. 그러나 이 방안은 건축구조 안전등급의 문제로 현재의 별관도서관을 철거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두 번째 대안으로는 전면 경계선을 최대한 뒤로 밀어서 신규 건물 하부의 아트리움으로 기존의 두 도서관 입구를 통합하고, 상부에서 부족 면적을 별관도서관 위에 띄우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방안은 개방적인 경관을 유지하고 새로운 휴식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특수구조가 필요한데 예산의 경직성으로 인해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캠퍼스가 화려한 것도 좋지만 화려함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캠퍼스는 구성원의 사용 목적에 맞게 기능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우리 캠퍼스가 배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 한다면 구성원이 아끼고 사랑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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