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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인기, 경고등이 켜졌다.
윤태훈, 김계완 ㅣ 기사 승인 2021-05-04 12  |  645호 ㅣ 조회수 : 44

프로야구 인기, 경고등이 켜졌다.



베이징 올림픽과 09WBC,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한국 프로야구는 ‘국민 스포츠’라고 불린다. 남녀노소 많은 국민들이 프로야구를 사랑한다. 이렇게 프로야구가 인기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국제무대에서의 선전이다. 2006년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서 우리나라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앞세워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을 두 번이나 이기고,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미국을 격파하며 4강에 올랐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가 야구 강국임을 국민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야구 인기에 가장 큰 힘을 준 것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이다. 당시 대표팀은 베테랑인 ‘국민타자’ 이승엽과 류현진, 김광현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런 대표팀의 선전은 프로야구 인기에 그대로 전해졌다. 2007년 프로야구 관중 수는 약 410만명이었지만,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던 2008년에 관중 수는 약 526만명으로 1년 만에 약 28% 증가했다.



  2009년 제2회 WBC도 한몫했다. 대회 전, 박찬호의 국가대표 은퇴와 이승엽의 대표팀 합류 불발 등 대표팀에 리더가 없음을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결승전에서 일본에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 해의 관중 수는 약 593만명으로 다시 한번 커진 프로야구의 관심도를 느낄 수 있었다. 2012년에는 700만 관중을, 2016년에는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900만을 넘어 천만 관중을 기대하게 됐다.



▲KBO정규시즌연도별관중수/출처:KBO



관중 추이로 바라본

프로야구 인기 하락



  하지만 천만 관중을 기대하게 했던 프로야구의 인기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7년의 총 누적 관중 수는 약 840만으로 프로야구 역사상 정점을 찍었지만, 이어 2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시즌인 2019년에는 약 730만으로 전년 대비 10%가 감소했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직관 관중의 수는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구장별로 관중 수가 10%, 30%와 같이 부분적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관중 제한이 생겼음에도 예년과 비교해 매진 경기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프로야구 개막전 매진 기록을 보면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해도 야구 인기의 하락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프로야구의 르네상스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인기가 있었던 2009시즌에는 8개 구단에서 진행했던 4개의 개막전이 전부 매진됐다. 또한 2019시즌에서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제외한 ▲창원 NC파크 ▲부산 사직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구장이 전석 매진되면서 개막전 관중 신기록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올해 2021시즌 개막전은 4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다소 김이 빠진 탓인지, 이튿날 진행된 실질적 개막전에서 매진된 경기는 5경기 중 3경기뿐이었다.



  게다가 야구 중계 시청률도 떨어지는 것을 보면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활동 제한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하락은 프로야구의 인기 감소세를 보여주는 명백한 지표다. 두꺼운 팬층으로 시청률의 보증 수표를 담당했던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청률도 예전 같지 않다. 양 팀의 시청률 수치는 항상 2%를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5%도 채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평균 시청률과 비교해서 리그 전체적으로 4분의 1 정도의 시청률이 감소했다. 프로야구 관중들의 관심이 적어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프로야구 인기 감소,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로 최근 국제무대 성적 부진과 국가대표의 부정적인 시선을 들 수 있다. 2017년 3월, 제4회 WBC가 열렸다. 우리나라가 속한 A조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대회를 진행했다. 개막 전, 우리나라는 초대 대회에서의 4강 진출, 2회 대회에서의 준우승, 2015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한 전력 등의 이유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우리나라는 마지막 대만과의 경기에서 진땀승을 거둬 1승 2패를 기록하며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력도 문제였지만, 선수들의 태도가 더욱 비난의 대상이 됐다. 두 번째 경기에서 패배가 확실시돼 다음 라운드 진출 실패가 확정되기 직전 웃고 잡담을 하는 선수들이 카메라에 잡혔다. 또 경기 시작 전 국기에 대한 경례 때 거수경례를 하며 장난치는 듯한 선수가 있기도 했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1년 뒤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의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10개국이 참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일본, 대만을 제외한 나라들은 인프라가 부족하며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에 불과하다. 대만은 일부 실업팀 선수 위주로, 일본은 전원 사회인 야구 선수로 팀을 꾸렸다. 이런 대회를 위해 대회 동안 프로야구를 중단하고 프로 선수를 총동원하는 것은 팬들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웠다. 더 큰 논란은 선수 선발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선수 전원의 군대 문제가 해결된다. 일부 선수의 선발을 놓고 그 선수의 군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런 논란 때문에 대표팀은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환영받지 못했다.



  두 번째 이유는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들이다. 흥행에 한창 열을 올리던 2012년에는 프로야구에서 승부 조작이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사건은 전 해인 2011년, 두 명의 투수가 고의로 볼넷을 주고 사례비를 받았다는 것이다. ‘야구는 다수가 하는 경기라서 조작이 쉽지 않다’, ‘투수가 고의로 볼넷을 주면서 연기하기 쉽지 않다’ 등의 여론이 있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나자 야구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4년 뒤 또 한 번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팬들은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리고 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운전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야구가 흥행한 2009년부터 2017년을 제외한 작년까지 매해 음주운전 사건이 일어났다. 심지어 두 번 이상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도 있다.



  팬들이 있기에 프로야구가 존재할 수 있다. 팬들이 없다면 야구는 그저 ‘공놀이’에 그친다. 팬들의 존재가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한국프로야구(이하 KBO)에서는 선수들의 팬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는 잡음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환호하는 팬들에게 손짓 하나조차 안 하는 선수들도 있다. 심지어 팬의 사인 요청은 거절하면서, 팬이 준비한 선물은 가져가기도 했다.



  세 번째로 KBO의 안일한 태도 역시 문제다. 음주운전을 한 선수들에게 KBO는 몇 경기 출장 징계 정도로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아무 징계 없이 넘어간 경우도 많다. 2018년에는 금지약물 복용자에게 그해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는 MVP를 수여 하기도 했다. 이 선수는 2011년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금지약물 복용은 스포츠 정신에 벗어나는 행위다. 자격 박탈을 고려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KBO는 10경기 출장 정지만 내렸다.



  최근에는 경기 영상 등을 편집해 GIF 파일로 만드는 소위 ‘움짤’이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9년 KBO는 중계권 계약 당시 KBO리그 경기 영상에 대한 권한을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KT 등 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가 포함된 5개 통신·포털 컨소시엄에 내줬다. 이로 인해 KBO 공식 채널은 물론 구단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도 영상 장면을 쓸 수 없게 됐다. 움짤과 짧은 영상은 새로운 팬 유입에도 효과적이며, 기존 팬들도 즐기는 콘텐츠다. 이런 제재 행위는 팬들의 관심도를 크게 저해할 수 있다.



  네 번째 이유는 프로야구의 경기력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10개 구단 창단부터 논의됐던 문제다. 고교야구와 아마추어 야구의 규모는 그대로인데, 프로 구단을 10개로 늘리면 선수 공급에 제한이 있어 경기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일본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10개 구단, 일본은 12개 구단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아마추어 야구는 확연히 차이 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부는 약 80개인 것에 비해 일본은 2천개가 넘는다. 일본은 실업 야구도 잘 구성돼있다. 이런 점에서 10개 구단으로 늘린 것이 무리였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경기 시간과 심판에 대한 문제도 있다. 2014년부터 타자들이 투수를 압도하는 ‘타고투저’ 현상이 벌어졌다. 많은 경기에서 대량 득점이 일어나고 있다. 야구는 시간제한의 스포츠가 아닌 27개의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야 경기가 종료되는 스포츠다. 그러다 보니 대량 득점이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경기 시간이 늘어나고 팬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심판의 권위 의식 또한 불만을 키우는 원인이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오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심판은 이에 대한 사과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없으며 변명을 늘어놓을 뿐이다. KBO도 이런 심판에 대한 자격 정지를 가하지도 않고 솜방망이 처벌을 해 더욱 화를 키우고 있다.



▲SK 와이번스 매각 이후 코치 등 구단 관계자들이 '굿바이 와이번스' 행사를 진행했다. / 출처:연합뉴스



슼이 쓱으로,

구단주도 언제든

야구를 저버릴 수 있다



  얼마 전 프로야구계에 적잖은 충격을 가져다준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 1월 26일(화),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지분의 100%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과거 몇 대기업의 오너들은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프로야구단을 그룹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프로야구단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연고지 팬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했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파급력이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기업마저 프로야구에 손을 떼기 시작했다. 프로야구는 대기업 그룹의 홍보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게다가 적자산업임에도 대기업들은 ▲스포츠를 통한 수익의 사회 환원 ▲그룹 홍보 ▲추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이유로 야구단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프로야구 출범 이래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야구단이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가 40년째 이어졌다. 따라서 해마다 수백억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되는 야구단 운영은 ‘애물단지’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었다.



  현재까지 매각됐던 모든 프로 야구단의 매각 사유는 대부분 모기업의 경영난 때문이다. 하지만 SK 와이번스의 모기업 SK텔레콤은 경영난과 거리가 먼 기업이다. 당장 SK텔레콤은 전년 대비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야구단을 운영하기 위한 적자 폭을 감수해야 했지만 운영에 손을 놓아야 할 만큼의 위기는 아니었다. 되레 코로나- 19에 따른 비대면 IT 서비스 확대로 수익성이 증가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한국시리즈를 4차례 우승한 명문 구단을 창단 21년 만에 매각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SK 측은 매각 이유에 대해 대중 스포츠가 아닌 대한민국 스포츠 균형 발전을 위해 비인기 종목에 더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표면상의 이유와는 달리, ‘야구단을 운영해 SK 그룹의 이미지와 홍보 효과를 제고하는 데 더 이상의 실익은 별로 없다’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짐작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수를 이루고 있다.



  SK 그룹의 야구단 매각은 어떤 식으로든 적자를 감수해 운영하던 ‘치킨 게임’식 사업이라는 프로야구계의 규칙을 단숨에 없앴다. 재정난, 운영난 등 그룹의 생존과 직결된 이유와 상관없이 그룹의 방향성과 다르거나 사업 추진 실효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야구단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새 기준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녹록지 않은 상황인 점, 그리고 프로야구의 인기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야구단 운영에서 발을 빼려는 기업에는 SK 매각 사례가 명분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야구가 그룹의 극진한 관심을 받아도 성장하지 않는, 그리고 대중에게 주목받지 않는 그저 그런 스포츠로 전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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