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처럼 색이 예쁘고 알코올 맛이 강하지 않은 맛있는 술이 유행하고 있다. 맛있는 술의 유행을 증명하듯 최근 성수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라벨 파이브’ 처럼 칵테일, 하이볼과 같은 술에 대한 젊은 층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다양한 재료와 술을 섞어 만들어 먹는 이색 주류의 열풍을 따라 주류시장은 젊은 층들을 타깃으로 하는 칵테일, 하이볼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하이볼, 칵테일에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해 주는 ‘푸드 페어링’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개성을 더한
이색주류 열풍
딸기쉐이크 주, 짐빔 하이볼 등 이색 주류가 열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혼술’이 많아지면서 알코올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술보다는 맛있는 술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특히 젊은 층들은 집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며 ‘내 취향대로’ 만드는 칵테일, 하이볼을 만들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 문화를 확산시켰다. 위스키와 같은 주류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만들어 먹는 문화를 ‘믹솔로지(Mixology)’라고 한다.
이러한 문화가 빠르게 확산된 계기는 SNS의 역할도 크다. SNS에서 각종 하이볼 제조법 등이 유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주류 자체에 대한 소비보다는 SNS 인증 욕구에 대한 특이성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고, 이것이 하이볼 열풍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믹솔로지’문화를 확산시킨 젊은 층들을 사로잡기 위해 주류기업들뿐만 아니라 편의점, 호텔, 백화점 등 다양한 기업들이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기업 중 하나의 예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국내 최초 와인 콜라보 맥주 ‘빌라엠비라’를 단독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내 1위 이탈리아 와인 브랜드 빌라엠과 국내 대표 수제 맥주 브랜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가 협업해 만들어졌다. 맥주에 청포도 농축액을 첨가해 화이트 와인의 풍미와 맥주의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출시 이후 수제 맥주 카테고리에서 매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뜨겁게 떠오르는
이색주류 팝업스토어
8월 21일(월)부터 성수 도어투성수에서 ‘라벨 파이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것을 보여주듯 젊은 유동 인구가 풍부한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전문 바텐더가 직접 만든 다양한 하이볼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도록 바를 제공했다. 이에 사용된 하이볼 전용 위스키 라벨5는 스코틀랜드의 가장 유명한 몰트 위스키 산지인 스페이 사이드 지역의 몰트 원액과 고지대 지역의 곡물 위스키를 블랜딩해 생산했다. 4,000원의 값싼 가격에 5가지 맛 중 하나를 골라 맛볼 수 있어 접근성이 좋았다. 또한 20대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이들의 취향과 감성을 고려해 인테리어에도 컬러감을 강조하고자 노력했다. 사진찍기 좋은 포토스팟이 만들어졌으며, 전용 디스펜서 등의 굿즈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라벨 파이브’ 팝업 스토어를 개최한 아영FBC 관계자는 ‘‘라벨5는 섬세한 과일, 캐러멜 오크, 고소한 피트 아로마를 시작으로 산도와 당도의 균형을 이룬 바닐라와 같은 과일 향과 스모키한 풍미가 장점’’이라며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하이볼 전용 위스키로서, MZ세대의 핫플레이스인 성수동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팝업스토어로 페르노리카코리아에서 개최한 ‘앱솔루트 그라운드’가 있다. 8월 19일(토)부터 오픈했으며 오픈한지 열흘 만에 3,000명 넘게 방문하는 등 젊은 층의 발길이 뜨겁게 이어졌다. 앱솔루트의 국내 보드카 시장 점유율은 65%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 보며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막스 마블’ 체험을 제공해 이목을 끌었다. 앱솔루트 그라운드의 브랜드 철학인 ‘어우러짐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오감으로 체험하는 이벤트, 칵테일 클래스, 게스트 바텐딩, 드로잉 칵테일 등이 그 예시다.
음식과 술의
궁합을 알려주다
주류 시장에서는 위스키, 보드카를 활용한 다양한 칵테일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이에 어울리는 음식까지 추천해 주는 ‘푸드 페어링’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기업은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싱글 톤’이 압구정 맛집 4곳(도산분식, 대막, 더블 트러블 유니온, 아시안 누들 서비스)과 협업해 스페셜 푸드 페어링 메뉴를 선보이는 ‘싱글 톤 딜리셔스 디스커버리스’ 캠페인을 진행했다. 싱글톤은 사과 풍미를 베이스로 한 위스키로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스코틀랜드 위스키로써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9월 한 달간 압구정 맛집 네 곳과 함께 ‘싱글 톤 12년 애플 하이볼’과 ‘싱글톤다운 15년’을 푸드페어링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신라호텔은 ‘빙스키(빙수와 위스키를 합친 말)’세트 상품을 선보였다. 허니콤 아포카토 빙수를 출시했는데 빙수와 어울리는 주류로 글렌피딕 15년, 글렌리빗 15년으로 2종류를 준비했다. 빙수에 올라간 벌꿀과의 조화를 위해 높은 도수와 깊은 향이 느껴지는 위스키로 선정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12월부터는 딸기빙수와 샴페인을 페어링한 ‘빙버블(빙수와 샴페인을 합친 말)’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색 주류의 열풍을 더불어 주류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함께 콜라보하면서 술과 적절한 음식을 페어링해 선보이는 푸드 페어링 마케팅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기법은 젊은 층들이 원하는 맛있는 술을 제공해 주는 것에 더해 적절한 음식까지 선보여 술과 음식 모두 인기를 얻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전략적 마케팅임을 알 수 있다.
칵테일의 열풍,
그러나…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젊은 층들을 타깃으로 주류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예시의 칵테일은 우리나라의 주류기업인 카스, 테라, 진로, 참이슬 등의 주류가 메인이 아니라 외국의 주류인 위스키나 보드카가 메인인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로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위스키의 수입량은 지난 2021년 상반기 6,800톤에서 지난해 상반기 1만 1,200톤으로 63.8%가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1만 6,900톤을 기록해 또다시 50%가 넘는 증가 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수치를 볼 때 국내 주류기업들이 이색 주류가 열풍인 주류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색다른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위스키나 보드카로 만든 칵테일뿐만 아니라 국내 주류가 메인이 된 칵테일을 찾아보거나 국내 주류를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칵테일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홍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