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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1초에 숨겨진 의미, 윤초
김도현 ㅣ 기사 승인 2022-12-05 15  |  668호 ㅣ 조회수 : 351

1초에 숨겨진 의미, 윤초





 11월 18일(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정확한 원자 시간과 지구의 자전주기 차이를 바로잡기 위해 1년에 1초를 더하거나 빼는 윤초를 2035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35년 전후로 지구의 자전 주기를 정교하게 측정한 세계시(만국 표준시 UT1)와 세슘 동위원소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원자시’인 세계협정시(CUT)는 1초 이상 차이가 나게 된다.



 페트리지아 타벨라 국제도량위국(BIPM) 시간 부서 책임자는 인터뷰를 통해 “불규칙한 윤초 없이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허용하는 역사적 결정이다”라며 “일반적인 대중들이 느끼는 변화는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윤년에 비해 윤초는 생소할 것이다. 고작 1초 전후의 차이가 왜 중요할까? 윤초가 무엇인지 또한 어떠한 이유에서 중요한지 한번 알아보자.



 시간을 재는 기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윤년은 보통 윤일이 들어 있는 해를 말하는데, 이 경우 1년은 366일이 된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에는 365일 5시간 48분 46초가 걸리므로 365일을 제외한 시간을 모아 4년마다 한 번 2월 29일을 둬 하루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미세한 오차가 존재하고 우리는 정밀한 측정법을 원하기에 윤초가 도입된 것이다.



 윤초란 무엇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시간에 대한 종류가 여러 가지 있다. 현재 인간 생활과 크게 관련이 있는 시간은 ▲세계시 ▲원자시 ▲세계협정시 세 가지다. 세계시는 천문 현상에 기반한 시간이다. 태양이 자오선(천체의 시각을 측정하는 기준선)을 통과하는 평균적인 하루의 길이를 1일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 간격이 일정하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1967년부터 사용한 원자시는 세슘-133 원자가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하루는 정확히 8만 6,400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 천문현상과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태양이 남중에 위치해도 원자시로는 정오가 아닐 수 있다.



 그래서 현재 우리는 세계시와 원자시를 합쳐 보완한 세계협정시를 사용하고 있다. 원자시와 같은 1초를 사용해 8만 6,400초를 하루로 정의하고, 대신 실제 하루 길이를 반영하는 세계시와 비교해 바로잡는다. 두 시간이 0.9초 이상 차이가 나면 원자시에 1초를 더하거나 빼는 윤초 제도를 사용해 일치시키는 것이다.



 원래 시간이라면 59초에서 0초로 넘어가지만, 윤초가 추가되면 59초 이후 60초(양(+)의 윤초)가 되거나 58초 다음 0초(음(-)의 윤초)가 된다. 역사적으로 윤초는 1972년도에 도입돼 총 27차례 실행됐는데 모두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positive leap second)로 현재까지 음의 윤초는 적용된 바가 없다.



 1초가 가지는 중요성



 윤초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지구와 달 사이의 조석 마찰이 가장 큰 원인이며, 부가적으로 자전주기는 바다나 지구 속 마그마 등의 영향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 실제 국제도량형총회가 1967년 세슘-133 원자를 변화시키는 마이크로파의 진동을 기준 세운 세계협정시는 자전주기와 하루에 약 0.002초 차이가 난다.



 윤초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체감되지 않지만 ▲위성 항법 ▲소프트웨어 ▲통신 등의 분야에서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윤초를 예상하기 위한 지구의 자전주기 변수 예측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윤초를 적용하기 위해선 복잡한 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폐지를 촉구해왔다.



 메타의 엔지니어 올렉 오브류호프(Oleg Obleukhov)와 아마드 비아고위(Ahmad Byagowi)는 자사 블로그에 “지구의 자전 패턴이 바뀌면서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음의 윤초를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음의 윤초의 영향은 대규모로 테스트 된 적이 없으며 타이머나 스케줄러에 의존하는 소프트웨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음의 윤초가 아니더라도 윤초는 이미 초정밀 시스템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엔가제트는 “바로 지난주 메타(Meta)에서 윤초 종료를 요청했다”고 밝히며 “지난 10년 동안 레딧(Reddit)과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에서 윤초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윤초를 적용할 때마다 아주 드물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으며 구글도 윤초의 폐지를 주장했다.



 또한 25일(금)(현지 시각)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메타는 “윤초는 매우 드물지만 적용할 때마다 문제가 발생하고 커뮤니티를 황폐화한다”라며 “모든 산업 분야에서 시간의 정밀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큰 피해를 주고 교란과 정전을 일으키는 방식에서 도약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영국은 윤초를 없애면 시간 체계에 대한 기득권이 미국으로 넘어갈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협정시의 기준이 되는 세계시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초 제도는 2023년까지는 유지 후 2035년까지 폐지될 예정이다. 눈 깜빡하면 지나가는 ‘1초’에는 이토록 많은 사실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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