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l 공지사항 l PDF서비스 l 호별기사 l 로그인
시사
이동 수단에서 숙소가 되다, 차박
이가연 ㅣ 기사 승인 2022-12-05 15  |  668호 ㅣ 조회수 : 226

이동 수단에서 숙소가 되다, 차박





 캠핑,

 여행시장을 선도하다



 집이 아닌 색다른 장소에서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하는 캠핑은 우리에게 낯선 개념은 아니다. 산과 들, 바닷가와 같은 멋진 풍경 속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휴가철 여행으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요즘의 캠핑은 휴가철뿐만 아니라, 모든 시기에 걸쳐 사랑받고 있다. 이는 캠핑이 여행이라는 인식에서 여가 활동이라는 인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캠핑은 접근성이 좋은 활동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텐트 ▲침낭 ▲버너 등 갖춰야 할 기본 장비가 많다. 또한 이들을 갖추기 위한 캠핑장 비용, 이동 수단의 비용 문제 역시 캠핑을 하기 위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캠핑은 갑자기 도전하기에는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하늘길이 막히자 사람들은 국내 여행지를 찾았다. 이때 감염병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낯선 이들이 붐비는 관광지보다는 지인들과의 소소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캠핑이 주목받게 됐다.



 ‘COVID-19 시대, 캠핑 체험의 의미 변화 탐색’에서 조사한 ‘캠핑’의 인터넷 검색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발생 전 2019년에는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에 캠핑에 대한 검색량이 한시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겨울을 제외한 4월부터 10월까지의 캠핑 검색량이 2019년 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캠핑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며 제한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곳에서 일상을 누리고 싶은 욕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여가로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캠핑 시장의 성장



 캠핑의 인기는 캠핑 관련 시장의 성장으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1년의 국내 캠핑 산업 규모는 약 7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약 20%가 성장한 것이다. 캠핑 시장의 성장세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전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7년 2조원 수준이던 캠핑 시장의 규모는 2018년 2조 6,474억원에 이어 2019년에 3조 689억원으로 성장세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인 2020년의 캠핑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맞았다. 2020년의 캠핑 시장 규모는 5조 8,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두 배가량 성장했다.



 차박은 캠핑의 한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차박이란 여행 시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르는 것이다. 잠을 차에서 자기 때문에 텐트를 치는 번거로운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되며, 이와 관련한 장비인 텐트, 타프 등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캠핑장 예약 부담 역시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동 수단과 숙박이 동시에 해결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차박,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다



 차박의 인기는 자동차 시장까지 이어졌다. 스포츠와 같은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소형 SUV(Sport Utility Vehicle)가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자동차 시장의 SUV 판매량을 보면 이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21년 1월부터 10까지의 SUV·RV 판매량은 64만 3,712대로 57만 7,335대가 팔린 승용차를 제치고 전체 시장 점유율 52.7%를 차지했다. 또한 올해의 국내 판매 비중 역시 60%에 육박했다. 올해 1~3분기 국내에서 팔린 RV·SUV 판매 대수는 총 61만 8,384대로 전체의 58%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박스형 경차인 레이의 역주행도 차박 열풍을 증명한다. 전통적으로 국내 경차 시장은 해치백 형인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차박 열풍의 영향으로 출 시 10년 차를 맞이한 레이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경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민폐와 힐링 사이



 요즘 들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차박이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며 문제점 역시 드러났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 문제다. 차박 명소로 알려진 곳들은 하나같이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박 명소로 알려진 한 곳은 주중이면 하루 2.3톤, 주말이면 하루 15톤으로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쓰레기양을 넘어서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지정된 장소가 아닌 무단 투기를 하는 사람 역시 문제가 된다.



 또한 차박이 가능한 장소가 아닌 공영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차박은 법의 제한을 받는 행위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르면 ▲야영 ▲취사 ▲흡연 ▲주차 등이 금지된 장소에서 해당 행위를 하는 경우 5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하천 주변 ▲산림 인접 지역 ▲사유지 등 허가 받지 않은 공간에서 차박을 할 경우 과태료나 벌금이 부과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소음 문제가 있다. 밤새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고, 폭죽을 터트리는 일부 차박족 때문에 인근 주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불법 차박에 대한 과태료 규정 마련을 추진키로 했다. 관계부처 합동 ‘캠핑 인프라 확충 및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제223차 정부업무평가위원회에 보고·확정했다. 먼저 캠핑에 관한 관심이 높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우수 캠핑장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농어촌 마을 등의 색다른 장소에서의 캠핑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용료가 저렴한 국공립 야영장을 현재 27곳에서 2027년까지 50곳으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있다. 또한 관련한 시설 관련 규제 정비를 추진하고, 공영주차장 내 불법 차박에 대한 과태료 부과 근거를 마련해 단속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다.



 현재의 삶에서 잠시 떠나 쉴 수 있는 차박. 하지만 나의 휴식이 누군가에겐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기사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쓰기 I 통합정보시스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하여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확인
욕설,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사진투고_내 곽곽이가 제일 귀여워!
여기어때_론 뮤익
2024회계연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회계 결산 총괄표
704_이주의한컷 - 학생복지위원회 'Buddy Box'
704_곽곽네컷 - 오늘은 분명 더울거야!
704_독자퀴즈
곽대인을 만나다_묵묵히 캠퍼스를 지키는 경비원 김성희 씨와의 인터뷰
[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동환 I 편집장: 김민수
Copyright (c) 2016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