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브랜딩, 기업의 이미지 변신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리브랜딩해 출범한 ‘메타’ 로고
2017년 구글의 패션 분야 검색의 1, 2위를 차지한 키워드는 구찌와 구찌스러움(Gucci-ish)이었다. 덕분에 매년 20%씩 매출이 감소해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구찌는 기사회생할 수 있었는데, 이런 파격적인 부활을 이끌어낸 것은 리브랜딩(Re-branding) 덕분이었다. 리브랜딩이 무엇인지,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보자.
리브랜딩이란?
리브랜딩(Re-branding)이란 말 그대로 ‘다시 브랜딩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마케팅 기법으로 소비자의 ▲기호 ▲취향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기성 브랜드의 ▲브랜드명 ▲용어 ▲심볼 ▲디자인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재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브랜딩의 목적은 시장에서 또는 소비자의 마음에서, 경쟁 제품과 차별점을 갖거나 새로운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해서 행해진다.
브랜드는 한번 만들어 놓는다고 끝이 아니다. 경쟁업체는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고,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끼리의 경쟁은 끝나지 않는다. 이에 기업이 현재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꾸준히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그때 리브랜딩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것이다.
리브랜딩,
어떻게 해야 할까?
리브랜딩은 무조건 성공하는 전략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트로피카나인데,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400억이라는 비용을 들여 리브랜딩을 감행했다. 그러나 기존 로고가 보여주는 ‘오렌지에서 직접 뽑아먹는 것처럼 신선한 주스’라는 상징성을 버리고 디자인에만 지나치게 신경쓴 결과 2개월 동안 판매량은 기존의 20%가 감소했고 결국 기존의 디자인과 로고로 복귀했다.
그렇다면 리브랜딩을 할 때 고려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먼저 기업이 처한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실적이 좋은 기업과 그 반대일 경우의 리브랜딩 전략은 다르다. 실적이 좋은 기업의 경우 변화의 폭을 크게 할 필요가 없다. 다음으로는 브랜드의 고객 및 시장을 재확립해야 한다. 누가 실제로 기업의 제품을 사는지, 우리 기업 말고 어떤 다른 제품을 사는지 확인하는지 살펴보고 실제 시장과 고객을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의 ▲비전 ▲사명 ▲가치를 재정의해야 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명을 바꾸는 경우 회사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검색 트래픽에 일부분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명을 바꿀시 리브랜딩 이후 인지도를 회복할 전략 역시 세워야 한다.
브랜드 슬로건을 리브랜드하는 것도 여러방법 중 하나다. 슬로건은 함축적인 회사의 목적이고, 이름을 바꾸는 것과 달리 슬로건 리브랜드는 마케팅 노력적인 측면에서 훨씬 쉽다. 회사의 로고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로고를 재설계할 시 단순해야 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외에도 ▲색상 변경 ▲폰트 변경 ▲모양과 이미지 재검토 등 다양한 방법이 고려될 수 있다.
성공적인
리브랜딩이란?
그렇다면 성공적인 리브랜딩의 예시는 어떤 게 있을까. 삼성의 경우 시대 변화와 글로벌 성장에 맞춰 로고를 변경해왔다. 삼성이란 로고를 한자에서 한글, 그리고 영어로 바꿨는데, 세계 시장에서 입지가 약할 때는 삼성을 파란색 타원 안에 표기한 로고를 썼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파란색과 연결해 파란색 타원만 멀리서 봐도 삼성이란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이후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뒤에는 파란색 타원을 빼고 삼성이라는 글자만 쓴 로고를 사용했다. 즉, 핵심 모티브를 변치 않는 모습으로 유지하며 끊임없이 로고를 바꿔 왔다.
햇반의 경우 간편하게 한 끼의 밥을 만들 수 있는 ‘편리함’을 중심 컨셉으로 잡았다. 허나 소비자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문제점을 찾기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원인은 주부들이 갖는 ‘죄책감’이었다. 당시 맞벌이 부부의 증가라는 사회 초기 현상을 겪고 있었으나, 사람들의 의식은 이에 따라오지 못했고 간편한 햇반을 내놓는 것이 엄마로서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에 햇반은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처럼 맛있는 밥’이라는 컨셉으로 변경했고 이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위해서는 변치 않아야 할 것과 바꿔야 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변치 않는 것은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그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다. 즉, 브랜드의 목적과 정체성이다. 기업이 원하는 지향점이 무엇이고,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동안 기업이 구축한 브랜드 정체성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간다면, 소비자가 혼란을 겪고 브랜드 가치는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리브랜딩은 소비자에게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와 선입견을 바꾸는 작업이다. 따라서 리브랜딩은 기업 입장이 아니라 반드시 소비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