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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폭발하는 로켓, 쌓여가는 오염... 해답은 재사용 로켓
조유진 ㅣ 기사 승인 2025-02-18 01  |  700호 ㅣ 조회수 : 35

▲ 스페이스X가 스타십의 7번째 시험 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16일(목)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사설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심우주 탐사용 거대 로켓 ‘스타십’의 7번째 시험 비행이 진행됐다. 그러나 발사 후 약 9분만에 통신 연결이 끊겼고, 상승 연소 도중 로켓의 상단부가 폭발했다. 해당 로켓의 상단부는 연료를 제외하고도 약 85톤의 무게를 지닌 거대한 구조물로, 잔해가 광범위하게 퍼졌다. 스페이스X측은 ‘사전 협의가 끝난 위험 구역 내 대서양에 파편이 떨어졌다’고 밝혔지만 연방항공청은 ‘잔해 대응 구역’을 활성화했다. 이러한 조치는 폭발 잔해가 지정된 구역 밖으로 떨어지는 경우에만 취해진다.

 



 로켓 폭발은 단순한 사고 이상의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한다. 우주선이 폭발할 때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다양한 유해 물질이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행히 스타십은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제작됐으며, 이는 우주선에 흔히 사용되는 알루미늄보다는 비교적 적은 대기오염 물질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은 연소과정 중 대기를 크게 악화시키는 알루미늄 산화물인 ‘알루미나’를 발생시킨다. 알루미나는 지구 대기의 반사율을 변화시켜 대기의 열 보존 능력을 변질시키고 오존층을 손상시킨다. 오존층은 태양의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해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존층이 손상되면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또한 로켓 폭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주요 대기 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은 초음속으로 대기를 통과하는 유성체나 로켓 파편이 공기를 압축하면서 생성된다. 이는 대기 중 화학반응을 일으켜 산성비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안으로 떠오른 재사용 로켓



 이러한 환경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으로 ‘재사용 로켓’이 주목받고 있다. 재사용로켓은 기존 일회성 로켓 달리 발사 후 추진체를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경제성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한민국 우주항공청 재사용발사체프로그램의 박순영 프로그램장은 “재사용 발사체를 사용하는 경우 경제적으로는 기존의 소모성 발사체 대비해서 10분의 1 정도 가격으로 우주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발사 횟수 같은 경우 기존에 2~3회 정도 발사를 할 수 있는 능력 대비, 재사용함으로써 10회 이상 20회까지 발사 횟수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등유 기반의 발사체는 연소 과정에서 찌꺼기가 남아 재사용이 어려웠으나,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로켓 엔진은 연소 잔여물이 거의 없어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 8월, 국내에서도 메탄 엔진 연소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재사용 로켓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글로벌 재사용 로켓 개발 현황



 우주 개발 강국들은 이미 재사용 로켓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16년 9월 위성을 탑재한 로켓 ‘팰컨9’를 발사한 후 추진 로켓을 지상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며 상업적 재사용 로켓 시대를 열었다. 민간 우주업체 ‘블루 오리진’ 역시 엔진뿐만 아니라 로켓 자체의 재사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2015년 11월, 블루 오리진은 실험용 로켓 회수에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을 보유한 제프 베조스는 “로켓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은 보잉 747여객기를 한 번 외국에 다녀온 뒤 이를 버리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로켓 재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도 재사용 로켓 개발에 힘쓰고 있다. 중국의 로켓 개발업체 ‘싱허둥리’는 액체산소와 등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2단 재사용로켓인 ‘즈선싱 1호’를 개발 중에 있으며 올해 상반기 첫 비행을 앞두고 있다. 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차원의 재사용로켓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월 22일(수) 대한민국 우주항공청이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7대 핵심과제 안에 민간주도 우주 수송으로의 대전환 추진을 위해 ‘재사용 발사체 확보를 본격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재사용 로켓, 비용 절감 넘어 환경 보호까지



 재사용 로켓 기술은 환경 보호와 경제적 이점을 모두 충족시키는 혁신적인 대안이다. 비용 절감과 함께 우주 탐사 빈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환경적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류의 우주 진출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과 로켓 잔해는 증가하는 추세이며,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가스 농도 또한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비교적 깨끗한 중간권과 성층권 상부에 배출되는 알루미나와 질소산화물의 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재사용 로켓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하며, 관련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져야 한다. 우주 개발은 이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환경을 고려한 우주 탐사 기술이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


 

조유진 수습기자 yujin0505@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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