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같이 OOH-AHH하게, 발레의 모든 것
발레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궁정 연회에서 유래됐다. 무언극이나 가면극 일종의 사교댄스인 발리, 극적인 성격을 갖춘 브란디, 즉흥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모리스카라 등 4가지 춤이 혼합됐다. 그중에서도 발레의 원형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1489년 이탈리아 토르토나에서 공연됐던 〈이아론과 금의 양모〉라는 작품이다. 이것을 프랑스 왕비였던 카트리느 드 메지시스가 프랑스에 도입해 궁정에 소개했고,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그가 상연했던 〈황후의 발레 코믹〉은 같은 이름의 책에 상세히 기록됐는데, 이때 발레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됐다. 기록상으로 발레의 시초인 것이다.
이후 발레는 루이 14세 시대에 예술적으로 발전했다. 루이 14세는 자신이 직접 춤을 출 정도로 열성적인 무용 애호가였다. ‘훌륭한 발레란 뛰어난 전문 무용수에 의하지 않고선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루이 14세는 무용가 양성기관인 왕립무용학교를 설립했다. 이는 발레가 국가적으로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리 카마르고라는 혁신적인 무용가가 등장했다. 그는 스커트 길이를 20cm 정도 짧게 하고, 처음으로 뒤축이 없는 구두를 신고 춤췄다. 이전에는 무겁고 긴 스커트가 거추장스러워 뛰어오른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지만 의상을 개혁하고 카마르고는 공중으로 높이 도약할 수 있었다. 더불어 걸출한 안무가 노베르가 나타나 발레의 근본을 개혁했다. 그에 의해 발레는 오늘날과 같은 원형을 갖게 됐다. 즉, 노래와 대사가 배제되고 댄스와 마임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기교에만 치중하는 기존 발레의 경향을 비판하고 무언극으로서의 발레를 정립했다.
발레의 기본자세는 팔과 발,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팔의 기본자세에는 팔의 낮은 자세를 뜻하는 앙 바(En Bas), 앙 바 상태에서 팔이 한 스텝 위로 이동한 앙 아방(En Avant), 양쪽으로 팔을 길게 편 알 라 스공드(A la Second), 팔의 높은 위치를 뜻하는 앙 오(En Haut) 등의 자세가 있다. 발의 기본자세는 제1번부터 5번까지 있다. 1번은 무릎이 턴아웃되고, 두 다리는 붙은 상태이다. 이 때, 턴아웃은 발 뒤꿈치를 마주 대고 발 앞부분을 옆으로 벌려서 두 발이 직선을 이룬 상태이다. 2번은 무릎이 바깥쪽을 향하고 턴아웃된 상태다. 3번은 무릎과 발이 바깥을 향한 상태에서 앞 발 뒤꿈치를 뒷발 중간 지점과 붙이고 각도는 180도를 유지한다. 4번은 발과 무릎을 턴아웃한 상태에서 두 발을 앞뒤로 10인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유지하는 자세로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3번 모양으로, 다른 하나는 앞 발 뒤꿈치가 뒷 발 끝과 붙은 상태로 거리를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5번은 두 다리를 붙이고 무릎은 턴아웃한 상태에서 앞의 발 뒤꿈치와 뒷발의 발끝이 서로 닿는 상태다. 그 밖에 한쪽 또는 양쪽 무릎을 구부리는 자세를 뜻하는 쁠리에, 한 발로 서서 그 반대쪽 발을 뒤로 벌리고 두 팔을 두 발이 이룬 선에 조화시킨 자세를 뜻하는 아라베스크 등이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5대 발레단은 러시아의 볼쇼이와 키로프 마린스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프랑스의 파리 오페라, 미국의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이다. 더불어 3대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다. 직접 이 작품들을 감상하거나, 발레단에 대해 찾아본다면 발레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팬터마임 : 대사 없이 몸짓, 표현만으로 사상·감정을 표현하는 모든 연극적 형식 또는 그 연기자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 발레
2000년대에 들어서 한국 발레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 발레의 스타 강수진 씨를 필두로 김기민, 김주원, 박세은 등 여러 무용수가 세계 무대 속 한국 발레의 명맥을 잇고 있다.
한국 발레는 광복 직후 신진 무용가들이 조선무용예술협회를 조직한 것이 시작이다. 그들은 국도극장에서 여러 작품을 선보이며 당시 생소했던 발레를 알리는 데에 힘썼다. 그 결과 서울 발레단, 국립무용단, 임성남 발레단 등 다양한 국내 발레단이 생겼다.
현재 한국 발레를 이끄는 쌍두마차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이다. 국립발레단은 1973년 국립무용단에서 분리됐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주 공연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강수진 씨가 2014년부터 예술 감독을 맡고 있다. 7명의 수석 무용수와 70여 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한국 최초의 민간 직업 발레단으로 1984년 창단됐다. 문훈숙 단장의 지휘 아래 8명의 수석 무용수와 70여 명의 단원이 활동한다. 모든 단원이 순수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국립발레단과 달리 외국인 무용수들과 함께하는 것이 유니버설 발레단의 특징이다. 1998년 한국 발레단 중 최초로 해외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사랑받는 한국인 무용수들이 늘고 있다. 강수진 씨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 5대 발레단인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해 30년 간 수석 무용수로 활약했다. 그는 치열한 세계 무대 속에서 30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혹독한 자기관리와 열정을 경비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주원 씨는 그 뒤를 이어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강수진에 이어 두 번째로 수상했다. 세계 정상급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무용수들을 제치고 국립 발레단 수석 무용수인 김주원이 수상하며 화제가 됐다.
한국의 차세대 무용수들 또한 세계 무용계에서 주목하는 샛별로 떠올랐다. 김기민 씨는 20살의 어린 나이에 세계 최고의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후 수석 무용수로 실력을 뽐냈다. 지난 2016년에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해에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박세은 씨가 이 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최근 한국 발레단의 급격한 발전과 세계 수준의 인재 배출로 한국 발레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대중들의 관심과 후원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Yes, I can 발레
기자는 이번 호를 준비하며 발레 동작 익히기에 직접 나섰다. 평소 발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고, 공연 또한 자주 보지 않는 터라 막막하게 느껴졌다. 대개 발레 동작이라고 하면 우아하고, 화려한 동작들을 떠올리다 보니 더욱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다.
고민 끝에 초보자인 기자가 따라하기에 쉬운 기본 동작부터 익혀보자는 생각에 모든 발레 동작인 5가지 발 자세를 따라하기로 했다. 발레의 모든 동작은 이 5가지의 발 자세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만큼 중요한 동작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