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l 공지사항 l PDF서비스 l 호별기사 l 로그인
수강신청, 서버는 안 터졌지만, 학생 속은 ‘터졌다’
이우섭, 문단비 ㅣ 기사 승인 2017-02-13 00  |  582호 ㅣ 조회수 : 4405





  지난 1월 9일(월)부터 13일(금)까지는 장바구니, 23일(월)부터 25일(수)까지는 수강신청 기간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학생이 분통을 터뜨리며 학과사무실의 문을 두드린 기간이었다. 새롭게 바뀐 수강신청 시스템을 몰랐던 학생들은 7학점만 신청된 시간표를 보며 정정 기간만 믿고 있다. 이번 학기 수강신청은 지난 학기 수강신청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짚어본다.



수강신청,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 수강신청은 1, 4학년과 2, 3학년을 구분해 각자 다른 날짜에 수강신청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학년을 나눠서 신청을 받았던 이유는 단연 서버 때문이다. 실제로 학년을 구분해서 수강신청을 하던 시기에도 좁은 서버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대기열이 발생했고, 한참을 기다려서 접속에 성공하면 이미 신청이 마감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 때문에 수강신청 날이면 오전부터 PC방에 대학생들이 몰렸다.



  그런데 이번 학기부터는 전 학년 동시 수강신청이 실시됐다. 실행 전부터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 학년을 나눴을 때도 버티지 못하던 서버가 전 학년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했다. 작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됐던 전 학년 동시 수강신청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찬성 43.37%, 반대 42.53%로 두 의견의 비율이 비슷했지만, 찬성 측과 반대 측 모두 시스템 접속 지연에 따른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우선선택 과목’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장바구니 수강신청 시 ‘우선선택 과목’으로 체크한 과목 중 체크 인원이 수강정원보다 적거나같다면 본 수강신청 전에 자동으로 수강신청 처리가 되는 시스템이다. 다만 체크 인원이 수강정원보다 많다면 본 수강신청에서 신청해야 한다. 예를 들어 30명이 정원인 강좌를 10명이 우선선택 했다면 본 수강신청 전에 자동으로 신청이 완료돼 본 수강신청에는 20명의 자리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40명이 우선선택을 했다면 40명 모두 본 수강신청에서 기존방식대로 신청해야 한다. 우선과목선택으로 자동수강처리가 됐는지는 본 수강신청 전 주부터 수강신청확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수강신청에서 우선선택을 사용한 인원은 54.46%, 자동수강처리가 된 강좌는 96.95%로 우선선택을 했다면 수강신청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장바구니 수강신청 강좌 49,991개 중 18,044개는 자동수강처리 된 강좌로, 서버의 작업량을 줄여 애초 우려를 불식시키고 비교적 안정된 서버를 구현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다면 우선선택을 하지 않은 45.54%의 인원은 왜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몰라서 ‘못한’ 것이다.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강신청 시스템에 불만족 혹은 매우 불만족에 체크한 사람 중 ‘시스템에 대한 홍보와 안내 미비’를 고른 인원이 55.31%를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 바뀐 시스템을 몰랐다는 것이다.



  신소재공학과의 A 씨는 “수강신청 날짜와 바뀐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전날 총학생회 페이스북 공지를 보고 겨우 알았다”며 홍보의 부족함을 토로했다. 반면 정보전산원은 SMS 발송, 학교공식 앱 알림톡이나 학교 홈페이지 공지 등 가능한 한 홍보를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홈페이지 공지는 작년 12월 15일, 알림톡 공지는 20일에 올라와 수강신청 기간에는 확인하기 어려웠고, 알림톡 공지는 전 학년 동시수강신청은 강조했지만 우선선택 시스템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 학년 동시수강신청은 알았지만 우선선택 시스템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정보전산원은 “공지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이해한다”며 공지방식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족했던 홍보로 우선과목선택을 몰랐던 학생들은 성공률 96.95%의 우선선택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다음 학기는 어떨까. 우선선택 시스템은 말이 많지만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알게 된 학생들도 많아졌다. 염려되는 문제점은 우선과목선택을 하는 인원이 많아지면 시스템에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과목선택을 체크해도 본 수강신청으로 넘어가는 과목이 많아지면, 서버와 강좌 수는 그대로인데 전 학년이 동시에 접속하는 ‘헬게이트’가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보전산원 역시 이 점을 알고 있고 많은 학생들에게 알려지게 된 우선선택 시스템이 2학기에도 동작할지 주목하고 있다. 정보전산원은 “2학기는 1학기보다 학생 수가 훨씬 많아서 2학기를 통해 이번 시스템의 진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며 “서버가 효율적인 처리를 하게끔 계속 테스트하고 시스템을 수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바뀐 수강신청 시스템이 대기열 창을 보여줄지 만족스러운 강의시간표를 보여줄지 이후가 주목된다.



사람은 많은데 앉을 책상은 모자라



  이번 수강신청을 소위 ‘망쳐버린’ 학생들은 너무나도 많다. 단지 듣고 싶은 강좌를 못 들은 걸 넘어서 반드시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 강좌를 못 들어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들까지 있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걸까. 가장 많은 문제는, 강좌를 수강하려는 인원에 비해 강좌 정원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점이다. 시각디자인과의 한 강좌는 강좌 정원은 20명이지만 75명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강좌 대부분에 강좌 정원 이상의 인원이 몰리는데, 학과 측에서는 증원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학과사무실에 연락해도 정정 기간에 남는 자리가 생기면 그때 알아보라는 답변뿐이다.



  몇몇 과목에는 선이수 과목이라는 것이 있다. 1학기에 개설되는 A라는 과목을 먼저 수강해야 2학기에 B를 들을 수 있는데, A를 수강하지 못한다면 A를 다음 해에 수강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제때 졸업하지 못하거나, 다음 해의 동일 과목 수강인원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신소재공학과의 A 씨는 “졸업 필수과목을 수강 실패해서 불편함을 겪었다”며 난감함을 토로했다. A 씨는 학과사무실에 연락했더니 “수강정정 기간에 열어줄 테니 기다려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정 기간에 어느 교수님이 몇 명이나 열어 줄지는 듣지 못했다”며 불안함을 표했다. A 씨의 학과에서 그 과목을 들어야 하는 인원은 약 70명. 그러나 수강신청에서 열린 인원은 다 합해서 30여 명 남짓이다. 정정 기간에 본 수강신청 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할뿐더러, 복학생 등의 추가 인원도 변수다.



  수강인원만이 문제가 아니다. 분반이나 학년에 따라서 아예 수강신청을 못 하게 제한을 둬 피해를 보는 학생들도 속출했다. 디자인학과 중 시각디자인과 공업디자인 프로그램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아, 시각디자인 프로그램 강좌를 시각디자인과 학생이 못 듣는 일도 발생했다. 학과마다 발생한 문제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보이는 점은 복수전공자나 복학생, 재수강 인원을 고려하지 않았고, 수강인원이 너무 적어 수많은 사람들이 학과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과사무실에서는 “정정 기간에 열어주겠다”, “증원 예정은 없다”, 심지어 “전공필수과목임에도 올해 못 들으면 내년에 들으라”는 답변까지 내놨다.



복수(부)전공 신청자도 ‘장바구니’ 담고 싶어요



  복수(부)전공자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수강신청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장바구니 신청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의 복수(부)전공 승인이 나지 않아 장바구니를 신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복수전공을 이수하게 됐지만, 장바구니 신청을 하지 못한 B 씨는 “학사지원과는 승인 여부를 모르니 장바구니 신청을 제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복수(부)전공 첫 학기에 장바구니 신청을 하지 못하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학사지원과 왕윤희 주무관은 “복수(부)전공 첫 학기 장바구니 문제는 우리로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복수(부)전공을 신청한 학생들이 장바구니 제도를 이용하기에는 장바구니 기간이 너무 이르다”고 전했다. 성적이 확정된 후 복수(부)전공 신청이 이루어지는데, 신청을 받고 승인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보통 열흘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우리대학의 복수(부)전공 승인은 각각 1월 중순과 7월 중순에 완료된다. 그럼에도, 우리대학의 장바구니 신청은 항상 1월 초, 7월 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사일정상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수강신청은 한 학기 동안 들을 강의를 결정하는 중요한 학사일정이다. 이때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거나, 강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학생들은 원하는 강의를 수강할 수 없게 된다. 단 몇 분, 몇 초의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수강신청인 만큼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최대한 수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이우섭 기자            

  wszzang0121@seoultech.ac.kr

  문단비 기자    

  mun_3058@seoultech.ac.kr


기사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쓰기 I 통합정보시스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하여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확인
욕설,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제705호 독자퀴즈
제705호 곽곽네컷 - 분명 이번 장마는 길댔는데..?
광고 - 2025학년도 2학기 기숙사생 선발
광고 - 2025학년도 ST 커리어박람회
2025회계연도 대학회계 제1차 추가경정예산서 총괄표
우리대학의 교수 임용 과정
여름방학, 비워진 강의실
<안녕, 용문객잔>
한적함 속의 온기와 정
[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동환 I 편집장: 김민수
Copyright (c) 2016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