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점단이 진행하는 도예학과 주점
도예학과 주점은 학생회가 아닌 주점단이 운영한다. 도예학과 학생회는 주점단에게 운영비용을 빌려주고 주점이 끝나고 빌려준 원금을 받는 것 외에는 주점에 개입하지 않는다. 도예학과 학생회는 논란이 되는 강제 참여와 불참비는 도예학과 학생회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도예학과는 주점단을 선출할 때 2학년 학생들을 후보로 단체 채팅방에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도예학과 임현모(도예·13) 학생회장은 “매년 축제를 이끌어갈 주점장과 부주점장 지원을 받았다”라며 “올해는 아무도 지원을 하지 않았고, 매년 주점장을 2학년이 해왔기에 2학년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투표가 무기명으로 진행된 점에 대해서 임 학생회장은 “무기명 투표로 하면 잘하는 사람을 뽑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 주점장은 이지수(도예·16) 씨로, 부주점장은 오혜준(도예·16) 씨로 정해졌다.
강제 참여인가, 행사 일부인가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처럼 도예학과 주점은 1·2학년 학생들이 필수로 참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강제 참여’인지를 두고 주점단과 학생들의 생각이 다르다. 도예학과 학생 A 씨는 “저학년 학생들의 노동력과 시간을 갈아 넣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방과 후 늦은 시간에 (학생들을) 당연하다는 듯 부르는 것도 불쾌하다”고 전했다. 다른 학생 B 씨는 “받는 것도 얻는 것도 없이 일한다는 점이 마음에 안 든다”며 “강제로 참여시키는 방식은 과 단합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도예학과 주점장을 맡게 된 이 씨는 “강제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부정적으로 됐다”며 “다 같이 참여하자, 다 같이 즐기자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도예학과 학생은 “다른 학과는 수익을 사람 수로 나눠 배분한다는 말도 있는데 우리 학과는 수고비 한 푼도 없다”며 “작년에도 수익 내용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아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점을 왜 계속 강행하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임 학생회장은 “처음에 (불만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주점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일이 커져 손해가 너무 많고 감당이 안 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 학생회장은 “수익분배에 대해 말이 많아 주점장과 부주점장이 계속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참비 5만원 어디에 쓰이나
도예학과는 매달 한 번씩, 각 반끼리 대청소를 한다. 함께 스튜디오를 사용할 뿐 아니라 흙을 많이 쓰는 학과 사정상 대청소에 불참할 시 불참비 5만원을 걷는다. 대청소 불참비는 학과나 학생회가 아닌 각 반을 위해서 쓰인다. 임 학생회장은 “편의를 봐주다 보면 대청소에 참가하는 인원이 적어져 불참비를 걷고 있다”며 “걷게 된 불참비는 각 반 MT나 회식에 쓰인다”고 전했다.
주점 불참비는 어떻게 사용될까? 주점장 이 씨는 “주점단이 학생회에서 돈을 빌린 후 대동제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갚는 시스템”이라며 “불참비를 걷게 되면 준비금에 쓰일 뿐, 이익을 채우려는 목적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주점단, 간담회·단체 채팅방 열어
주점단은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1학년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1학년에게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만 주점 공지가 이뤄졌다. 주점단은 간담회를 진행해 시간대를 조정하고, 어떤 식으로 축제가 운영되는지 등의 간단한 준비 과정을 1학년에게 알렸다.
또, 주점장은 단체 채팅방을 다시 열어 주점에 관해 질문 사항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연락처를 남겼다. 주점장 이 씨는 “익명으로 보내도 되니 불만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했다”며 “그럼에도 직접 연락 온 적은 없었고 대나무숲에 글이 올라오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임 학생회장은 “축제 주점을 학교 지침 없이 학과마다 주관하다 보니 매뉴얼이 없어, 다음 학생회장에게는 (주점 매뉴얼을) 인수인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임 학생회장은 “몇 주 동안 의견도 들어보고 대책도 마련했다”며 “강제 참여로 노동 착취하려고 하는 게 아니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수영 기자 sakai1967@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