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 교내 테니스장이 공간 배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동아리, 일반 학생, 수업 등 다양한 목적의 이용자들이 얽혀 있는 가운데, 예약 시스템과 시설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체육 활동을 위한 공간이 때로는 경쟁과 제약의 공간이 되며, 사용자의 피로와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테니스장 운영 실태와 갈등의 원인, 개선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테니스장, 공간보다 수요가 더 많다
우리대학에는 현재 실외 테니스장 5면이 설치돼 있다. 코트는 평일 오전 수업과 방과 후 동아리 활동, 일반 학생의 자율 운동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처럼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공간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반 학생과 동아리 활동이 겹치는 시간대에는 일정 조율이 어렵고, 비나 악천후 시에는 대체 시설이 없어 실질적인 이용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교내 테니스 중앙 동아리인 느티나무 회장 양경모(스과•24, 이하 양 씨)는 “인원수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코트가 적다고 느낀다”며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실외 시설 특성상 아예 활동이 불가능해진다”고 전했다. 동아리는 ‘동아리 정기 사용일 신청서’를 제출해 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외부 단체의 예약으로 사용이 제한된 사례도 있었다.
▲ 2024년 클레이코트에서 하드코트로 공사가 완료된 풋살장 옆 테니스장 2면
예약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양 씨는 “외부에서 정기적으로 코트를 예약해 동아리 정기 연습 시간에 사용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며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코트를 이용한 상황이어서 학교 시설과에 문의했고, 이후 외부인의 예약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우선 예약된 쪽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동아리 간 합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예약 중복 문제는 여전히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테니스장 예약은 학교 포털의 자원예약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정규 수업 및 동아리 활동은 별도 신청을 통해 시간대를 확보하고, 일반 재학생은 자율적으로 코트를 예약해 사용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사실상 선착순 경쟁 구조로 귀결되며, 인기 시간대에 대한 과열 경쟁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국 에너지바이오대학 학장은 “동아리에 소속하지 않은 일반 학생들과 외국 학생들이 테니스를 치러 와서 사용 권한에 대한 문제로 다소 다투는 경우를 봤다”며 “수업, 동아리, 일반 학생들이 모두 사용하는 구조이다 보니 조율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추가로 “테니스 인구는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교내에서 일반 학생들이 테니스를 즐기기에 공간적으로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교내 여유 공간이 부족해 체육시설을 쉽게 확충하긴 어렵겠지만 수요에 따라 운영 방식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테니스장에 부속된 락커룸의 부족해 테니스장 주변 락커룸 정비 및 설비 확장과, 늘어나는 테니스 인구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왼쪽부터 하드코트 2면, 클레이코트 3면이 위치해 있다. (출처=네이버지도)
공간 복지 위한 논의 시급
학교 체육시설 담당 부서에 따르면 운동장·체육관·테니스장 등 모든 시설은 통합 관리되고 있으며, 예약과 사용 권한은 내부 기준에 따라 조정되고 있다. 아울러 정문 리모델링과 캠퍼스 공간 재배치와 연계해 체육시설 개선 방향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테니스장에 대한 확장이나 실내 코트 도입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양씨는 “코트 수를 더 늘리지 않는 이상은 지금 운영 방식이 그나마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비 온 다음 날에는 클레이 코트도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 수에 비해 협소한 공간이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테니스장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공간 부족에서 비롯된 문제를 넘어, 학교 구성원 간의 소통과 배려, 공정한 자원 배분의 중요성을 되짚게 한다. 다양한 이용 목적이 공존하는 만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운영 기준과 조율 시스템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시설 확충과 더불어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운영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할 시점이다. 체육 공간이 갈등의 장이 아닌, 모두에게 열린 건강한 캠퍼스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학교의 세심한 고민과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송태선 수습기자
songts06@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