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히어로 장르가 영화산업의 주요 장르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78년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이나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이 인기를 끌었지만, 유치하다는 인식을 뒤집진 못했다.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이 전환점을 마련했다. 엑스맨은 슈퍼히어로를 소재로 한 영화가 유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불러왔다. 엑스맨의 성공은 2002년 「스파이더맨」, 2003년 「데어데블」 등 슈퍼히어로 장르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이런 흐름에 쐐기를 박은 것이 2008년 「아이언맨」이다. 아이언맨은 전 세계 5억 8천만 달러를 벌어들여 슈퍼히어로 장르의 붐을 일으켰다. 아이언맨은 단순히 슈퍼히어로 장르의 붐을 일으킨 것에 그치지 않았다.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코믹스는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 등 차근히 마블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그 정점은 모두가 아는 「어벤져스」라 할 수 있다.
슈퍼히어로 영화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독립된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이루는 구조를 말한다. 독립된 영화의 캐릭터들은 같은 세계관 내 다른 캐릭터와 같이 출현하기도 한다. 어벤져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개별 영화가 하나의 통합된 세계관을 구성한다는 최초의 개념을 성립했다. 쿠키영상이나 영화에서 잠깐 등장하는 요소는 다음 영화와의 연결을 암시하는 단서로 작용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성공은 DC코믹스와 엑스맨 시리즈가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2013년 「맨 오브 스틸」을 시작으로 DC 필름스 유니버스의 포문이 열렸다. 엑스맨 시리즈는 울버린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3부작과 프리퀄(본편보다 이전 시점을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크로스오버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개봉했다. 사실상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인 것이다.
이제 마블과 DC, 엑스맨은 세계관을 확장하며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섣부른 확장으로 DC 필름스 유니버스가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 사이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엑스맨도 2016년 「데드풀」, 2019년 개봉 예정인 「뉴 뮤턴트」 등으로 세계관의 초석을 다져가고 있다.
② 시대가 낳은 아이들 ‘슈퍼히어로’
다시 ‘왜 사람들은 슈퍼히어로 영화에 열광하는가?’로 돌아가 보자. 슈퍼히어로 영화의 흥행은 슈퍼히어로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더 이상 액션만 화려한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사회의 중요한 화두를 담고 있는 영화로 변모한 것이다. 이는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유래했던 사회적 배경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영웅을 찾는다. 우리나라의 홍길동전과 전우치전 모두 어두운 시대의 산물이었다. 우리가 살펴볼 슈퍼히어로 캐릭터도 시대의 아픔을 반영하고 있다.
1. 슈퍼맨과 캡틴 아메리카 미국의 상징이 되다
최초의 슈퍼히어로는 1932년 만들어져 1938년 DC코믹스를 통해 선보인 ‘슈퍼맨’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슈퍼히어로라는 개념은 있었다. 슈퍼히어로라는 용어는 191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슈퍼맨이 슈퍼히어로라는 장르와 캐릭터를 정립했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슈퍼맨은 초능력과 사람을 구하는 선한 마음이라는 슈퍼히어로의 모범을 보여줬다. 우리가 처한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을 정의로운 마음으로 해결하는 영웅. 이것이 슈퍼맨의 캐릭터이자 존재 이유였다. 이런 영웅이 필요했던 이유는 시대가 그만큼 어두웠기 때문이다. 193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1920년대 시작된 대공황은 불길이 잡히지 않았고, 이를 틈타 나치와 일본 군국주의 세력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슈퍼맨의 창조자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는 슈퍼맨을 통해 일종의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다.
난세를 끝낼 초월적인 힘. 이러한 슈퍼맨의 특성은 마치 신을 연상시킨다. 이는 슈퍼맨 원작이나 슈퍼맨을 다룬 영화에서 줄곧 등장하는 소재다. 2006년 개봉한 「슈퍼맨 리턴즈」에서 슈퍼맨은 사람들의 기도를 듣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 DC 필름스 유니버스 속 슈퍼맨은 더 노골적인 신의 모습이다. 2013년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슈퍼맨을 숭배하는 사람들, 슈퍼맨을 신에 비유하는 렉스 루터(슈퍼맨 시리즈의 대표 악당), 적과의 일전 끝에 숨을 거둔 슈퍼맨이 다시 부활하는 모습은 슈퍼맨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인 특성을 잘 보여준다. 슈퍼맨이 가지는 신적인 이미지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을 누군가가 단번에 해결하길 바랐던 그 당시 사람들의 소망을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다. 어쨌든, 슈퍼맨은 탄생부터 지금까지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미국의 상징이 됐다.
슈퍼맨과 비견되는 캐릭터는 마블 코믹스의 캡틴 아메리카다. 캡틴 아메리카는 군인이다. 초월적 능력을 갖춘 외계인인 슈퍼맨과 다른 점이다. 이러한 차이가 있는 것은 캡틴 아메리카가 1941년에 탄생했기 때문이다. 1941년은 미국이 직접 전쟁에 참여한 해다. 1941년, 일본이 미국의 진주만 해군기지에 무차별 공습을 가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 프랭클린D. 루즈벨트가 치욕적인 날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미국인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런 충격을 반영한 캐릭터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슈퍼맨처럼 초월적인 능력은 없어도 병사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했던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의 적은 당연히 미국의 주적이었던 일본군과 나치였다.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 배경을 보고 캡틴 아메리카가 명령에만 따르는 군인이라고 간주해서는 곤란하다. 캡틴 아메리카의 캐릭터성은 자유와 휴머니즘을 수호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나온다. 미국 대통령이 내린 결정이라도 캡틴 아메리카가 생각하기에 옳지 못한 결정은 따르지 않는다. 이런 강직함이 원작과 영화에서 갈등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이런 강직함이라 할 수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캡틴 아메리카는 원작의 캐릭터를 잘 살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4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와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명령이 아닌 개인의 신념으로 행동해 왔다. 영화에서의 모습은 원작보다 더 이상주의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2. 엑스맨과 블랙 팬서 차별의 아픔을 담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만큼 현대사회를 정의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다. 많은 대중문화에서 소수자 차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엑스맨과 블랙팬서는 이런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잘 표현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1960년대는 미국의 전성기였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딛고 패권국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흑인 차별 문제가 곪아 터지고 있었다. 흑인은 엄연한 미국 시민이면서 끊임없는 사회의 배척을 받는 존재들이었다. 이런 아이러니함은 1963년 ‘엑스맨’이라는 독특한 슈퍼히어로 집단을 탄생시킨다. 다른 슈퍼히어로들은 초능력을 가지면서도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존재다. 하지만 엑스맨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돌연변이란 이유로 끊임없는 위협과 배척을 받는다. 피부색이 다르단 이유로 흑인을 핍박하는 미국 사회의 은유이기도 했다. 엑스맨의 양대 캐릭터인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도 흑인인권운동의 거두인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맬컴 엑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마틴 루서 킹의 비폭력 운동은 프로페서 X의 인간과 돌연변이의 공존을 꿈꾸는 온건한 모습으로, 맬컴 엑스의 폭력 투쟁은 매그니토의 급진적인 성향으로 구현됐다.
올해 개봉한 「블랙 팬서」는 흑인 차별을 색다른 관점으로 담은 영화다. 블랙 팬서는 타이타닉을 능가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블랙 팬서는 최초로 흑인 슈퍼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다. 등장인물의 90%가 흑인일 정도로 블랙팬서는 미국의 흑인 관객을 공략했다. 하지만, 블랙 팬서가 가지는 의미는 흑인과 아프리카를 언제나 약자로 묘사하는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 블랙 팬서의 배경 와칸다는 베일에 감춰진 고도로 발달된 국가이며, 와칸다의 흑인들 또한 강력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대담한 묘사는 흑인 사회에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일으켰다.
하지만, 갈등 구조는 엑스맨이 추구했던 ‘핍박받는 소수자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를 따르고 있다. 개방을 추구하는 블랙 팬서와, 와칸다의 기술력으로 복수를 하자는 에릭 킬몽거의 대립은 영화의 큰 줄거리다.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의 대립과도 유사하다.
블랙 팬서는 엑스맨보다 더 직접 흑인 차별을 다룬 캐릭터다. 블랙 팬서라는 어원 자체도 흑인 급진단체인 흑표당에서 따왔다. 흑표당은 폭력적인 무장투쟁을 벌였던 흑인집단이다. 흑표당의 활동은 영화 블랙팬서의 줄거리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블랙 팬서는 억압된 흑인의 욕망을 반영한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다. 강대국의 국왕이며, 지혜로운 슈퍼히어로인 블랙팬서는 ‘흑인은 영웅이 될 수 없다’란 편견을 깨뜨렸다.
③ 21세기 신화. 슈퍼히어로
슈퍼히어로 영화를 현대판 신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가 시험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헤라클라스 같은 그리스 신화를 연상시킨다. 신화 속 다양한 요소와 설정은 슈퍼히어로 영화를 풍성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신화의 원전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마블의 히어로 ‘토르’는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한 천둥의 신이다. 신화 속 토르와 같은 모습으로 망치인 묠니르를 무기로 사용하며 번개와 여러 가지 빛을 지배한다. 신화 속 ‘토르’는 천둥의 신으로 천둥과 함께 비를 수반해 농민들의 수호신으로 알려졌다. 목요일(Thursday)이라는 단어가 토르(Thor)의 어원에서 파생돼 목요일은 ‘토르의 날’이라는 뜻을 가진다. 토르는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신이기도 하다. 영화 속 토르의 무기인 묠니르도 신화의 산물이다. ‘부수는 것’, ‘갈아 으깨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는 묠니르는 이름 자체가 강력한 무기임을 나타낸다.
토르의 동생이자 오딘의 아들로 나오는 ‘로키’는 신화 속에선 거인의 아들이며 오딘과는 의형제로 알려졌지만 오딘의 아들로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또한 ‘라그나로크’를 일으켜 신들과 세상을 멸망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로키는 대표적인 ‘트릭스터’다. 트릭스터는 특유의 꾀로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덩어리다. 하지만 그 문제를 오직 트릭스터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가진다. 영화 속 로키도 선과 악을 넘나드는 복잡한 캐릭터다. 「어벤져스」에서 로키는 교활한 전략으로 히어로들을 위협하는 악당이었다. 이후 로키는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주인공 토르와 함께 악당과 싸우는 아군으로 활약하기도 한다.
DC코믹스의 ‘원더우먼’도 신화적인 상상력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원더우먼은 토르처럼 실제 신화에 등장한 인물은 아니지만, 신화를 캐릭터의 탄생배경으로 인용해 만들어진 슈퍼히어로다. 원더우먼은 그리스·로마신화를 통해 탄생했다. 원더우먼은 아마존 종족의 여왕 히폴리타와 신 제우스 사이에서 점토로 형태를 빚고 생명을 불어넣어 태어난 딸이다. 원더우먼의 힘은 각종 신의 능력에서 기인한다.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 아테나의 지혜, 헤라클레스보다 더 강한 힘을 보유했고 그리스 신들로부터 초인적인 힘, 스피드, 지성, 동물과의 대화 등 다양한 능력들을 부여받았다. 원더우먼은 ‘아마조네스’라는 부족의 일원이다. 아마조네스 부족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부족이다. 신화 상에서는 남자아이는 죽이고 여자아이만 키운다고 알려졌다. 그들은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숭배하며, 아르테미스처럼 호전적인 부족이다.
이처럼 슈퍼히어로 영화는 신화를 배경으로 짜이기도 한다. 신화를 바탕으로 사용함으로써 슈퍼히어로의 존재가 더욱 신비롭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신의 능력을 갖춘 히어로조차도 시련과 고난을 겪는다. 히어로가 강해질 때나 약해질 때, 대중들은 같은 자아로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과정은 결국 관객들이 히어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장치가 됐다.
④ 슈퍼히어로의 흥행공식
왜 우리는 슈퍼히어로에 열광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할지 모른다. 우리가 영웅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히어로라는 장르가 탄생한 것도 대공황과 세계 대전이라는 어려운 시대상황 덕분이었다. 지금 시대상황도 불확실하다.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힘을 가진 영웅을 바라는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남는다. 명작 반열에 든 슈퍼히어로 영화들은 슈퍼히어로의 전지전능한 힘을 강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스티스 리그」처럼 슈퍼히어로의 힘과 능력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화 스튜디오라 할 수 있는 ‘마블’은 사실 슈퍼히어로를 양산하는 곳이 아니다. 슈퍼히어로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2013년 「아이언맨 3」는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토니 스타크가 어떻게 인격적으로 성숙해 나가는가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인 아이언맨 슈트를 모두 폭파시켜버렸다. 토니의 정신적인 성숙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캡틴 아메리카도 공명정대한 히어로가 아닌 친구를 구하고 싶은 한 명의 인간이었다. 마블의 히어로들은 가장 강한 모습이 아닌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나간다. 이것은 마블영화뿐만이 아닌,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잡은 슈퍼히어로 영화의 공통점일 것이다.
2017년 개봉한 「로건」은 죽어가는 울버린을 다뤘다. 끊임없이 재생하는 강철의 사나이 울버린은 영화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이다. 가장 약하고 고통받는 울버린을 다루지만, 그렇기에 더 처절하다. 울버린은 영웅이 아닌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사투를 벌인다. 2008년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도 숭고한 영웅으로서의 배트맨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브루스 웨인을 그렸다.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자신의 연인을 구하는 것이 더 앞선 미숙한 영웅이다. ‘초인’ 슈퍼히어로의 ‘인간적’이고 미숙한 모습. 그리고 그들의 ‘각성’. 이런 구성을 진부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스토리를 가진 인물에게 애정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슈퍼히어로의 원동력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감정이입을 할 수 있고, 응원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 말이다. 앞서 소개했던 사회적인 화두나 신화적 설정,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가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 낸다.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는 슈퍼히어로가 서부극의 전철을 밟으며 몰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모든 장르에는 정해진 수명이 있고, 언젠가는 슈퍼히어로라는 장르가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속 슈퍼히어로들은 매력적이다. 캐릭터의 다채로운 매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객들은 슈퍼히어로라는 장르를 놓지 않을 것이다.
윤성민 기자
dbstjdals0409@seoultech.ac.kr
강진희 수습기자
hee06024@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