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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극의 변천사
양재혁 ㅣ 기사 승인 2022-03-21 11  |  657호 ㅣ 조회수 : 1730

  우리나라 사극의 변천사



  사극은 ‘역사에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연극이나 희곡’을 의미한다. 사극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으며, ‘사극’이란 장르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혔다.



  사극에 대해 중·장년층과 MZ세대가 떠올리는 작품은 차이가 있다. 중·장년층은 ▲<대조영> ▲<연개소문>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등의 정통사극을 떠올릴 것이고, MZ세대는 ▲<연모> ▲<어사와 조이> ▲<옷소매 붉은 끝동>과 같은 퓨전사극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중 장년층이 떠올리는 사극과 MZ세대들이 떠올리는 사극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까지의 사극 흐름



  우리나라 최초 사극은 1962년 KBS에서 방송된 김재형 PD의 <국토만리>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설화를 다룬 사극으로, 이어서 <마의 태자>, <민며느리> 등이 제작됐다. 1970년대까지 방영된 사극은 고전 설화를 중심으로 시청자의 민족 정서에 호소하는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는 특징이 있다.



  1980년대에 들어 사극은 본격화됐는데, KBS 대하사극과 MBC <조선왕조 500년>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사극들은 왕을 중심으로 한 궁중의 권력투쟁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특징이 있다. KBS 대하사극은 단종과 세조의 왕위찬탈을 그린 1980년 <파천무>로 시작됐으며,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한 <조선왕조 500년> 시리즈는 1983년 <추동궁 마마>로 시작됐다.



  1990년대에 들어 사극은 다양화됐으며 중심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의 대상이 바뀌었다. 1990년대 이전 사극이 왕과 신하, 왕비와 후궁이 암투를 벌이는 모습이었다면, 1990년대 이후의 사극은 한의사, 상인 등 전문가 집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1991년 방송된 <동의보감>이 그 예시이며 조선 시대 명의 허준의 일생을 다뤘다.



  2000년대 초반의 경우 전쟁 중심 사극의 붐이 일어났다. 2000년부터 3년간 방송된 <태조 왕건>은 블록버스터 사극 시대를 열었으며 대규모 전투 장면이 호평을 받았다. 이후 ▲<불멸의 이순신> ▲<대조영> ▲<주몽> 등 여러 전쟁 사극이 계보를 이었다.



  2000년대 말, 트렌디한 사극이라 부를 수 있는 퓨전 사극의 시대가 열렸다. 퓨전 사극의 시초는 2008년 KBS에서 방영한 <쾌도 홍길동>이며, <쾌도 홍길동>이 방영된 이후, 퓨전 사극의 수는 점차 늘어나더니 2010년대 후반에 대세가 됐다. 퓨전 사극은 배경만 시대극이고 실상은 현대극과 다름없으며 가상의 등장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역사 속 인물에 대해서 다루기보다는 과거의 시대적인 배경과 상황만을 빌렸다고 볼 수 있다.



  정통 사극에서

  퓨전 사극으로



▲ 퓨전 사극 드라마 <연모>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가상의 세계관에서 가상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퓨전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엔 주로 중·장년층의 남성이 사극을 주로 시청했다면, 현재는 다른 세대로 확장돼 전 연령층이 사극을 많이 시청한다. 특히 20대 이하인 젊은 연령의 시청자들의 수가 대폭 증가했기에, 각 방송사는 이들이 선호하는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사극에 담아냈다. 대체로 젊은 연령층은 과거의 딱딱했던 사실 위주의 사극보다는 소설적인 요소가 가미된 사극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사극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사극 드라마를 둘러싼 고증 논란도 방송사들이 가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에 눈 돌릴 수 있게끔 만든 원인 중 하나다. 2021년 3월 22일(월)에 처음 방영된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태종의 무차별적인 살인장면 등 현실과 너무 다른 모습을 담아내 많은 논란이 있어 결국 방영된 지 이틀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또한 드라마 <철인왕후>는 혐한 작가 작품을 극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문화재 비하와 실제인물의 지나친 희화화를 지적받았다. 따라서 각 방송사들은 논란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상의 배경에서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퓨전 사극을 더 선호하게 된 것이다.



  정통 사극의 재도약



  많은 퓨전 사극이 쏟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통 사극의 부활의 징조가 보이고 있다. 2021년 12월 11일(토)에 정통사극 <태종 이방원>이 처음으로 방영됐는데, 이는 5년만에 재등장한 KBS 대하드라마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출발했다. <태종 이방원>은 주인공 이방원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초반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금세 시청률을 회복했고 올해 1월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과거의 정통 사극과 달리 32부작의 다소 짧은 길이로 구성돼 압축된 전개를 보여주면서 빠른 전개에 익숙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정통 사극과 퓨전 사극 모두 각각의 매력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 종류의 사극에 치우치지 않고 두 종류의 사극이 함께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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