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는 도전이다. 하지만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쫓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청년 창업가들이 늘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의 성공 사례가 널리 퍼지자 대학과 정부에서도 관련 내용에 귀 기울이며 여러 지원사업을 통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본지에서는 청년창업의 정의와 최신 흐름, 성공 사례가 보여주는 가능성, 그리고 젊은 창업가들이 선택하는 전략을 소개하며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첫 발걸음을 옮길 힘을 주고자 한다.


▲ NEXTRISE 행사에서 발표중인 오호영 씨(안경·23)
대학의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바탕으로 성장한 청년 창업자
개인 맞춤형 수면케어 앱 REST DAWN을 운영 중인 ‘유영’ 팀의 창업자 오호영 씨(안경·23)는 대학 창업 지원체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장한 청년 창업자다. 첫 출발은 2024년 1학기 ‘기업가정신과 창업생태계 이해’ 교과목이었다. 해당 과목은 KDB산업은행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학생들이 실전 창업기초를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 씨는 “KDB 창업교육을 수료하고 교내 우수성과자로 선발되며 본격적인 창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팀은 2024 KDB 성과공유회 본선까지 진출하며 첫 단계의 성과를 확보했다.
오 씨는 2025년부터 창업융합전공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전공 차원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우리대학은 창업 과목을 전공학점으로 인정해 학업 부담을 줄이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캡스톤디자인을 통해 초기 제품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동아리 활동 역시 팀의 핵심 기반이 됐다. 유영 팀은 창업 동아리에서 선정된 후 창업동아리실을 배정받고 총 300만 원의 장학금·시제품 제작지원금을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기술개발 인력 구성이 본격화됐다. 특히 개발자 확보 과정은 학교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 팀은 개발자 부재로 어려움을 겪던 중 창업 수업에서 우연히 개발 전공 학생을 만나 팀을 구성했고, 이후 다른 동아리 활동을 통해 외주 개발 경험이 있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영입했다. 오 씨는 “기획이 재밌다며 합류해 준 덕에 팀이 안정적으로 갖춰졌다”고 말했다.
외부 프로그램과 글로벌 경험으로 확장된 활동
교내 지원은 외부 창업 프로그램 참여로 이어졌다. 유영 팀은 학생창업유망팀 300(U300)에 최종 선발돼 전국 단위 멘토링과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이후 창업지원단이 안내한 ‘글로벌창업캠프’에 참여해 싱가포르 SWITCH 박람회, DRAPER 투자사 방문 등 해외 스타트업 생태계를 경험했다. 오 씨는 “싱가포르 현장에서 영어·일본어 통역을 하며 자신의 역량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팀은 이후 NEXTRISE 데모데이, 교내 창업동아리 중간평가 발표를 수행하며 사업성을 검증받는 과정을 거쳤다. 교내 발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유영 팀은 장학금을 확보하며 예비창업패키지 사전 인큐베이팅 과정에도 선발됐다. 또한 팀은 ST 창업오디션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 또한 거뒀다.
ST 창업오디션은 우리대학 창업지원단에서 주관하는 대회다. 혁신적인 창업아이디어를 보유한 대학생을 발굴해 아이디어 고도화를 지원하고자 기획된 대회다. 이번 대회는 외부위원 참여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했으며, 입상팀에게는 총 2,500만 원 규모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현재 유영 팀은 업계 전문가와의 멘토링을 통해 솔루션 고도화와 시장성을 검증하고 있다. ▲창업지원단 ▲정부 ▲외부 투자사가 결합된 지원을 통해 사업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청년창업, 정부가 ‘다음 단계’를 만든다
정부도 청년 창업자를 위한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기술 고도화와 초기 사업화를 돕는 프로그램이 강화되면서,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성장 단계에 맞춰 정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웹·모바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IT 솔루션을 제공 중인 기업 ‘달무리(Dalmuri)’의 대표 김시원 씨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시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회사의 성장을 이끈 김 대표는 이제 법인 회사 전환을 앞두며 정부의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정부, 학교 등 외부 지원사업 없이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김 대표는 “외부 지원을 기다리기보다 시장에 바로 뛰어들며 실전으로 부딪쳐보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고 국내 대형 고객사, 일본 고객사가 생기며 기술 고도화와 조직 확장에 대한 고민 또한 동시에 깊어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김 대표는 현재 법인 전환을 준비하며 청년 기술창업 기업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인 ‘초기창업패키지’ 신청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단순 운영을 넘어서 회사의 핵심적인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기술을 고도화해야 하는 단계”라며 “초기창업패키지는 그런 부분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대표적인 창업지원 사업들
김 대표가 신청을 준비 중인 ‘초기창업패키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술창업 지원사업으로, 창업 3년 이내 창업기업에 최대 1억 원의 사업화 자금 및 초기창업프로그램을 지원해 기업의 안정화와 성장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창업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는 사업도 다양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단계라면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초기 사업화에 드는 자금을 최대 1억 원까지 제공받으며 MVP 제작, 비즈니스모델 고도화 프로그램 및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해당 지원사업의 경우 우리대학 창업지원단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한 사업으로, 창업지원단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초기 성장 단계를 지난 기업에는 ‘창업도약패키지’가 제공된다. ‘창업도약패키지’는 창업 4년에서 7년 이내의 사업 확장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기업 협업, 투·융자 연계 등으로 창업기업의 제품·서비스 고도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청 기업은 사업화 자금과 더불어 ▲주관기관 특화 프로그램 ▲대기업 협업 프로그램 ▲매칭펀드 투자병행 지원 등 여러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청년 창업자만을 위한 특화 지원사업도 마련돼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청년창업사관학교’다. 해당 사업은 만 39세 이하인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의 대표자를 대상으로 정부지원금과 함께 ▲창업공간 제공 ▲창업교육 ▲기술지원 ▲사업화 지원 ▲투자지원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돕는다. 특히 전담 매니저의 멘토링과 선배 창업자의 실무 사례 공유 프로그램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대학을 기반으로 한 실전형 창업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창업중심대학’도 눈여겨볼 만하다. 창업중심대학은 2025년 만 29세 이하 청년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사업화 자금 지원과 함께 ▲교육 ▲멘토링 ▲마케팅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등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특히 대학 연구진 및 산학 협력 네트워크와 연계해 실질적인 기술 검증과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 지난 11월 13일(목) 상상관에서 개최된 2025 ST 창업오디션의 모습(출처=홍보실)
실제 현장이 요구하는 ‘다음 단계의 정책’
현재 학교, 정부 등 다양한 곳에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청년 창업자들이 마주하는 기술력과 아이디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여전히 큰 장벽으로 남아 있다. 김 대표는 “코딩만 잘하면 회사가 잘 굴러갈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창업 이후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인사·재무·세무·계약 같은 경영 업무부터 고객사 대응까지 모든 실무를 혼자 처리해야 했다. 김 대표는 “특히 계약서는 한 줄 차이가 회사의 책임을 크게 바꿀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며 체계적인 실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씨의 경우에는 “대학생 창업자로서 전문 연구자나 현업 종사자들이 가진 인사이트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창업 멘토링도 중요하지만, 같은 산업군의 전문가나 선배 창업자와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준다면 훨씬 빠르게 제품의 검증과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분야별 전문 멘토 매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진행한 멘토링에서 수면케어 분야 선배 창업자로부터 제품의 타당성 평가와 시장 인사이트를 받으며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년 창업자들은 단순한 창업 교육과 금전적 지원을 넘어 실무 중심의 창업 운영 교육과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를 원했다.
대학생 창업, “시작이 반이다”
창업을 향한 길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같다. 그런데도 인터뷰이들은 “시작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 씨는 “대학생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많은 분이 인터뷰와 피드백을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고, 그 안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배움이 쌓인다”며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도전하는 편이 얻는 것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된다”며 “창업의 가장 어려운 시기는 ‘처음 힘이 붙기 전까지’다. 하지만 첫 프로젝트, 첫 고객, 첫 매출이 생기면 후에는 불붙은 로켓같이 속도가 붙는다”며 예비창업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율 기자
obdidian0428@seoultech.ac.kr
송태선 기자
songts06@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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